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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푸른 밤을 영원히 기도할게.
게시물ID : humorbest_153707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귤이언니
추천 : 34
조회수 : 457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12/19 01:41:45
원본글 작성시간 : 2017/12/19 01:04:36



나는 항상 오빠 눈 보면서 생각했어.
어쩜 사람이 저렇게 깊은 눈을 가졌지?
아름답다, 정말.
진짜 우주라도 담긴 것 마냥 늘 반짝이던 그 눈, 이제 더 이상 못 볼 생각하니까 너무 슬퍼.


오늘 아르바이트 하고 있는데 일하는 중간에 핸드폰으로 연락이 많이 와있었어.
다들 나보고 어디서 뭐하냐고 묻더라고.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 싶어서 전화했는데,
이유는 말도 안 해주고 일 끝날 때까지 핸드폰 보지 말고 마음을 단단히 먹으라는 거야.
순간 설마 죽기라도 했겠어? 하며 다시 일했다?
근데 손님 테이블에 고기 구워주려고 딱 서는 순간, 손님이 나한테 말을 거는 거야.

"샤이니 종현 죽은 거 아세요?"

어쩜 그럴까.
정말 인연의 끈이라도 있는 건지, 친구들한테 못 들으니까 하늘이 그렇게라도 오빠 죽었다고 알려주더라.
원래 손님들 말 잘 안 걸거든. 알바생한테 뭐하러 말 걸겠어. 그냥 주문이나 하지.
근데 이상하게 그 손님이 나를 오빠 팬이라고 알아본 것 마냥 그렇게 먼저 말해주더라.
일해야 하는데, 그 자리에서 바로 울어버렸어.
손 덜덜 떨면서 고기가 구워지는 건지, 타고 있는 건지 하나도 모르겠고, 손님한테 몇 번이나 진짜냐고 물었어.

이상하게 오늘 따라 날짜가 눈에 많이 들어오더라고, 보통 그런 경우 많이 없잖아.
은행에서 통장 개설하다가 오늘 날짜가 눈에 들어오고,
재고 테이핑하다가 오늘 날짜가 보이고, 누군가 오늘을 기억하라는 듯이 알려준 것 같았어.

그래서 정확히 기억해. 2017년 12월 18일.
내가 가장 사랑하는 스타가 정말 푸른 밤의 별이 된 날.

오빠. 부산 콘서트에서, 나 가리키면서 부산 말 시킨 적 있잖아.
그날 콘서트 오기 전에 개미집에서 낙곱새 먹고 온 날.
앞에서 제일 방방 뛰던 나한테 "그래, 너요." 라고 나한테 말 건 날.
그래서 내가 "오빠, 사랑한데이" 라고 대답한 날.
사실 그때 너무 부끄러웠어. 사람들한테 주목 받는 거 나 싫어하거든.
왜 하필 그 많은 사람들 중 나한테 말 건거야. 하면서 미워하기도 했는데.

미안해, 아니 고마워.
그렇게라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워, 아니 미안해.
그렇게 밖에 내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나는 그게 제일 겁나. 
이제 매년 돌아오는 4월 8일과 12월 18일을 어떻게 보낼지.
4명이서 어떻게 콘서트를 할지.
또 오빠 목소리가 담긴 노래는 어떻게 듣고, 오빠 사진들을 어떻게 보지.

오빠.
종현 오빠.
종현이 오빠.
...
원망하고 사랑하는 모든 마음으로 하늘에 간절히 기도할게.

살아서 행복을 느끼지 못했던 오빠를 위해
오빠의 눈처럼 깊고 푸른 밤 동안은
샤이니처럼 반짝 빛나며 영원히 행복하길.

오빠의 푸른 밤을 위해서 기도할게.
이젠 편안하게 자. 잘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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