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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려준 목소리.
게시물ID : humorbest_17275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철마행자
추천 : 38
조회수 : 2640회
댓글수 : 1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23/04/16 06:45:44
원본글 작성시간 : 2023/04/11 18:36:53

이 이야기는 며으리의 한 시리즈는 아니에요.
다만, 어릴때 여러번 죽을뻔한 적이 있었는데 그 중 한 이야기 입니다.

그때가 제가 국민학교 3학년이었을 때였어요. 모처럼 휴가를 내신 아버지께서는 가족들을 데리고 AY시에 있는 모 유원지에 가셨어요. 당시 그 유원지는 AY 사람들은 다 아는 그런곳 이었어요.
나이가 들고선 한번 찾았을때는 예전처럼 그런 경치는 아니었고 많이 개발이 되어서 이질감이 좀 들더군요.

제가 국민학생일 당시에는 정말 동네 목욕탕처럼혹시 AY사람들 죄다 피서로 이곳을 찾아온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습니다. 여기저기서 불 피워서 밥도 해먹고 이미 술이 거나하게 오르신 어른들이 노래도 부르고 화투놀이도 하는 모습이 어색하지 않았어요.
아버지께서는 지금도 그때 당시도 술을 하지 않으셨어요. 어릴때 사연이 좀 있다고 하시는데 그 이유는 나중에 듣게 되었지요.

어쨌든 그렇게 사람들이 보건 말건 탈의실도 없는곳에서 수영복을 갈아입고(그때 당시에는 흔한 광경이었죠.) 물이 들어갈 준비를 했습니다.

볼이 메어져라 제 튜브를 불어주시던 아버지. 어머니께서는 이것저것 가져온 음식들을 꺼내어 놓으시고 버너를 켜서 밥을 앉히셨어요.

아직 어린 동생은 아버지와 자갈밭 앞 물가에서 놀고 있었죠.

저는 시시하게 그렇게 놀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모르는 아이들과 물장구도 치고 재미있게 놀고 있었죠.

그 중 한 아이….아이라고는 하지만 적어도 국민학교 6학년쯤 된 형이었죠.

 그 형이 갑자기 저 위에 가면 물이 깊은 곳이 있다고 그곳으로 가자고 했습니다.

그곳으로는 한참을 물을 거슬러 올라가야 했지만 저는 당연하게도 그 아이들을 따라가기 시작했어요.

한참을 올라가던 중 갑자기 전 미끄러졌고 그러다 가지고 있던 튜브를 놓치게 되었어요.

튜브가 계곡물을 따라 떠내려가기에 튜브를 잡으러 물로 뛰어 들었죠.

그런데그곳이 생각보다 물이 너무 깊었던 거죠.

생각해보면 좀 웃긴 이야기인데 물에 빠져 허우적 대고 있는데 그 아이들 녀석들은

!!! 쟤 물에 빠졌다!!”

하고는 그냥 자기들 가던길을 가는게 아니겠어요.

30 하고도 6년이 지난 일이지만….그 녀석들 벌 받기를 기원합니다.

어쨌든 그렇게 허우적 대고 있었는데 점점 힘이 빠지고 물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처럼 전 그러게 가라앉기 시작했어요.

물에 빠져본 경험이 있으신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그게 처음 물을 먹고 그럴땐 괴로운데 물에 가라 앉고부터는 의식이 점점 소실되는 것이 느껴지고 허우적 대는것도 마음대로 안되고 물위로 비치는 빛만이 눈으로 가물가물 느껴집니다.

그 어린 나이에도 이렇게 죽는구나 싶었죠.

그때였습니다. 갑자기 첨벙하면서 누군가가 물속으로 들어왔어요.

저를 쑥 하고 물에서 꺼내어 안고는 자같발으로 달려갔고

사람들이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정말 희미하게 말이죠.

그러다 몇번 심하게 구역질을 한거 같고 사람들이 모여서 제 입에 손가락을 넣기도 하고 뭐 여러분들이 저를 위해 애를 썼다는건 나중에 어마님께 듣게 되었죠.

그렇게, 구역질을 여러 번 반복하고 의식이 점점 돌아오더군요.

너무 심한 공포감에 막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7살 차사고 때와 마찬가지로 어머니는 또 아들을 잃었다고 생각하시고는 대성통곡을 하셨다더군요.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어머니저 때문에 참 마음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우리 효도 합시다.)

 여하튼 그렇게 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되고 아버지는 일단 집으로 가자고 하셨습니다. 평소엔 정말로 침착하신제가 뵈어온 46년 동안 한번도 평정심을 잃지 않으셨던 아버지도 그날 엄청 놀라셨던 표정이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저의 실족으로 여름 피서를 망치고 집에 왔습니다. 다행이, 어머니는 저에게 심하게 뭐라 하지 않으셨고 아버지도 자리에 누운 제 머리를 쓰다 듬기만 하실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제가 잠이 들 무렵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누는 대화가 기억에 남습니다.

아버지는 그날 제가 물에 빠져 허우적 댈 때 자갈밭 앞 앝은 물가에서 동생과 놀아주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물가쪽에서 누군가 아버지의 이름을 불렀다고 하네요.

춘섭(아버지의 가명)~~~~~~~~~~~~~”

하고 거의 비명에 가까운 목소리를 들으셨데요. 그래서, 이상한 느낌에 물가도 보고 사방을 둘러 보는데 그렇게 큰 외침이면 사람들이 좀 쳐다보기라도 했을텐데 아무도 듣지 못한 분위기였데요. 잘못 들었나 하시며 다시 동생이랑 놀아 주시려고 자리에 앉으셨는데

춘섭아!!!!!!!!!!!!!!!!철마 죽는다!!!!!!!!!!!!!!!!!!!”

하는 소리가 바로 옆에서 누가 말하듯 들리셨데요.

그때 갑자기 생각나신게 있어 물가를 보니 제가 타고 다니던 튜브가 물에 둥둥 떠 있더랍니다.

앞뒤 잴것도 없이 날듯이(어머님이 보셨을때….) 물로 뛰어들어 그 지점으로 가서 보시니 희미하게 무언가가 물에 빠지고 있는 모습이 보이셔서 바로 다이빙을 해서 건지셨데요.

잠에 들면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잊고 있다가 나중에 국민학교 6학년때 맹장 수술을 하고 입원했을 때 그 이야기를 아버지께서 해 주셨네요.

어찌되든 그 이야기에서 아버지께 소리를 지른 존재….그 존재에 대해선 나중에 아는 무당으부터 이유를 듣게 됩니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서 말이죠.
그리고, 참고로 그 뒤 고등학교때였나...그쪽에서 부모님이 음식 장사를 하는 친구가 있어 가서 본 그 계곡...그 물가.
어이없게도 제가 빠진 그곳은....어린 아이라도 물에 빠진 깊이가 아니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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