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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분석] 대통령의 탁월한 이미지 정치
게시물ID : humorbest_14711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문지기2017
추천 : 106
조회수 : 4949회
댓글수 : 1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7/21 07:20:28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7/20 14:01:12
1. 
대중매체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전문가들이 가장 애용하는 전술적 방법은 '한장의 강렬한 이미지'이다. 베트콩을 즉결처형하는 사진이 미국내의 반전운동에 기름을 부어 사실상 미군을 베트남에서 철수하게 했고, 굶주린 아이를 노리고 있는 독수리 사진 한장이 아프리카의 기아에 대해 전 세계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게 만들었으니까. 

2. 
이런 전략을 가장 잘 활용했던것은 수구세력과 언론의 연합군으로서, 노무현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있는 사진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미국이 주머니에 손넣고 '우리 군대 뺄게요'라고 튕기면 그때 우리는 '그러시던지요'라고 할 수 있도록 국방력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하는 그 1-2초 남짓한 장면을 가지고 노무현을 공격했다. 

호남인사를 발탁하면 영남 차별, 영남 인사를 발탁하면 호남 차별, 국민들과 소통하려고 하면 대통령이 체신이 없다, 말을 아끼면 불통의 아이콘.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저들이 이미지를 가지고 조작하는 능력이 대단히 특출했기 때문이다. 

3. 
사실, 이미지 정치라는 말은 정치공학적이거나 악행을 세탁하려는 시도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원래 의도하던 순기능으로서는 그렇지 않다. 어떤 정치인이 원하는 정책이나 방향의 결에 맞게 캐릭터를 확립함으로서, 대중들에게 메시지를 더 쉽게 전달하기 위함이다. 탄소 배출의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 국회의원이 자전거로 출퇴근 한다던지 하는것이다. '아! 저 사람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지? 맞다! 저 사람이 탄소배출 법안을 상정했지?'라는 생각을 대중에게 심어줄수만 있다면 이미지 정치는 굉장히 효과가 좋은 방법인것이다. 이 이미지가 가장 잘 세팅되었을때의 결과가 '백팩을 멘 박주민'이다. 이제 박주민은 백팩을 메지 않아도, 그에게는 노트북과 두툼한 서류뭉치의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4. 
말이 길어졌지만, 적폐세력과 언론의 연합군은 악의적인 프레임을 씌워서 상대편을 공격하는데 있어서 불세출의 재능을 가졌었다. 저들이 만든 이미지에 갇혀 노무현은 숨만 쉬어도 까였다. 그리고 변변한 반격도 못해보고 지금까지도 '실패한 참여정부'라는 이미지에 갇혀 노무현의 복권은 아직까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리고 그 공격이 문재인에게도 계속 이어졌었고 사실 효과가 있었다. 

그런데 당선 이후 점점 대통령의 이미지 정치가 디테일해진다고 생각했는데, 결정적으로 국회 추경 예산 연설때 확실하게 깨닫게 되었다. 문재인의 메시지 전달이 좋아졌다. 미디어 업계의 전문가가 봐도 감탄할 수준이다. 

5. 
한번 가정해보자,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문빠'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호의를 가지고 있지 않으며, 심지어는 의사에 서울대 교수에 벤처 대표를 한 사람도 아닌, 그냥 무능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당신이 TV 채널을 돌리다가, 혹은 뉴스 기사를 보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에서 추경연설을 하는걸 본다. 아래 사진과 같은 장면이다. 아주 낮선 장면. 사업을 따내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상사맨과 같은 그림. 

지금까지의 대통령의 모든 연설은 홀로 단상위에 서서 학창시절 교장선생님 훈화하는것과 그 '그림'이 다를바가 없었다. TV 화면에 나오는 그림은 화면의 중앙에 대통령이 카메라를 바라보고 뭐라 말하는것.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어떻건 간에 무의식적으로 우리 마음속에는 '아~ 뭔지 모르겠지만 똑같은 거 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는것이다.  

6. 
그런데 이번 추경 연설에 자료와 대통령의 얼굴을 2분할하여 방송을 낸것은 충격적일 정도로 효과적이었다. 저 '그림'이 나오는 순간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 끈다. 무슨 내용을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궁금해진다. 그리고 여러가지 이미지가 머리속에 새겨지겠지만, 하나만은 확실히 각인될것이다. '대통령이 뭔가를 하고 싶어서 열심히 하고 있구나'라고. 

그리고 이 메시지가 가장 큰 타격을 주는곳은 야당이다. 야당은 대통령의 추경연설을 보고 끔찍한 공포에 떨었을것이다. 대통령은 프레젠테이션 자료까지 준비해서 설명하고 설득하는데 국회의원들은 다리꼬고 앉아서 비협조적인 태도로 나오는것처럼 보이게 될 것을 알게 될테니. 실제로 국회의원이 다리를 꼬고 안꼬고가 중요한것이 아니다. 대통령이 저 추경예산 받아내려고 '을'처럼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준비한것처럼 이미지가 만들어진것이다. 

7. 
이렇게 한 장의 그림을 얻어내려고 박근혜는 연설할때 1분 넘게 눈도 깜빡거리지 않으면서 억지 눈물을 만들어냈다. 물론, 유치하지. 하지만 그 메시지는 엄청났다. 그 한 장면의 그림, TV뿐 아니라 온갖 기사에도 캡쳐되어 '우리 나랏님이 저 빨갱이 놈들때문에 울었어'라는 메시지의 기반이 될 이 그림은 너무 중요한것이다. 그 메시지의 제작과 유통을 적폐와 언론의 연합군이 맡아왔었고 아직도 그 구도는 깨지지 않고 있다. 

8. 
하지만, 지금 청와대의 영리한 메시지 전략가는 알고 있다. 신실하고 단단한 대통령의 지지층이 메시지 전파를 해줄것이라는걸. '팔릴만한 꺼리'를 던져주면 SNS가 되었던 뉴스 댓글이 되었던, 직접 만든 대안 언론이 되었던, 동원 가능한 모든 경로를 통해 전파시킬 수 있다는것. 

대통령 당선 이후 달라진 메시지 전략을 몇개만 더 얘기해볼까? 

- 이번 미국 방문길에 비행기 탑승 전 의전을 간소화했다. 도열해서 악수하는 그림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같은 팀원처럼 뭉쳐서 인사하는 그림으로 바꾸었다. 이런 상황이라면 국무총리가 기차역 플랫폼까지 관용차로 들어가는건 꿈도 못꾸게된다. 

- 보훈 가족이 청와대를 방문할때 국빈 방문용의 의장대 사열로 예를 갖추었다. 위풍 당당한 해외 귀빈들 옆에만 서던 의장대가, 국가로부터 당연히 받아야할 대우를 받지 못해 궁핍해보이는 보훈가족들 옆에 서있는 극도로 대비되는 그림. 이 그림으로 보훈가족을 올바르게 대우하겠다는 정권의 의지가 바로 보여졌다. 

- 소방관을 만나 '소방관 전용 심리 치유센터' 건립을 약속했다. 소방관이 순직보다 트라우마로 인한 자살이 더 많다는 이야기를 하며, 그 옆에 영화배우 유지태를 세웠다. 유지태는 소방관 GO 챌린지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소방관을 다룬 영화 '리베라 메'에서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젊은 소방관 역을 맡았었다. 영화배우인 유지태가 대통령과 함께 있는 사진을 뉴스에서 보면 누구든 무슨일인가 하고 관심을 가지게 되지. 

-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찾아 추모하고 흥남철수 빅토리호의 선원을 만났다. 대통령의 개인사와 한국전에 참전한 미국인들의 프라이드를 엮어서 납득할만한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대통령의 개인사에 흥남철수가 없었으면 '장진호 전투 기념비'는 뜬금없었을수도 있다. 그리고 '한국전 참전에 감사'하는 대통령의 이미지는 미국인들에게 큰 반향을 주었다. 

9. 
이것 말고도, 5.18 광주기념식, 현충일 추념식 열거하기 어려울만큼 많은 메시지가 '이미지'를 통해 전달되었고, 적폐들에게 공포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다보니 적폐와 언론 연합군은 이런 메시지 전문가가 싫어 미칠 지경일것이다. 조금만 행간을 읽어보면 그들의 최후의 발악이 느껴진다. 

지금 문재인 정부는 훌륭한 프로듀서이자 배우인 문재인이 좋은 각본가인 국정자문위원들, 좋은 디렉터인 청와대 스태프들, 장관들과 함께 한편의 영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예전에는 여기에 홍보가 많이 부족했었지만, 지금은 홍보마저도 완벽하다.  게다가, 우리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유통을 담당해주고 있으니 말이지. 이정도면 영화계에서는 천만영화가 아니라 오천만 영화 급이라고 표현해도 되겠다. 

10. 
말이 길어졌는데. 이 글은 탁현민을 옹호하는 글이다. 
탁현민을 옹호하는것으로 읽어주시면 감사하고 
탁현민과 전혀 관계 없는 글로서 읽으셔도, 대통령의 메시지가 세련되어졌다는것을 알아주시기만 하면 된다.


출처 http://newbc.kr/bbs/board.php?bo_table=comm1&wr_id=3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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