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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회생 대출사기 빚갚으며 살아야되는 날들
게시물ID : humorbest_15065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셋째삼돌이(가입:2013-12-01 방문:6)
추천 : 84
조회수 : 6732회
댓글수 : 4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10/13 20:35:46
원본글 작성시간 : 2017/10/12 17:29:53
엄마가 두번째 개인회생을 하고, 대출사기를 당하고 난 다음부터는 내가 가계부를 쓰게 되었다.
매달 갚는 빚만 100만원이 넘는다.
빚과 각종 공과금들과 통신요금만 나가도 30여일간 흘린 엄마의 땀들은 빚이라는 바람에 차갑게 마른다.
치킨집에서 뜨거운 기름앞에서 흘린 내 땀들은 매월 말일이면 돌아와서 다음달 5일에 사라진다.
이번 달에도 이리저리 빚을 갚고 가스요금과 보험료만 냈을뿐인데 생활비가 아슬아슬하다.
추석명절에 놀고 먹기는 커녕 가족들 얼굴도 못보고 일했는데도 마음편히 외식 한번 못한다.
아마 밀린 월세와 통신요금을 몰아서 냈기때문이겠지...
직장에서 쉬는 시간에 엄마는 가끔 나한테 전화나 카톡을 한다.
햄버거가 먹고싶어서 배달앱을 몇번이나 쳐다보다가 있는 걸로 먹자싶어 김치를 썰고 김치볶음밥을 만들고 있을때였다.
주머니에 넣은 핸드폰에서 진동이 울리면서 전화가 왔다. 엄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엄마가 통장에 잔고가 얼마나 남았냐고 물어왔다.
대충 통장잔고를 알려주니 목소리를 높히며 뭘 했는데 그것밖에 없냐고 했다.
명절에 일했던 피로가 아직도 가시지않아서 남은 연휴동안 집에 처박혀있다가 며칠전 친구를 만나 밥먹고 커피 한잔하고 집에 왔었다.
맛없는 2500원짜리 커피와 맛있는 3500원짜리 커피 사이에서 고민하던 내 모습과
친구에게 그 식당이 맛있다고 가자고 해놓고 한끼에 8천원을 쓰는게 아깝다고 생각했던게 떠올랐다.
대충 공과금이니 대출금이니 이야기하다가 끊었다.
카톡으로 누구한테 얼마를 갚았는지 따박따박 써내려갔다.
사라지지않는 숫자를 보며 분노가 샘솟았다.
이후에 엄마랑 통화하면서 만든 김치볶음밥이 차게 식을때까지 이불을 끌어안고 울었다.
어느정도 정신이 들었을때 갑자기 배가 고파왔다.
주방에 가니 김치볶음밥이 가스렌지에 후라이팬채 그대로 있었다.
딱딱하게 굳은 김치볶음밥을 숟가락으로 퍼먹으면서 나는 내 입안의 차가운 밥이 그대로 목구멍을 막아서 숨이 멎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누군가에게 도와달라고 하고싶은데 생각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한명 떠올랐지만 차마 통화버튼을 누를수가 없었다.
씹지도 못하고 넘어간 밥알들은 그대로 가슴 언저리에 눌러앉았다.
가슴이 답답해서 먹던 밥을 뱉고 이불로 파고들었다.
이마에 열이 느껴지고 몸은 덜덜 떨렸지만 선풍기를 켰다.
얼굴에 차가운 바람이 닿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핸드폰 시계를 보니 엄마랑 통화를 하고 2시간이나 지나있었다.
나는 무엇때문에 2시간이나 운걸까
엄마는 엄마 생각보다 돈이 적게남아서 물어본거라고 했다.
엄마가 받은 대출과 사채때문이라고 소리치고싶었다.
말하는 순간은 후련하겠지... 시원하겠지만 그 이후에 몇날 며칠을 아니 어쩌면 평생을 후회할것같아서 속으로 삼켜버렸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할지 모르겠다
조금 사는게 즐거워지려고하면 엄마는 사기를 당하고
나랑 본인은 만원짜리 티하나 사입는 것도 벌벌하면서 타인에게 몇백씩 빌려주는게 정상일까
개고생하면서 번 돈을 사기당할때의 심정이야 말해 뭐하겠냐만
엄마없는 시간동안 내가 참고 삼킨 것들은 어떡하지...
잘 살아보려고 덜 자고 덜 먹고 덜 써도 언제나 끝은 남의 배만 불려주는 인생을 정말 살아야되나싶다
오늘, 금융감독원에서 채권 소멸 사실 통지서가 날라왔다.
몇달 전 대출사기를 당하고 신청했던 것인데 보낸 금액은 800만원인데 소멸대상 채권금액은 100만원이 채 안된다.
그 마저도 다른 피해자들과 나누어 가져야한다고 한다.
엄마는 나를 보며 산다고 하는데 나는 엄마를 보면 눈물만 난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데 원망스럽다.
하루에 몇번씩 오는 독촉전화도 짜증나고 차단해도 다른 번호로 연락이 온다.
죽고싶은건 아닌데... 살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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