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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말같은 하루 -1-
게시물ID : humorbest_143668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베타초콜릿
추천 : 10
조회수 : 508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5/16 18:42:50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5/09 15:3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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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같은 하루 





사람의 몸으로 지내다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을 하곤 한다. 이 몸에 너무 익숙한 나머지 내가 원래 사람이었던건 아닐까 하던 생각. 나는 애초부터 이곳에 살고 있던건 아닌걸까 하는 생각. 이퀘스트리아에서 마법을 공부하던 한 포니는 그저 내 머리가 만들어낸 망상일지도 모른다고 여기기도 했다. 최근 주변에 마법과 관련된 일이 일어나면 당황해하며 호들갑떠는 내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 몇년 전 까지만 해도 마법이라면 누구도 따라올 자가 없다고 자부하던 내가 마치 정말 사람이라도 된 듯한 착각이 들었다. 

마트에서 생필품을 사고 집으로 돌아왔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상가들이 모여있는 거리에 있는 건물 중 하나이다. 1층은 카페로 되있고 그 위층으로는 세입자가 살고있는 조그만 아파트다. 이곳에 온 뒤로 계속 살아온 집이었다. 5층으로 된 건물에서 내 집은 가장 위인 옥탑방이다. 그나마 여기가 내 생활비를 견딜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월세 아파트였다. 비록 낡고 엘리베이터도 없고 방도 하나밖에 없고 벌레가 빈번히 나타나고 주인 아줌마는 매우 불친절하고 좁아 터진곳이지만 말이다. 몇년째 살고있긴 하지만 도저히 정이 안가는 곳이다. 한 때 캔틀롯 궁전에서 살았던 때를 생각해보면 이만한 신분 하락도 없을것이다. 삐걱거리는 계단을 올라가며 5층에 도착했다. 생필품이 든 봉투를 침대위에 올려놓고 그 옆에 앉았다. 집에 와도 반겨줄 사람이 없다는건 이미 어릴적부터 익숙했다. 하지만 어두컴컴한 방에서 멍하니 방을 바라보면 알수없는 쓸쓸함이 느껴진다. 아직까진 이곳이 '타지'라는 생각을 접을수가 없다. 모든것이 제자리인데 나만 제자리에 있지 않는듯 하다. 그래서인지 가끔은 내 친구들이 내 존재를 의아해하지 않을까하는 무서운 상상을 하곤 한다. '넌 왜 여기 있는거야?' 과거에도 한 번 그런 일이 있었지만 난 이곳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이곳마저 내가 있을 곳이 아니라면 난 더 이상 갈 곳이 없어지게 된다. 그럴 땐 이 좁은 방안이 날 짓누르는것만 같은 압박을 느낀다. 

휴대전화의 진동음이 짧게 조용한 방안에 울렸다. 현실감이 팍 찾아왔다. 우울한 생각은 접어버리려 한숨을 한 번 쉬고 주머니에서 전화를 꺼냈다. 

[선셋, 혹시 지금 우리집에 올 수 있어?] 

트와일라잇에게 온 문자였다. 

[왜?] 

[너와 얘기하고 싶은게 있어. 캠프에서 얻은 돌에 관한건데 네 도움이 필요할 거 같아.] 

돌이라면 우리가 캠프 에버프리에서 글로리오사를 구해주고 얻은 물건을 말한 것이었다. 그 물건은 분명 이퀘스트리아에서 온 것이었다. 현재는 나와 내 친구들이 각각 하나씩 돌을 나눠 가지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 이곳에 까지 흘러들어오게 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래도 연구가 필요할 것 같다. 돌 각각의 성질은 다른 마법을 띄고 있는것 같았고 나와 내 친구들 각각에 대응하는 것 같다.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조화의 마법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게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그 돌이 트와일라잇의 호기심을 자극한 모양이었다. 이 세계는 마법이 없는데도 마법에 관심이 대단하다. 아무래도 마법자체보단 그저 자기가 모르는 미지의 영역을 밝히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나는 곧바로 문자를 보냈다. 

[알겠어. 바로 갈게.] 

침대에서 일어나 서둘러 외출 준비를 했다. 적당한 타이밍에 볼 일이 생겼다. 여기에 하루종일 있었다간 우울증이라도 걸려버릴 것 같았다.

트와일라잇을 볼 생각에 기대감이 부풀기 시작했다.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이 마냥 좋았다. 

여기가 비록 타지이면 어떠한가. 어디인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중요한건 내 친구들이 있는 곳이다. 

트와일라잇의 집은 그리 멀지 않았지만 시내 쪽에 있어서 버스를 타고 가야했다. 전에 몇 번 가본 적이 있는데 상당한 크기의 저택이었다. 2층 집에 지하실은 트와일라잇의 개인 연구실로 쓰이고 있었다. 꽤나 비싼 장비도 여러 대 있는걸 보면 부모님의 재력이 상당한듯 했다. 

집에 도착해 문을 두드리자 트와일라잇이 직접 마중을 왔다. 평소처럼 머리를 말아올리고 안경을 쓴 모습이었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건지 눈밑이 어두웠고 대충 말아올린 머리는 헝클어져 있었다. 트와일라잇은 날 보자 마자 헤어졌던 가족을 만난 것 처럼 반가워했다. 그녀는 내 손을 덥썩 잡았다. 

"선셋, 와줘서 정말 고마워. 네가 알고있는 이퀘스트리아 마법에 대한 지식이 절실히 필요하거든." 

"그래......" 

날 보며 반가워하는 모습에 부담감이 밀려왔다. 내가 이퀘스트리아 마법에 대해 전문적인 것은 맞지만 트와일라잇의 문제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었다. 우선 이곳에서의 마법은 이퀘스트리아의 마법과는 달랐다. 애초부터 마법이 없던 곳에 흘러들어온 마법이니 변질될 가능성도 있었다. 나도 이미 예전에 내 친구들의 마법을 조사해본 적이 있었지만 이퀘스트리아와는 전혀 달라 이해할 수 없었다. 두 번째로 내 전문분야는 유니콘의 마법이었다. 유니콘이 해낼 수 있는 다양한 마법들에 관한것은 잘 알고 있지만 이런 아티팩트류는 문외한이었다. 기껏해야 알고있던 조화의 원소도 책으로만 잠깐 읽었던 것이고 그마저도 실제로 보기 전까진 그냥 전설속 물건인줄로만 알았다. 이런 내 지식이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트와일라잇의 기대하는 모습에 실망을 주고싶진 않았다. 

"어서 들어와." 

트와일라잇은 내 팔목을 잡고 끌다시피 날 집안으로 끌어들였다. 어지간히 급한가보다. 복도를 지나가자 부엌에서 트와일라잇의 부모님으로 보이는 두 사람이 요리를 하고 있었다. 그들의 뒷모습을 보며 인사를 할까 말까 엉거주춤했다. 

"아, 안녕하세요." 

내가 인사를 하자 둘은 뒤를 돌아보았다. 나는 인사를 한 채 쭈뼛거렸다. 누군가의 집에 놀러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는 상황은 난생 처음이었다. 내 첫인상은 어떻게 생각할까. 혹시라도 갑작스런 방문에 불쾌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트와일라잇이 나에 대해 별로 좋지 않은 얘기를 한건 아닐까. 오만가지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네가 선셋 쉬머구나." 

어머니로 보이는 사람이 내게 웃으며 말했다. 트와일라잇과는 판박이였다. 키가 조금 더 크고 머리 색만 다른 트와일라잇이었다. 나이도 굉장히 젊어보여 트와일라잇의 언니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보다 이 사람이 내 이름을 알고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응. 맞아. 새 학교에서 사귄 친구야. 나랑 가장 친한 친구야." 

트와일라잇이 자랑스럽게 내 설명을 했다. 어색한 미소가 지어지고 얼굴이 뜨거워졌다. 과거에 내가 했던 짓을 생각해보면 참 생소한 소개였다. 

"내 연구를 도와주겠다고 왔어." 

"그래? 정말 고맙구나, 우리 트와일라잇을 도와주어서." 

어머니가 미소를 지었다. 나는 어쩔 줄 몰라 그냥 어색하게 웃기만 했다. 

"저녁은 아직 안먹었지? 조금 있다가 먹을건데 같이 먹을거니?" 

"아... 그게..." 

저녁은 먹지 않았지만 덥석 수락할 수 없었다. 예고도 없이 찾아온 마당에 저녁까지 같이 먹는다 하면 예의없는 아이로 볼 거 같았다. 나는 트와일라잇을 흘끗 보았다. 내 마음이 전달되었던걸까 트와일라잇이 내 앞에 서며 말했다. 

"안먹었대요. 그보다 우린 연구실에 먼저 가볼게요. 저녁 다 되면 올라올게요." 

트와일라잇은 내 손목을 잡고 날 연구실쪽으로 이끌었다. 눈치 빠른 그녀의 행동이 고마웠다. 조금이라도 이 공간에 더 머물고 싶었다. 혼자서 월세방에서 맛없는 즉석 식품을 먹는것 보다야 조금 불편해도 친구의 가족들과 먹고 싶었다. 

우리는 지하실 계단을 내려가 트와일라잇의 연구실로 들어갔다. 연구실은 전체적으로 어두컴컴한 분위기였다. 작업 도구가 있는 공구대는 따로 있었고, 그 외에는 여러 실험도구들이 곳곳에 있었다. 고등학교 여학생이 지내기에는 너무나도 딱딱했다. 방금 전 까지 작업을 하고 있었는지 책상은 엉망진창이었다. 여러 권의 책이 어지럽혀져 있었고 수식으로 빼곡히 적힌 종이들이 흩어져 있었다. 트와일라잇은 전혀 개의치 않는지 치울 생각도 안하고 의자 하나를 더 가져와 나를 앉혔다. 

의자에 앉자 갑자기 무언가가 내 무릎에 튀어나왔다. 스파이크였다. 스파이크는 날 보며 반가운지 입을 열고 혀를 헥헥대었다. 

"안녕, 선셋! 집에 오는거 오랜만이네." 

"안녕, 스파이크." 

나는 스파이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스파이크는 내 손 냄새를 맡더니 손바닥을 핥았다. 간지러워서 웃음이 났다. 스파이크는 신이 났는지 꼬리를 흔들며 내 가슴팍에 앞발로 서며 기댔다. 

"자, 스파이크. 누나들은 이제 중요한 연구를 해야해." 

트와일라잇은 스파이크를 두 손으로 안아 바닥에 내려놓았다. 스파이크는 바닥에 털썩 앉으며 아쉬운듯 나를 올려다 보았다. 귀여워서 웃음이 절로 났다. 나는 다시 머리를 쓰다듬었다. 

"미안, 스파이크. 나중에 놀아줄게." 

"칫. 알았어." 

스파이크는 구석에 있는 바구니로 걸어가더니 얌전히 엎드렸다. 

집에 오면 반기는 가족이 있다는건 참 좋은 일이었다. 밖에서 무슨 일을 당해도 집에 돌아오면 항상 나를 보살피는 가족들이 있다. 괴로운 일을 당해도 상처를 치유할 곳이 언제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집은 밖에서 겪은 괴로움을 안에서 썩히는 공간일 뿐이다. 혼자있는 집은 스스로 감정을 조율할 수 없다. 그 날 기분이 안좋으면 감정은 끝없이 우울해지고 후회와 괴로움으로 가득찬다. 

트와일라잇은 책상에서 연구 자료를 살펴보더니 연필로 무언가를 끄적였다. 

"나 혼자서 어느정도 연구는 했는데 말야. 아무래도 우리 세계의 과학으로는 그 돌의 정체를 아는건 한계가 있어서 말야." 

그녀의 장황한 연구 과정은 책상의 상태가 대신 말해주고 있었다. 하지만 막상 결과는 시원찮은 모양이었다. 

"어느정도 밝혀낸 사실은 돌이 나한테만 반응한다는거야. 돌을 가지고 있으면 내가 마법을 쓸 수 있지만 돌과 멀어지면 쓸 수 없어."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돌을 가지고 있으니 계속 다른 사람들 생각이 원하지도 않는데 보이더라고. 그래서 왠만하면 밖에 나갈 땐 빼놓고 가고있어." 

사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읽는 마법은 썩 좋지 않다. 그 사람들이 감춰둔 비밀이나 감정을 내멋대로 훔쳐보는 셈이었다. 그렇다고 그 비밀을 함부로 말할 수도 없어서 내 자신한테만 더 괴로웠다. 차라리 마법이 없는 편이 나았다. 

"일단 내 돌을 가져올게. 지금 이것 저것 측정하느라 실험실에 두고왔거든." 

트와일라잇은 의자에서 일어나 복도로 나갔다. 

"그래." 

나는 멍하니 책상 위를 보았다. 딱히 돌을 직접 본다고 해서 뭔가를 알아낼 것 같지도 않았다. 차라리 이퀘스트리아에 있는 트와일라잇에게 물어보는 편이 더 빠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문득 책상 구석에서 익숙한 물건을 발견했다. 손거울 모양의 기계가 부착된 목걸이였다. 처음 트와일라잇이 캔틀롯 학교에 왔을 때 가지고 있던 그 팬던트였다. 완전히 박살난 줄 알았는데 금이 조금 가있고 형태는 그대로 였다. 그 물건을 다시보니 그 때의 일이 생생하게 머리속에서 재생되었다. 팬던트는 트와일라잇이 만든것으로 이퀘스트리아에서 흘러온 마법을 흡수하는 물건이었다. 트와일라잇은 자기가 발명한 물건을 스스로 제어하지 못했다. 내 친구들의 마법이 발현되자마자 흡수했고, 결국 이퀘스트리아로 돌아가는 포탈마저 흡수해 버렸다. 트와일라잇은 죄책감과 주변의 압박때문에 결국 마법을 억지로 발현시켰고 마법은 트와일라잇에게 흘러들어 타락해 버렸다. 이 기계 때문에 고생깨나 한걸 생각하면 별로 좋진 않은 기억이었다. 하지만 결국엔 트와일라잇과 만나 친구가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다시 보니 감개무량하기 까지 하다. 

나는 팬던트를 집어 들었다. 이젠 고장난 걸까 이리저리 만져보아도 불빛조차 나지 않았다. 다시 제자리로 가져다 놓으려 할 때, 나는 손안에 진동을 느꼈다. 

"뭐지?" 

팬던트가 갑자기 진동하자 나는 당황을 감출 수 없었다.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리며 진동은 점점 심해졌다. 나는 불안감이 밀려들어 팬던트를 책상위로 집어던졌다. 팬던트는 책상위에서 덜그럭 거리며 떨기 시작했다. 그걸 지켜보는 내 심장도 미친듯이 뛰기 시작했다. 뭔가 잘못됐다는걸 느낄 무렵 팬던트는 저절로 뚜껑이 열렸다. 머릿속이 하얘지기 시작했다. 고장난게 아니었나? 그렇다면 지금 이 팬던트는 이퀘스트리아 마법을 감지했다는걸까. 

팬던트는 시계방향으로 점멸하며 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주위를 두리번 거렸다. 이 방안에는 팬던트가 찾고 있는 마법은 없었다. 애초에 내가 건들기 전까진 아무 반응도 없던 팬던트였다. 팬던트는 내 안에 있는 마법에 반응한 것이다. 

지금이라도 트와일라잇을 부를까 싶었지만 소용없을것 같았다. 애초에 그녀조차 제어하지 못한 기계였는데 멈추는 방법을 알것같진 않았다. 게다가 이미 멈추기엔 늦었다. 

기계의 내부에는 기체같은 것이 모이기 시작했다. 불빛은 점점 빠르게 회전했고 소리마저 커지기 시작했다. 

이 팬던트는 정확히 나를 겨누며 내 마법을 빨아들이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난 내 친구들이 마법이 흡수되는것을 본 적이 있었다. 그 땐 친구들이 자신의 마법을 발현됐을 때 팬던트가 반응을 했었다. 예를 들어 래러티가 패션에 대한 열정을 내보였을 때 래러티의 마법이 발현되었고, 핑키 파이는 파티에 대한 열정을 보였을 때 그랬다. 한마디로 포니 귀와 꼬리가 생길 때 마법이 생기고 그 마법이 팬던트에 반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귀와 꼬리도 변하지 않았을 뿐더러 마법을 지닌 돌도 없었다. 그렇다는건 대체 내 어떤 마법에 반응하고 있다는걸까. 내게 있는 이퀘스트리아 마법...? 그런게 있었나? 생각해보니 난 우정 게임에서 유일하게 팬던트의 마법에 흡수되지 않았다. 내 마법이 흡수되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거지? 

내 몸 주위로 무언가가 흘러나와 팬던트 안으로 모이기 시작했다. 기운이 빨린다는 표현이 정확했다. 힘이 전혀 들어가지 않고 점점 다리가 풀리기 시작했다. 나는 눈을 질끈 감은 채 팬던트에게서 떨어지려 했지만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괴로운건 아니었지만 저항도 못한채 내 힘이 빨려들어가는걸 보고만 있는건 정말 더러운 기분이었다. 

힘이 모두 빨려 들어간건지 팬던트는 진동과 소리가 점점 줄어들었다. 흡수가 끝났지만 다리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다. 감각도 제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뭔가 내 몸같지 않은 느낌이었다. 

"선셋?" 

스파이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란을 듣고 달려온 모양이었다. 나는 살며시 눈을 뜨며 스파이크를 봤다. 

"선셋...?" 

스파이크는 다시 한번 날 불렀다. 두번째는 목소리가 이상했다. 끝을 흐리는게 나인지 확인하는듯한 말투였다. 나는 대답할 기운조차 나지 않아 괜찮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기운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나는 신음을 하며 몸을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이내 중심을 잃고 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버렸다. 머리가 어지러운건 아니었는데 뭔가 다리의 중심이 맞지 않는 느낌이었다. 

"뭐, 뭐야?" 

그 때 트와일라잇이 방 안으로 들어오더니 날 내려다 보았다. 그녀는 적잖이 놀랐는지 눈을 동그랗게 뜬 채 손바닥으로 입을 가렸다. 내가 쓰러진걸 보고 당황한듯 했다. 그녀는 한참동안이나 날 보고 있었다. 

"선셋...?" 

트와일라잇이 조심스레 물었다. 이상했다. 그녀의 말투가 스파이크의 두번째 말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날 보며 내가 맞는지 확인하는 듯 묻고있었다. 마치 내 모습이 달라지기라도 한 듯이...... 

나는 트와일라잇의 반응에 위화감을 느꼈다. 무언가가 잘못돼도 한참 잘못됐다는걸 직감했다. 나는 그제서야 내 두 손을 확인했다. 

아니, 그곳에는 손이 없었다. 가느다란 손 대신 두껍고 뭉뚝하고 털에 덮힌 발굽이 내 눈앞에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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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팬픽을 다시 쓰기 시작해서 오랜만에 들렀습니다. 이퀘걸 팬픽이지만 포니가 나옵니다! 

근성은 딸리지만 일주일에 한편씩 써서 완결까지 열심히 써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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