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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사라지기전에 적어놓는 인도 여행기-3
게시물ID : humorbest_15414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우울한고양이
추천 : 23
조회수 : 824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7/12/19 20:51:24
원본글 작성시간 : 2017/12/18 02: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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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준비 단계와는 다르게 홀로 국내 여행을 많이 다녀본 박가는

생각하고 있지도 않던 준비물들을 많이 챙겨왔었네요

전 편에 설명드린 빈대제거제, 코인티슈 이외에도 얇은 침낭을 준비해 온 박가와는 달리

챙겨온 것이라곤 팩소주 6개...뿐인 저는 게스트하우스 침대 위 매트의 알 수 없는 찜찜함을 느끼며

둘째날 아침을 맞이하였습니다.

오늘의 일정이자 목표는 

1. 델리에서 조드뿌르 가는 기차표 예매

2. 레드포트 관광

3. 인도 카레 먹기!!! (핵심!)

게스트 하우스에서 알게 된 핀 누나 (여행용 가명이라는데 센스있으셨음!)랑 잘생긴 형님 (이름이 기억이 잘 안나네요 ㅠ)과 

오후 일정을 약속하고 오전엔 기차역에 들려 다음 목적지 예매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밤비행기 타고 저녁 늦게 도착하여 제대로 못 봤던 빠하르간지의 아침은 정말

와...우리가 진짜 인도를 오긴 왔구나를 느낄 수 있던 혼돈과 카오스 그 자체였습니다.

짓다 만 것 같은 건물들

그 와중에 장사를 하는 사람들

사람 무시하고 돌아다니는 소들

그 소들 귀찮다고 때리는 사람들

매캐한 냄새와 알 수 없는 인도어가 들리며

묘~~한 표정을 하고 다니는 인도인들을 보며

아 진짜 인도에 왔네...라는 느낌이 팍팍팍 들면서 박가와 저는 들뜨기 시작했습니다!!!!

(나중에 들은 인도식 건축 방식은 일단 설계대로 만들어! -> 다른 건물이 걸립니다! -> 그럼 일단 그걸 부셔!! 시스템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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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하르간지 앞쪽으로 쭈우욱 가면 나오는 뉴델리역, 매연 때문에 마스크를 쓴 박가의 올라간 한쪽 힙에서 들뜸이 느껴지지 않나요??]

아. 제 친구지만 모자라고 착한 박가는 여행 3 일전 라식 수술을 하고 (....) 인도 여행길에 들어

여행 초반엔 시력의 보호를 위해 선글라스를 썼답니다......

여행 5일짜 기차안에서 '야!! 눈 감았는데 빛이 보여!!' 라는 소릴 듣고 어찌나 놀랬던지...지금은 눈 멀쩡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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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또 물어 찾아간 여행자용 예매창구, 긴장된 맘으로 입구에서 대기중인 박가]

적극적인 성격이나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없던 박가는 여행 중간중간 저렇게 필연적으로 외국인과 대화 할 순간이 오면 나서서 해 보려고 노력했네요.

역시 언어를 배우는 가장 빠른 길은 적극성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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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 예매 시작과 동시에 저를 찾는 박가, 표정에서 다급함이 느껴집니다. 왠지 저 직원도 저를 찾는 느낌이...]

인도 특유의 억양의 영어는 듣기 어렵더라구요... "웨어ㄹ 유 원뜨 뚜 비시뜨 바이 더 뜨레인?" 이런 느낌?

손짓 발짓 모든걸 동원하여 티켓을 예매 후 우린 델리에서 조드뿌르를 가려면 올드 델리에서 기차를 타야한다는 정보를 입수하였습니다.

다시 게스트 하우스로 돌아와 일행을 만나 점심 식사를 하러 이동 중 발견한 뉴델리역 근처 커리집을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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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진지하게 요리하시는 주방장님, 카메라를 바라보는 다른 직원들이 참 유쾌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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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인도 요리는 탈리!! 한국으로 치면 백반 개념인 인도 요리]

저는 따로 기록을 안 해서 잘 기억이 나진 않지만 인당 200루피? 정도였던 한 상 차림이었습니다.

완두콩인가 렌틸콩인가 기억 안나는 뭔가 들어간 볶음밥과

두분줄 알고 먹었는데 치즈였던 하얀 뭔가가 들어있던 커리 하나

노란 토사물(...)같이 생겼던 커리 하나 (저건 이름이 생각 안 나네요)

짜파티 2장과 라임을 뿌린 인도식 적양파 조금이 들어있는 백반이었네요.

(여행 초반이라 아직 금액 개념이 부족하던때라 200루피가 싼 줄 알았... 한국돈으로 약 5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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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든 잘 (쳐)먹는 박가....안 뺏어 먹는다 임마!!]

현지인만 바글바글하던 식당에 외국 손님 넷이 들어와서 그런지 온 직원 및 손님들이 다 쳐다보는 와중에 첫 식사를 했습니다.

인도요리는 향신료가 강해서 먹기 힘들꺼라는 걱정과 달리 음식은 존맛 개맛!!!

첫 식사인데도 미친 적응력을 보여주며 손으로 주섬주섬 잘도 먹었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45일의 일정 중 한국요리는 잘 안먹고 주로 커리만 먹다 간 기억이 ㅋㅋㅋ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쳐묵쳐묵하던 우리가 즐거웠는지 자꾸 말을 걸던 직원들 ㅋㅋㅋ

만족스러운 첫 식사를 마무리하고 이제 목적지인 레드포트로 이동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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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타러가는 길에 발견한 방랑견, 개는 인도 여행 중 소와 더불어 정말 흔히 만날 수 있는 짐승이었다]

뉴델리역을 가로질러 뒤쪽으로 이동하면 나오는 지하철을 타고 레드포트로 이동하기로 하였습니다.

신기하게도 인도의 지하철은 군사시설로 지정되어 내부 사진 촬영이 금지되었습니다. 

말 잘듣는 저와 박가는 카메라를 잠시 끄고 이동을 하였네요...참 뉘집 자식들인지 말도 잘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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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의 지하철 티켓, 토큰 형식이었는데 광주나 대전 생각나게하는 그런 느낌이었음!]

위에서 설명 드렸듯, 델리의 지하철은 군사시설이라 모든 승객들은 신체검사를 받아야 했어요.

공항에서 처럼 금속탐지기를 들고 무섭게 생긴 지하철 직원들이 플랫폼으로 이동 전 승객들을 검사하였는데

남녀 따로 검사를 받는 중 남자 3 여자 1인 저희 그룹은 자연스레 3 대 1로 나뉘었고

나와 박가 그리고 잘생긴 형(진짜 이름이 생각 안나네요 ㅠ)은 남성줄에 서 대기를 하였는데.

갑자기 배나온 무섭게 생긴 경찰이 저를 툭툭 치더니

'Woman over there!!'

라고 하며 여성 줄로 저를 안내를...

일행에 비해 작고 왜소하고 하얗던 저를 보고 오해를 한 직원으로 인해 일행들은 빵 터졌고 그 후 한 1주일은 박가가 그걸로 저를 놀렷네요 ㅋㅋㅋ

작은 해프닝 후 기차를 타고 레드포트로 이동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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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안에서 만난 알수없었던 인도 청년들. 카메라를 보더니 찍어달라네요. 핑크핑크한 셔츠의 저분 손 모양이 여간 잔망스러울세!!]

가이드북 하나만 들고 시작한 여행답게 모든 일정 및 동선은 가이드북을 이용하였고 (노란책, 다들 아실듯)

기막힌 감과 타고난 방향감각을 가진 박가의 맵 리딩을 따라 일행은 레드포트로 걸어걸어 갔습니다.

가는 중 언터쳐블 (흔히 말하는 불가촉 천민)이 사는 동네를 지나쳤는데 알 수 없는 긴장감이 흘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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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보이는 레드포트, 길거리에서 인도의 혼돈이 느껴지지 않는가??]

어째어째 하여 찾아간 레드포트,

유네스코 국가 지정 유산이라는데 크긴 컸다... 크네...아 붉네.. 이런 느낌?

사실 안으로 들어가 이곳저곳 볼 계획이었는데 500루피(!!!)의 거금을 불러 그냥 밖에만 보고 오자고 결정..

그래도 외관만 보고와도 와!! 멋지다!! 할 느낌의 그런 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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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포트 앞에서 박가 한 장!, 앞으로 저 포즈는 어글리 코리안 포즈라는 이름으로 여행 중간중간 자주 등장합니다...]

사실 글쓴이는 사진 찍는걸 좋아하지 찍히는것을 싫어라 하는 타입의 인간이라 사진이 많이 없습니다.

자존감이 부족한 것도 있고 본판이 못난것도 있고 해서 주로 찍어주는 역할을 해서 친구 사진이 많을거에요

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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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포트 앞 새끼 젖주는 강아지 사진, 인도엔 길거리를 방황하는 개들이 진짜 많습니다....]

이제 짧은 레드포트 (겉면) 구경을 마무리 하고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숙소로 돌아가려는 참에

인도에 왔으니 우리가 릭샤를 타는게 어떻겠냐는 파티원들의 의견에 

레드포트 앞 릭샤들이 모여있는곳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우글우글 모인 릭샤 기사님들 앞에서 어떻게 말을 걸고 빠하르간지로 돌아갈지 막막하던차에

손님을 노리는 하이에나마냥 외국인인 저희 일행으로 우르르 몰려온 기사님들이

'웨어ㄹ 아유ㄹ 고잉?? 유 원ㅌ 릭샤' '아 유ㄹ 고잉 빠하ㄹ간ㅈ??'를 외치며 몰려들었고

패닉 아닌 패닉을 느낀 저희 일행들을 위해 미친척 옆에 벤치 위로 올라가

'빠하르간지!! 포 피플!! 하우머치!!!!!'를 외쳤습니다 ㅋㅋㅋ

젊은 동양인의 패기에 눌렸는지 살짝 머뭇 하던 택시 기사님들은 저를 멍하니 쳐다보더니 이내

'빠이브 헌드레드 루피!' '포 헌드레드 루피!'를 외치며 자체 흥정에 들어갔고

중고나라 아이폰 구매하려고 단톡방 판 그 글 처럼 알아서 가격흥정이 되는 놀라운 현상이 ㅋㅋㅋ

그래서 4명 해서 300루피 (이것도 나중에 알아보니 비싼거였음!!)를 내고 빠하르간지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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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샤 타고 옆에 한 컷, 저 분은 무슨 생각을 하는걸까?]

중간중간 차가 멈추면 연필같은거를 들고 다니며 손님들에게 팔려고 돌아다니는 꼬맹이가 왔네요.

궁금해서 쳐다보니 기사님이 저런거 사지말라고 금방 고장난다고 우릴 말리셨어요.

역시 사람 사는 동네는 다 똑같은거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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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샤타고 옆에 또 한 컷, 이상하게 인도 사람들은 카메라를 좋아했음. 기사님도 손님도 이쪽보고 활짝!]

밤이 어둑어둑 해 지고 빠하르간지의 저녁이 다가오고 숙소를 향하는 우리 발걸음도 빨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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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빠하르간지, 좋다고 V하는 박가. 역시 찍을맛이 나는 피사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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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 파괴 망가의 빠하르간지 밤거리, 늦은 밤이 오는데도 길거리엔 사람이 제법 많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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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를 사시는 핀누나와 잘생긴 형, 나중에 생각해보니 저 형님을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본거같아요. 연기자였던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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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를 팔던 아저씨와 손님들. 인도인들은 확실히 동서양의 조화가 굉장하다. 이목구비가 다들 뚜렿!!]

아무리 옷 버릴거만 들고 왔다고 해도 너무 꼬라지가 개판 오분전 삼식이가 친구하자 할 것 같이 다니던 우린

인도 왔으니 인도식으로 입어보자라는 박가의 의견에 따라 옷가게에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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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의 코디 센스. 제 취향인 보라색 바지에 빠져 상하의 둘 다 살뻔!!]

첫 쇼핑을 하고 느낀 인도는 뭐 대부분 여행자거리가 그렇듯 일단 높게 부르고 시작하더라구요.

아에 정가가 적혀있는 공산품을 제외하고는 무조건 흥정 또 흥정 또 흥정

그렇다보니 가장 먼저 외우게 된 인도어가 깜까로나 (깎아주세요) 보흣 멩가해 (엄청 비싸요!) ㅋㅋㅋㅋ

정말 두고두고 쓰고 다녔답니다 저 문장들 ㅋㅋㅋㅋ

박가와 사이좋게 바지 한장씩 (각 200루피씩, 이건 타 지방 가서 비교해도 싸게 잘 샀던거!!) 사고

크록스를 신고온 박가와 달리 간편한 신발이 없던 전 패쑌을 위해 가죽 샌들 하나,

현지에서 산 헤드앤숄더 샴푸 및 바디워시 (이건 샀다가 다음 마을에서 잃어버림 ㅠ 그 뒤론 샘플사서 쓰고 버림)

45일간 드러움으로부터 제 피부를 안전히 지켜줄 노x페이스 짝퉁 침낭등을 구매하고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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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 바지 입고 한 컷!, 45일 일정 중 저 보라색 바지는 제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 사람들이 바지로 절 기억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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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올리고 싶은 사진은 많은데 이거 분량 조절하기가 힘드네요

내일 출근을 위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자야겠습니다 ㅠ

다들 굿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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