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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접었던 오버워치를 시작하고, 또 접으려 하는 그런 저런 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149866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그냥노동자
추천 : 27
조회수 : 3283회
댓글수 : 1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09/25 09:44:20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9/24 23:00:46
 
 
 
일주일 전 쯤 할 게임이 없어 오버워치를 다시 하게 되었고, 몇 번의 승패끝에 경쟁전까지 손을 댄 이후로,
나는 왜 오버워치를 접었는지에 대한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승패에 관계없이, 자신의 역할을 하고 최선을 다 했을 뿐이다.
고의적으로 트롤을 하지도 않았고, 조합을 맞춰 전략도 짜서 했을 뿐이다.
말을 듣지 않은 것은 상대방 뿐이다. 나는 상대방을 배려했고, 하고싶은 케릭터를 하게 해 주었다.
내가 조금 부당하다고 생각되더라도 전체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군말없이 따랐을 뿐이다.
 
사람들은 이기면 별 말이 없었지만 지면 욕을 하고 특정인에게 인신공격을 했다.
나는 그 때마다 '그러지 마십시오' 하거나 '남 탓 하기전에 자신을 좀 되돌아 보시는게 어떻겠습니까' 라고 정중하게
말했다. 그리고 그럴 때, 그들은 선비납셨네 점잖은 척 하네 쓰레기새끼 죽어라 너네엄마 너 낳고 미역국 먹었냐 라는
말 등으로 나를 조롱하고 내가 살아온 삶을 무시했다.
 
그리고 오늘 또 그런 경우를 겪으며, 나는 알았다.
내가 그래서 오버워치를 접었구나. 기억나지도 않는 몇 년전의 날에 롤 시즌2를 하면서 있는 없는 욕을 다 먹고
화장실 한 구석에 앉아 울며 내가 이러려고 게임하나 싶어 접었을 때의 느낌이 되살아났다.
 
사람이 악플을 받고 자살을 한다 라는 말을 새삼 느꼈다. 배치 5승 5패로 640점대의 점수를 받았을 때도 나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열심히만 하면 될거야. 아니, 이제 남 탓을 하지 않으려고 하지만...
 
나도 잘 한다고. 컨트롤 할 줄 안다고. 너희들만 할 줄 아는거 아니야.
게임 내내 메르시 했다고 으스대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너보다야. 30킬 처치기여 40퍼센트를 하고도 졌던 그 게임에서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파라가 되었고 아니 그건 괜찮은데 내가 살아왔던 날들이 단 몇줄짜리 채팅내용으로 부정당하는 것을 보며
나는 무엇을 해야 할 지 몰랐으니까
 
 
혹자들은 나를 보며 남탓 하지 말라고 하겠지만
난 남 탓 하지 않았어 한번도 그저 열심히 하자고 져도 수고했다고 좋은 말만 했어 그런데 이제 와서
나라고 왜 남탓 하면 안돼? 아무것도 하지 않고 활시위만 당기다가 도망가는 저 한조보다 어디로 들어가서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며 쉴새없이 키보드와 마우스를 눌러대는 내가 덜 정성스러운 점이 대체 어디있는데?
 
그리고 그룹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놈에게 동조해 나의 모든걸 부정하는 그 사람들에게 내가 뭐라고 이야기 해야 돼?
 
 
 
그냥 재미있게 놀고 싶었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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