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면서 울다가 웃다가
아주 힘들었어요
시간 나는데로 네이버에 종현 쳐놓고
뉴스 섹션에서 계속 새로고침 하면서
새로운 소식 뭐 있나
혹시, 정말 기적이라도 생기지 않았을까 하며
조마조마하게 휴대폰을 만지작 거렸는데
여전히 가슴 저리게 아픈 소식들이네요
종현이를 검색하면
김종현 (1990-2017)
이 옆에 숫자가 왜이리 보기가 싫죠
토할 것 같아서 변기통에서 웩웩대고 왔는데
무기력하고 우울하네요
저도 아주 불우한 학창시절을 보냈어요
그 와중에 힘이 되는 건 샤이니였구요
소중히 여기던 고등학생 시절 다이어리를 보는데
페이지마다 종현이 얘기가 없는 곳이 없네요
할 말이 없으면 스티커라도 갖다 붙였더라구요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뒤지다가
한 명은 성추행 한 명은 자살
곧 망할 징조 보이는 애들 좋아해서 뭐하겠나.
하는 얘기를 봤는데
화가 나는게 아니라 체념을 했어요
이런 기분이었을까요
10년이란 세월이 참 길긴 길었나봐요
그 와중에 김종현 좋아하는 거 티내지 않고 지나간 적이 없는데
소식 끊겼던 고등학교 동창도,
한참 활동했을 때 만났던 샤월 언니들도,
주변 지인들도,
카톡에 불나게 저를 위로해주고 있어요
종현이 덕에 저는 위로까지 받고 사네요
그 위로 진작에 종현이한테 해줄껄..
공황장애, 우울증 참 지독하게 앓던 사람이라
종현이가 어떤 고통을 느끼며 살아왔을 지 참 절절해서
자꾸만 마음이 너무 너무 쑤셔요
그가 바라던 행복을 찾았길.
죽음으로써 찾는다는게 참 아이러니하지만
제가 믿는 하나님은
저 뿐만이 아니라 참 많이 사랑해주는 사람들 헤아려서
하나님 곁에 두시던,
다시 다른 모습으로 세상에 돌아가게 해주셔서
어떤 형태로든 꼭 꼭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수고 많았어요
절대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미안해요
잘가요
또 글이 쓰고싶어지면,
당신이 보고싶어지면
또 올게요
저도 약 먹으러 가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