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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기, 순산 기운 받아가세용^^(꿈같은순산주의,무통찬양주의;;)
게시물ID : humorbest_143234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스카라라
추천 : 31
조회수 : 1565회
댓글수 : 1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5/10 10:49:02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5/09 02: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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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안녕하세요? 며칠 전 애기낳으러 왔다고 글썼는데
너무 많은 분들께서 순산파워를 몰아주셔서ㅠㅠ
말도 안되는 순산에 성공한 새내기엄마입니다.^^
 
축복해주신 분들께 감사 드릴 겸,
잊기 전에 기록할 겸,
출산 앞둔 분들께 순산 파워 나눠드릴 겸
출산 후기 빠르게 남겨볼게요!
(아가 깰 시간이라 두근두근)
 
먼저 저는 초산인데도 양수가 먼저 새서
예정일보다 일주일 빨리 아가를 만났어요
하지만 다행히 약 2주전부터 아가는 이미 다컸다며
언제든지 낳아도 된다는 말을 듣고 있었지요ㅋ
 
그리고 저는 촉진제빨, 무통빨이
어마어마하게 잘받은 케이스입니다ㄷㄷ
보통 진통없이 유도분만으로 가게 되면
고생만 하다가 제왕절개하는 케이스가 많다고 해서 걱정했는데
저는 1센치에서 촉진제 투여받고 6시간 안에 자궁이 다열려 무사히 자연분만...ㄷㄷㄷ
그리고 그와중에 무통을 3번이나 맞았는데 3번 다 천국행...ㄷㄷㄷ
심지어 무통이 다 풀리기 전에 힘줘서 낳은
그야말로 최고의 케이스인 거 같아요ㅠㅠ
(심지어 애 나올 때도 맨정신이었음...)
 
시간별로 정리해 보자면
 
오전 11시 분홍색 피를 보고 병원행
양수+이슬이 섞여 나온거라고 진단 받고 바로 입원 및
각종 시술이 정신없이 훅훅 이루어짐
 
오후 12시 전후로
1.내진(엄청 아팠음ㅠ 내장 뚫리는 느낌)
이때 1센치 열렸다고 함 근데 이정도는 대부분 다 열려있다고..
2.제모+관장(엄청 빨리 지나가서 굴욕 느낄 새도 없음)
3.촉진제투여(주사바늘 짱큼 매우 아프지만 참을만)
4.항생제투여(항생제맞고 바로토함; 그럴수도 있다고..)
5.무통관삽입(따끔뻐근하지만 역시 참을만)
여기까지 배는 그냥 살살 아린 정도?
 
오후 1시 신랑 도착
수다떨고 하하호호 하는 사이 문득...어라?
배아픈 게 점점 심해짐
 
오후 2시 본격 진통헬
원래 생리통 심한 편이었는데 그 몇배로 아픔
비명과 괴성과 짐승소리가 내입에서 새어나오고
식은땀이 나고 온몸이 비틀리고
난 분명 하얀 천장이 노랗게 보였다고 확신함
하지만 그와중에도 후후하하 호흡할 정신은 있었음
이정도는 아닐꺼야 더아파질거야...! 생각할 정신도 있었음
정말 죽을만큼 아팠지만 죽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도 했음
그 와중에 신랑이 날 안보고 돌아앉아 있어서 짜증을 냈는데
돌려보니 눈물을 훔치고 있었던 신랑을 귀엽다고 생각할 정신도 있었음
간호사선생님이 비명소리를 들었는지 달려오셔서
내진할까요? 물어보시는데
그와중에 내진이 더 무서워서 아니요 조금 더 참아볼게요...
라고 말할 정신도 있었음
하지만 약 30분 정도 진통 후 간호사 선생님은 그냥 내진하심
근데 진통 때문에 내진이 덜아픔;
그리고 2센치 열렸지만 내가 너무 아파하니 무통을 놔주심
그리고... 거짓말처럼 통증이 서서히 사라짐
정신차려보니 넘나 멀쩡해짐. 응??ㅋㅋㅋ 으응??
막 아랫도리에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시원~~함까지 밀려옴. 으으응??ㅋㅋㅋ
내 머릿속에 마지막으로 갔던 산모교실에서
내 담당주치의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 떠오름
본인은 자연분만 성공률을 높이는 요인 중 최고가 무통분만이라 생각한다고 하셨음
요새 뭐 자연주의 출산이다 뭐다 해서 무통 안맞고 하시는 분들 많은데
그냥 맞으세요. 무통 좋아요. 라고 뭔가 특유의 쓸쓸한 화법으로 툭 말씀하셔서
사람들이 웃었던 기억이 남.
 
근데 그게 막 생각나면서 막... 담당쌤을 찬양하고 싶어짐ㅠㅠㅋㅋ
님들  무통 진짜 좋음요 무통하세염 두번하세염
근데 안받으시는 분들은 또 안받으신다고...또르르
저는 약이 잘 받는 체질 덕도 좀 본 거 같아요..
 
암튼
무통천국으로 완전히 멀쩡해진 나는
오유에 글을 쓰고, 아기낳은 친구들에게 미친듯이 전화를 해서
나 2센치 열렸는데 헬을 봤어 뭥미?? 원래 이럼? 원래 이렇게 아픔?
하고 물어댔음 하지만 돌아온 대답들은
응?; 2센치 정도는 참을만 했는데? 4~5센치부터 헬이야;
억...............
그렇게 저는 두려움에 떨었고
그리고
저의 진진통은 그것이 다였습니다.
 
...응? 으으응??ㅠㅠㅠㅠㅋㅋㅋㅋ
 
세상에
오후 2시~2시 반 겨우 30분 가량의 생진통
2시 반~4시 무통 천국
슬슬 다시 아파오며 비명이 나오려는 순간
또다시 간호사 선생님이 나타나 내진(2.5센치 열렸어요~)
그리고 곧바로 두번째 무통천국 하사(그냥 알아서 놔주심...)
4시~5시 무통 천국...그러나 골반 통증 동반
이때는 배는 하나도 안아픈데 이상하게 골반이 빠질 것 같은 통증이
약 1분 주기로 나타났음
그런데 무통 덕인지 참을만해서 참고 있었는데
점점 심해지며 막판에는 몸이 좀 부들부들 떨릴 정도의 통증이 되었음
그리고 막...그...똥마려운 느낌이 드는 거임
어라...? 내가 본 출산 후기들에선 간호사 선생님이
똥마려운 느낌 들면 말씀하세요~ 라고 하고 그런 느낌이 온다고 하면
분만실로 데려가서 끙차 애기를 낳는다고 봤었는데
하지만 이제 겨우 5시인데? 그럴리 없어 그냥 골반이 벌어지는 건가부다
하면서 끙끙 참고 있었음
그런데 간호사 선생님이 들어오셔서 다시 내진하시더니
갑자기 분주해지심
가족분만실 안으로 뭔가 장비가 막 들어오고
내 하반신과 신랑 사이에 커텐이 쳐지고
왔다갔다 하시더니 힘주는 연습 하자고 하심
? 멋모르고 하라는 대로 따라함
다리를 두손으로 끌어당기며, 크게 심호흡을 하고, 숨을 참고,
아래로 끄응~차! 끄응~차! 잘했어요~
그리고 또 나가시려 하길래 "저기 저 몇센치 열렸..."
"네 거의 다 열렸어요~"
...네?
저...별로 안아픈데요????
 
세상에 2.5센치에서 심지어 무통맞고 천국간 사이
한시간만에 10센치가 다 열렸다는 거임
그렇게 멘붕중인 나를 아랑곳하지 않고
장비가 다 갖춰지고 가족분만실의 불이 꺼지고
담당주치의 선생님께서 등장하시더니
이내 힘주기와 함께 마지막 지옥의 몇분이 시작됨
끄응~차에 맞춰서 얼떨떨한 기분으로 힘을 주는데
간호사 선생님이...뱃속을 휘젓는 내진을 함
그리고 그에 맞춰 배가 순간적으로 어마어마하게 아파옴
그리고 그 몇분을 막 정신없이 몰아치심;
엄마 안돼요 숨참으세요 숨참고 힘주세요 엄마 소리내지 마세요
엄마 힘 더주세요 그래야 애기 나와요 더더더더더더더
엄마 힘 밑으로 주세요 엄마 배꼽보세요 엄마 안돼요 엄마 한번더더더더더더
아 잘했어요 한번 더 엄마 힘빼면 애기 더 힘들어요 더더더더
그리고 그와중에 엄마 무통 한번 더 들어가요 (네????)
사실... 더 자세히 쓰고 싶은데 그 순간은 정신이 하나도 없어서 기억이 얼떨떨함
하지만 분명한 건 난 그때 지극히 제정신이었음
배도 많이 아프지 않았고 힘주기가 힘들긴 하지만 힘 잘준다고 칭찬도 받고 있었고
나름 또렷한 정신으로 이게 뭐지 정말 이렇게 힘을 주면 진짜로 애가 나온다고?? 하는
믿을 수 없는 기분으로 젖먹던 힘을 다해 끄으으으으응차 힘주기를 대여섯번
내 밑에서 수박같은게 뽁 튀어나옴
정말 놀랍게도 그순간엔 아픈지도 모르겠고 그냥 수박이 튀어나오는 느낌이 남
그리고 이내 뭐가 쑤우우욱 빠져나가더니 담당선생님 손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 아기 다리가 보임
쿨럭 크훽 하는 이상한 소리 뒤
웅애애애애 하는 울음소리가 남
헐...나 지금 애낳은 거임?
하고 생각함...;;;;
 
그때 신랑은 내가 힘주기 할 때 옆에서 흐어어엉 잘하고 있어 흐어어엉
하고 뭔가 알 수 없는 소리로 흐느끼고 있었고
아기가 튀어나온(?) 후에는 잘했어 잘했어 하며 내 머리를 감싸안고 있었음
그리고 난 그때까지 지극히 맨정신으로
내 가슴위에 올라오는 아기를 신기한 눈으로 쳐다보고 안아보고
신랑이 아기를 욕조에 넣었다 뺏다 하는 걸 바라보고(르봐이예 분만했어용)
그리고 후처치를 받는 동안 신랑이랑 아주 일상적이고 단란한 대화를 나누었음
간호사 선생님들과 웃으며 얘기도 주고 받고
내 밑을 꼬매고 계신 담당선생님께 '선생님선생님! 무통이 정말 짱이에요!'라고 깐죽대기도 함;
 
그리고 처치가 끝나고 휠체어를 타고 분만실을 나오며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엄마를 향해 엄마 나 애낳았어~! 라며 해맑게 손을 흔듬
나중에 들으니 엄마도 내가 너무 멀쩡해서 어리둥절했다고 함;
 
이렇게... 많은 분들의 순산 기운을 받아ㅠㅠ
5월 4일 오후 5시 57분에 3.44키로의 건강한 딸을 순산하였어용
그때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 넘나 감사합니다ㅠㅠ
 
하도 주변이나 출산 후기에서 죽을만큼 아프고 정신줄을 놓아봐야 애기가 나온다고 들어서
이렇게 나름 쉽게?? 아기를 낳은 게 너무 얼떨떨하기도 하고
너무 감사하기도 하고 그래요...ㅠㅠ 정말...무통분만 짱입니다요!^^;;
앞으로 아기 낳으실 분들도 순산파워 많이 많이 받아가셔서
꼭! 저처럼 순산하시길 바랍니다!^^ 
 
어 근데 마무리를 어떻게 하지......
아 저는 친정엄마가 가까이 계셔서 그거 믿고 조리원을 안가고 산후도우미만 4주 신청했는데요
고민하시는 분들...그냥... 조리원 가세요... 또르르
아무리 엄마랑 신랑이 도와줘도 집에 있게 되면 결국 본인도 뭔가를 하게 되네요...
순산해서 몸도 보기에는 멀쩡하고 부기도 없고 하지만
그래도 회음부 절개 부위가 너무 아프고 응가할 때 지옥 갔다오고 잘 앉지도 못하고 하는데
집에 있으니 가족들도 우르르 다녀가고ㅠㅠ 하는 거 없이 피곤하고...
걍 아무도 없는데서 조용히 쉬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드네요...ㅠ
 
그럼...
모두들 행복하시고 순산하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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