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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최악의 여행을 경험했습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150172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보고싶은밤
추천 : 50
조회수 : 7176회
댓글수 : 4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10/01 13:10:19
원본글 작성시간 : 2017/09/27 20:21:57
2012년.
혼자 갔던 인도 뉴델리에서 길 잃고, 릭샤 사기 당한 것보다 더 최악의 여행은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얼마전 주말.
이보다 더 최악이었던 국내 여행을 경험하고야 말았습니다.

내용은 지금부터 쓸겁니다만..
기니까 요약을 보시려면 아래로 쭉쭉~ 내려가시면 됩니다~~

1. 금요일 저녁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홧김에 토, 일로 여행을 가기로 결정함.
2. 여행지 선정과 함께 동행자를 선발했는데 친한 친구 하나, 데면데면한 친구 하나. 이렇게 둘이 더 붙어서 총 넷이 됨.

네.. 이 때만 해도 '재밌을거라' 생각하며, 어느정도 경험이 있던 '강릉'으로 가기로 하고 만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조짐부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3. 다들 토요일 낮에 일정이 있어서 저녁에나 되어야 출발 가능.
4. 결국 저녁 8시가 되어서야 모두 모임. (그마저도 코리안 타임 크리...)

그리고 최악의 여행이 시작되었는데..

5. 차로 세시간을 달려 밤 11시에 주문진 도착.
6. 그런데.. 문 연 횟집이 없음.
7. 차를 탄 채로 주문진항을 계속 두리번 거렸으나 몇집 빼고 아예 다 불까지 꺼놓음.
8. 그나마 열린 집들도 길어야 1~2시간뒤면 영업 종료라 손님 안받음.
9. 그렇게 횟집 찾는 와중에 주문진항 정전......;;;;;;

음.. 망했다 싶었는데.. 스마트폰으로 열심히 검색하던 친구가
'야! 정동진에 24시간 횟집 있대!!' 라더군요.
그 말 한마디에.. 일이 더 커집니다..

10. 선택권이 없었기에 정동진으로 이동함.
11. 정동진을 3km쯤 남겨두고.. '그 집 토요일엔 9시까지만 한대' 라는 새로운 정보 입수.
12. 정동진 도착. 주문진과 마찬가지 상황.
13. 겨우겨우 근처에 횟집 하나 찾음.

다행히 네시간 정도 술을 마시고, 얘기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저는 운전을 담당했으므로, 술은 입에 대지 않았는데..
술이 취하지 않은 상태로 술을 마신 사람들을 보는건.. 유쾌하지 않더군요.

14. 데면데면한 친구가 술이 취하더니 꼰대짓으로 광역 어그로 시전. 데면데면한 친구가 나가면 남은 애들끼리 다 욕하고 난리도 아님.
15. 결국 그들은 최장 3년동안 끊었던 담배도 피움.

그렇게 거의 쫓겨나다시피하니 새벽 5시.
그렇다면...? 당연히 일출을 봐야죠.

16. 일출시간은 6시 5분 예정. 일출보기 위해 바닷가에서 기다림.
17. 날 흐려서 해 안뜸.

으하하.. 완전 최악이더군요.

18. 빠른 포기 후 초당순두부집에 가서 순두부 전골 먹음(다행히 방문경험이 있어 성공!)

그리고 이틀차 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위해, 차에 시동을 걸려던 찰나.
한 친구(데면데면한 친구 아님.)의 결정적 한마디.

19. "야. 나 오늘 회사 선임 돌잔치 꼭 간다고 했는데... 깜빡했다."

아....

20. 바로 강릉을 떠나 세시간동안 운전해서 돌아옴.


무박 2일 여행을 계획했었는데.. 돌아오니 정오더라구요.
돌아와서 다 흩어지고.. 반납시간이 남은 렌터카를 보는데.. 화가 살짝 치밀었지만...
더 있었으면 더 최악이었겠지... 하면서 마음을 다잡고..

그냥 렌터카 세차나 한번 하고.. 조금 일찍 돌려줬습니다...


사실 혼자서 충동적으로 여행해서 좋았던 적은 더러 있어서
이번에 '도전삼아' 한번 해봤는데.. 다시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저는.. 여행만큼은... 아직은 혼자가 더 좋습니다!


------ 최악의 여행 요약 ------

1. 남자 넷이 토요일 저녁 8시에 만나 강릉으로 무박2일 여행 가기로 함.
2. 주문진 갔는데 횟집 문 다 닫고, 심지어 정전크리.
3. 정동진에 24시간 횟집 있대서 갔는데 알고보니 '평일만 24시간'
4. 겨우겨우 다른 횟집 찾아서 갔는데.. 한 친구가 술 취해서 꼰대짓으로 광역 어그로 시전함. 
5. 원래 담배 펴본적 없는 작성자 빼고 나머지 세명은 끊었던 담배 다시 피움.(심지어 3년만에 피운 자도 있음...;;;)
6. 정동진 간 김에 일출보려고 기다렸으나 구름이 많아 일출 못봄.
7. 초당순두부집 가서 아침 먹음.(이것만 평온했음.)
8. 안목해변 가서 다음 일정 수행하려는데 한 친구가 오늘 꼭 가야 하는 경사를 기억해냄.
9. 모인지 열두시간만에 강릉에서 다시 출발.(이 중 차 탄 시간이 세시간)
10. 돌아오니 정오.(자정 아님.)
11. 렌터카 시간 남아서, 분노의 세차 하고 일찍 반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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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최악의 여행 경험도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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