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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 대학교 도서관에 가는걸 좋아했던 이유.txt
게시물ID : humorbest_169459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퇴사두근
추천 : 44
조회수 : 3861회
댓글수 : 1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22/05/10 19:13:40
원본글 작성시간 : 2022/05/10 17:23:39

 

난 중학교때 대학교 도서관 가는걸 좋아했다.

흔치 않은 행동이긴한데 그 시작은 이러했다.

 

옆집에사는 아저씨가 대학교 시설과에서 일하셔서 

일요일 당직이 있을때면 그집 아들들과 같이 그 대학교로 갔는데 우리형제도 따라가게 되면서부터였다.


거기에 가면 지하에 있는 체력단련실에서 동생과 친구들은 탁구치면서 놀았는데

나는 몸을 움직이는걸 좋아하지 않아서 시큰둥 했었다.

그러자 아저씨는 우리들을 이끌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외부인이 들어와도 되는지 물어보고 

꼭! 무조건 조용히 있어야 한다는 약속을 받은 뒤 

도서관 내부를 둘러보다가 나는 한 책에 끌려서 다가갔다.

무슨 20권 가까이되는 두꺼운 전집이었는데


제목은 기억나지 않지만 대충 '고전소설과 현대소설의 이해와 작문의 예시' 이런식의 제목이었던거 같다.

책 내용은 모든 소설의 내용을 상황과 행동묘사를 기준으로 씬이 끝날때까지 발췌해놓은 책이었다.


1. 주인공의 사망장면

2. 식사하는 장면

3. 전쟁장면

4. 슬퍼하는 장면

.

.

.


이런식으로 말이다.

이런책이구나 하고 그냥 책을 도로 집어넣다가 문뜩 생각이 하나 들었다.



'어?? 이런거면 야한 장면만 모아놓은 부분도 있는거 아니야????'



다시 목차를 열었다.

역시나 있었다.


.

.

.

17. 입맞추는 장면

18. 성교하는 장면

.

.

.


아르키메데스가 외쳤던 유레카의 희열도 나와 비슷했을거라 생각된다.

떨리는 마음을 숨기며 자리로 가서 열심히 읽었다.

우리 조상님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는지 고전부터 시작된 야한장면은 발췌해놓았음에도 두꺼운 책으로 2권분량이었다.


뭉툭한 문장과 퍽퍽한 묘사는 중학생이 집중해서 읽기 힘들게 만들었지만

어떻게든 끝까지 읽어냈다. 야한장면 하나하나 전부 놓치지 않겠다는 심정으로!!!




그렇게 나는


책을 정말 좋아하는구나~

아이고 어린애가 열심히 공부하네~

아들~ 오늘도 또 도서관 가???

또왔니? 오늘도 조용히만 하면 괜찮아~


라는 칭찬들을 들어 우쭐대며 대학교 도서관으로 갔었다.

야한거 보러가는거라고는 말 못했지만 뭐... 칭찬받았으니 되었지 뭐...





그렇게 요즘으로 치면 야동 액기스 모음집 같은 소설책을 어렸을때 읽었던 경험으로

군대에서 인트라넷에 야설 써서 부대원끼리 돌려보다가 완전군장 돌게되었다.

영창안간게 다행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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