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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령 정복기 - 뜬금없이 떠나는 자전거 여행
게시물ID : humorbest_144514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ritz23
추천 : 23
조회수 : 1358회
댓글수 : 1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5/30 04:21:15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5/29 23:5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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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잘들 보내셨나요? 
이번주말 날씨가 정말 좋아서 자전거들 많이 타셨을거 같은데, 저는 주말 바로 전날 금요일에 뜬금없이 이화령을 다녀왔습니다
지금부터 이화령 후기? 일기?를 한번 써보겠습니다
좀 스압일것 같은데 사진만 보셔도 좋고 걍 뒤로가기 누르셔도 좋고 댓글 달아주시면 매우 좋고.. 머 그렇습니다

시작합니다 ㅋ


목요일 저녁.. 

정말 뜬금없이, 이유도 없이, 그냥 '이화령 다녀와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덜컥 수안보행 버스표를 예매합니다

그리고는 내일 들고갈것들을 주섬주섬 챙겨봅니다

공구통, 수첩, 약봉투, 썬크림, 약간의 현금 등등.. 이것 저것 챙기다가 문득!! 

자전거 대회에서 1등으로 달리던 선수가 갑자기 멈춰서더니 길가에서 급똥? 암튼 거사를 치루는 유튭 영상이 떠오릅니다

흠.. 집에 약상자를 뒤져보니 지사제가 보이는군요? 

이번 자전거여행 약봉투에는 지사제도 추가 되었습니다!!

준비물.jpg
<준비물> - 약봉투안에는 '멸균거즈 3호'와 '지사제'가 무려 3알이나 들어있습니다


암튼 이렇게 준비를 마치고 내일 일정을 생각해봅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아침버스로 수안보로 점프, 점심을 먹고 이화령을 넘어 자전거길을 따라가다가 

상주상풍교를 찍고 턴하여 문경시로 다시 와서 점촌터미널에서 서울로 점프!! 하는 코스가 될것 같습니다

평일에는 지하철에 자전거를 못 실으니, 집에서부터 동서울터미널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야합니다

아마도 총 자전거 타는 거리는 대략 100km 정도 될것 같네요

이화령도 넘어야하고 고된 하루가 될듯한 내일을 위해 빨리 자야겠습니다



새벽 2시..


망했습니다.. 잠이 안옵니다

마치 초딩때 소풍가기전날 마냥 설레이는것처럼 들떠서 도무지 잠이 안옵니다 !!

이러다 날새고 떠나는거 아닌가모르겠습니다  ㅜㅜ



새벽 5시 50분..


분명 알람을 06시 정각에 맞췄는데, 심지어 그거 듣고도 못 일어날까봐 15분 간격으로 5개나 설정 해놨는데!!

알람을 듣지도 않고 6시 10분전에 눈을 떴습니다

대단한 정신력입니다!! 이런 정신력으로 학창시절 공부를 했으면 아마도 서울대가서.. 

흠.. 그래도 서울대는 못갔을거 같군요;; 암튼 일어나자마자 잽싸게 준비를 하고 



아침 06시 30분.. 

드디어 출발합니다!!

집앞 6시 30분.jpg
<집앞 골목> - 06시 30분 


집에서 출발해서 동서울터미널 가는길은 늘 돌던 코스이기에 별무리 없이 갈것 같습니다

다만 평소에는 잠수교를 넘어서 한강북단으로 건너가지만 오늘은 수많은 업힐이 예정(사실 모릅니다 이화령코스가 어떤식의 업힐인지..) 되어 있기에 

잠수교 그 조그만 언덕이라도 피하고자 한강대교로 넘어 갑니다



이른 아침의 한강 자전거길.. 

정말이지 평온하고 화창합니다

오늘만 그런건지 모르겠는데 정말 구름한점 없는 맑은 날씨에, 바람조차 없습니다


한강1.jpg
<한강 자전거길 > 


한강2.jpg
<한강> - 서울에서 이렇게 잔잔한 한강과 맑은 하늘 처음 보는거 같습니다 ㅋ


한강3.jpg
<뚝섬 인증센터>


한강대교를 건너고 뚝섬을 지나 어느덧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하였습니다

07시 30분.. 딱 한시간 걸렸네요 

지하철을 타도 한시간 좀 넘게 걸리는데.. 흠 .. 아마도 전 지하철보다 빠른놈 이었나 봅니다!! ㅋㅋ

버스는 08시 40분 출발이기에 간단하게 요기라도 할까 했지만 

한강을 타고 올때 날벌레들을 한움큼씩 먹어서인지 식욕이 없어 걍 대기실에 앉아 멍때리기를 시전.. 버스가 들어올때까지 기다립니다 


수안보행.jpg
<수안보행 티켓> - 버스안에서 이런거 찍어보고 싶었습니다


이윽고 버스가 들어오고 자전거를 싣고, 좌석에 앉아 수안보행티켓 인증사진을 찍고, 

밤에 못잔 잠을 좀 잘까하고 의자를 제꼈으나 도무지 잠이 안옵니다 ㅜㅜ

정말 여행을 떠나기전 설레임과 기대감은 어렸을적이나 지금이나 똑같은거 같습니다 

그렇게 잠이올듯 말듯 버스 창밖으로 보이는 경치를 구경하면서 드디어 11시.. 

수안보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수안보 인증센터가 어딨는지 찾아보니 터미널에서 아주 가까운곳에 있네요

수안보인증센터.jpg
<수안보 인증센터> - 오늘 자전거 여행의 병신력은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인증센터에서 수첩에 도장도 찍고, QR코드도 찍고~ 

본격적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먼가 배를 채우기위해 수안보시내?를 둘러보니 해장국집이 보이네요

메뉴에 뼈해장국이 있지만 뼈를 발라먹을 시간이 없습니다

콩나물해장국도 있었지만 콩나물을 건져먹을 시간도 없었습니다

결국 국에 밥을 말아 후루루루룩 마실수 있는 육계장을 선택!!

육계장.jpg
<육계장> - 음식점에서 이런거 찍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육계장에 밥을 말아 1/3쯤 마셨을 무렵 전화가 옵니다

010 - xxxx - xxxx  

모르는 번호 입니다.. 지금은 전화 받을 시간이 없습니다

무시하고 다시 육계장을 마시기 시작하니 이번엔 문자가 옵니다

[인증부스에 자전거 수첩 놓고 가셔서 연락드렸어요]

헐.. 미친.. !!! 

수신된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아주머니께서 받으십니다

"혹시 지금 어디신가요? 제가 지금 그쪽으로 바로 가겠습니다 ㅜㅜ"

"아직 인증센터에 있어요"

"그럼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바로 가겠습니다"

전화를 끊고 밥을 마시다 말고 밖으로 뛰어나가려 하니 

음식점 아주머니께서 '머여 시밤.. 먹튀여?' 하는 표정으로 절 쳐다보십니다

음식점 아주머니께 상황 설명을 드리고 정말 빛의 속도로 인증부스로 가니 아주머니께서 수첩을 들고 기다리고 계시네요

수첩을 건네 받은뒤 절하는 수준으로 연거푸 고개숙여 인사드리니 

아주머니께서는 정말 온화한 미소와 함께 일정 바쁠텐데 어여 가보라구 하시네요 

그렇게 수첩을 되찾고. 해장국집으로 돌아와 마시다 말던 육계장을 마무리 짓고.. 마트에서 약간의 보급을 한뒤 

이제 진짜 본격적으로 자전거길에 오릅니다 




흠.. 많이 쓴거 같은데 이제 수안보 시작 이네요 ㅋㅋㅋㅋ

아 끊어서 쓸까 ㅁ;니ㅏ험;ㅁ;니ㅏㅇ험;ㅣㄴ아허;미나허 그냥 쓸까 ㅁ;니허 ;ㅁ니ㅏ엏;

;ㅣㅁ나ㅓ ㅎ;ㅣㅁ나ㅓㅎㅁ;ㅣㄴ아허;ㅁ니ㅏ엏;ㅁ나ㅣ엏

그냥 이어서 씁니다



수안보에서 출발은 걍 처음부터 오르막길입니다

수안보를 빠져나오는? 고개인듯 한데.. 머 여기는 그냥 저냥 갈만한거 같습니다 

그렇게 저렇게 오르막을 올라 고개 끝에 도착하니 서낭당이 보이고 그 옆에는 돌고개라는 표지석이 보입니다

돌고개.jpg
<돌고개> 


돌고개.. 정말 흔한 고개 이름입니다

외갓집을 갈때 마을 초입부에 있던 언덕 이름도 돌고개였던걸로 기억합니다

그렇게 돌고개를 넘어 내리막을 달려 평지를 조금 달리다 보면 은행정 마을이 나옵니다

생태마을 이라던데 먼가 테마가 있는 마을이지 싶습니다

시간 여유가 있다면 한바퀴 휘이 둘러보고 싶었지만 이번 일정은 좀 빡빡한 관계로 그냥 ㄱㄱ


은행정마을.jpg
<은행정마을> - 먼가 머랄까 뭉게뭉게 귀욤귀욤 깜찍한 마을 입니다 ( 구름 때문에 그런가.. )


그렇게 은행정마을을 빠져나오니 언덕이 다시 보입니다

이번에도 그냥 저냥 그런 고개 이겠거니 하고 올라가는데 흠.. 이번엔 좀 큰 고개 인가 봅니다 가도가도 끝이 안보입니다

지도상으로는 이화령은 아직 멀었는데 벌써부터 이정도면 이화령은 대체 어느정도일지..

'언덕 끝이 나올때가 됐는데'라고 속으로 생각할 즘에 왠 쉼터가 보입니다

소조령 쉼터.jpg
<쉼터> 

이화령은 아직 시작도 안했고 오늘 목표중 하나가 절대 무리하지 않기 였기 때문에 쉼터에 도착하자마자 잽싸게 내려 쉽니다 ㅋ

그리고는 쉼터 옆에 보이는 안내판을 봤는데.. 

어.. 제가 지금 오르고 있는곳이 소조령이라 하는 좀 유명한 고개 였던거 같습니다 ㅎㅎ


소조령 안내판.jpg
<소조령 안내판> 난 내가 어느길을 가고있는지도 몰랐다


그렇게 소조령 쉼터에서 쉬다가 다시 언덕길을 오릅니다

사실 여기에선 별로 기억이 없습니다.. 힘들었나봅니다 ㅋㅋ

오르막인가 내리막인가.jpg
<공간이 뒤틀려 있는 신기한 도로>
분명 소조령 구간에서 찍은 사진인데 오르막인지 내리막인지 평지인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언제 찍었는지 기억이 안나요)
전신주에 있는 줄을 보면 내리막인데, 그밑에 울타리를 보면 오르막인거 같기도 하고 그냥 길만 보면 평지같고..



암튼 소조령 고개 꼭대기에 도착한후 내리막길을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ㅇ아아앙아앙~ 하고 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행촌인증센터에 도착합니다 

행촌 인증센터.jpg
<행촌 인증센터> - 여기서부터 이화령 시작 입니다


인증센터에서 도장찍고 코드 찍고 물한모금 마시고 곧바로 자전거에 오릅니다

이제부터 진짜 이화령 코스입니다

약 5km 정도 되는거 같으며, 경사도는 7%?? (사실 경사도 몇% 쓰여있어도 그게 어느정도인지 감도 안옵니다ㅋ )

행촌 교차로 벗어나면 바로 오르막이 시작되는데.. 아까 소조령 넘어갈때보다 빠른속도로 기어비가 내려갑니다 ㅎㅎ

결국 얼마 못가서 기어비는 최저단으로 걸리고 그렇게 저렇게 마냥 길을 오릅니다 ㅋ

이번 자전거 여행 목표중 두번째가 고개 넘을때 '댄싱 없이, 끌바 없이 고개를 넘어보자' 였습니다

소조령도 그렇게 넘어왔고 이화령도 그렇게 넘을것 입니다

암튼 그렇게 달리다보니 쉼터? 전망대?가 보입니다

이런 쉼터가 앞으로 더있으리라는 보장이 없으니 일단 쉬고 봅니다 ㅋ

이화령 전망대.jpg
<이화령 전망대> 이화령 오르는길에는 이렇게 쉼터, 전망대가 곳곳에 있습니다 


이화령 전망대 마을.jpg
<이화령 전망대 - 마을> 


얼마나 쉬었을까.. 성격 급한놈.. 빨리 이화령 정복하고 싶은 마음에 다시 자전거에 올라 달리기 시작합니다

머 기어비는 시작부터 바닥입니다.. 느릿느릿 주구장창 페달질 하다보면 정상으로 올라가겠지요


[여기서 잠깐 이화령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 좀 주절거려보겠습니다 ㅋ

 비교대상을.. 흠.. 잠수교? 로 비교를 해보자면

 잠수교는 평지에서 탄력 받아서 올라가다 살짝 힘이 부칠즘에 댄싱치면 꼭대기다!! 그리고는 바로 내리막이지만

 이화령은 잠수교에서 내리막이 없이 걍 언덕만 수십개 붙어있는 느낌? 

 오르막길을 가다보면 아주 살짝 평탄한길이 나오다가 이내 오르막 시작이고 그렇게 계속 연속으로 이어져있습니다 

 경사도는 7%이고 마지막부분에서 10%라고 기억하는데 제가 느끼기에는 걍 닥치고 오르막입니다 

 걍 쭉~ 졸라 큰 언덕 .. 이화령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은 여까지!! ]


이화령 절반.jpg
<이화령 자전거길> - 이렇게 얼마 남았다 수시로 알려줍니다 


고개를 올라가는 중간중간 쉼터가 제법 있습니다만 굳이 쉼터를 안들려도 될거 같습니다

그냥 이렇게 천천히 페이스 유지하면서 올라가면 끝까지 쉬지않고 끌바 없이 올라갈거 같아요



그리고 결국.. 


올라왔습니다!!


백두대간 이화령.jpg
<백두대간 이화령> - 남들 다하는 자전거 들고 사진찍기 하고 싶었지만 주위에 부탁할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기에 이렇게 자전거만 찍습니다 ㅜㅜ


이화령 비석.jpg
<이화령 표지석> - 크고 우람합니다 


이화령 인증센터.jpg
<이화령 인증센터> 


셀카병신1.jpg
<인증셀카 ㅂㅅ> - 이화령 인증한답시고 인증샷 찍었는데 배경은 신경안쓰고 지 얼굴만 찍는 노답.. 병신미가 아주 철철 흘러넘쳐요 ㅉㅉ..


내가 여길 올라왔다 이화령.jpg
<이화령 정상에서> - 제가 여길 올라왔습니다!! 으흐흐흫 


네.. 이화령을 올라왔습니다

목표한대로 사고없이 안전하게 무리하지않고 끌바없이 댄싱없이 고개를 넘어 넘어 도착했습니다 ㅎㅎ


이화령을 오르면서 힘들었던점은 흠.. 

체력도 아니고 정신력도아니고.. 머랄까.. 정신력이라고 해야하는게 맞나 암튼.. 

혼자 고개를 넘었다는 점 입니다 ㅜㅜ

평소에 혼자 자전거 타는건 기본이요.. 어디 자전거타고 여행갈때도 혼자 다녀도 마냥 신나고.. 그냥 여행도 혼자 잘 다녔는데..

이번 여행은 왠지 오묘한 고독감 그 자체였습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주위에 정말 아무도 없었고,

정말 가끔 차 한대씩 지나가는거 빼곤 앞을 봐도 뒤를 봐도 자전거를 타고 오르는사람은 저뿐이었습니다

일행은 둘째치고 모르는 사람이라도 같이 가거나 혹은 앞뒤로 사람이 있으면 인사라도 하고 가끔씩 말동무라도 하던가 하면서 올랐을텐데

5km 오르는 동안 '혼자이다'는 그 고독감은 먼가 알쏭달쏭 오묘하면서도 힘든 느낌이었습니다

덕분에 완전히 나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오르긴했지만.. 머 그랬습니다 ㅋ




흠.. 이제 이화령 왔네요;; 딱 여행의 절반.. ㅋㅋ

이화령에서 있었던일, 이화령을 내려와서 나머지 여행에서 있었던 병신미 넘치는 일들을 지금 다 쓰고 싶지만

저녁먹고 쓰기 시작해서 벌써 몇시간째 키보드를 두드리는건지.. 

그것도 몇일 지났다고 기억이 가물가물해서 기억을 쥐어 짜느라.. 맥주도 4캔이나 먹음;;

전반부는 여까지 쓰는걸로하고.. 후반부는 걍 댓글에 사진을 올리던. 나중에 쓰던지 하겠습니다 ㅋ

굿밤 되세요



출처 알콜에 담겨있는 나의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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