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철마 단편선] 나는 자연인이었다 #4
게시물ID : humorbest_17291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철마행자
추천 : 11
조회수 : 1648회
댓글수 : 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23/05/05 11:51:05
원본글 작성시간 : 2023/04/28 10:53:22
옵션
  • 창작글
  • 외부펌금지

입산 3일차...저녁을 대충 해결하고는 작정을 했다

그제 밤에 먹다 남은 양주를 큰잔에 따라 벌컥 들이켰다. 

추위도 안 느껴지고 열이 오르면서 용기가 생겼다.

그리고, 기다렸다. 황구의 집 옆에 의자를 놓고 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양주를 계속 마셨다

옷을 두껍게 입지 않아도 추위가 느껴지지 않았다.

 

"오냐...어차피 이판사판 다 끝났다고 생각한 인생이다. 어디 덤벼봐라. 귀신이건 뭐건 하나도 무섭지 않다."

 

그렇게 어제의 그 시간을 기다렸다.

 

깜빡 잠이 들었던것 같다

갑자기 이상한 느낌에 눈을 떴다

 

사방이 정말 고요했다.

바람소리만이 귓전을 맴돌고 있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황구가 어제처럼 애처로운 신음소리를 내고 있었다.

난 본능적으로 반대편 산등성이를 보았다. 낮에 올라간 풀숲쪽에 하얀 무언가가 있었다

그것이었다. 그것은 갑자기 어제처럼 나와 황구가 있는곳으로 슥하고 날아왔다.

난 눈을 질끈 감았다. 그것은 본능적이었다. 몇초가 흘렀을까...눈을 떴다

그러나 그것은 보이지 않았다. 영화에서처럼 눈앞에 뭔가가 있지는 않았다. 어느덧 황구는 그 신음소리를 멈추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기운이 등뒤에서 느껴졌다.

 

뒤를 돌아보니...

 

하얀 그것이...아니 자세히 보니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남자...

기괴한 목소리로 나에게 말했다.

 

"사라져라...사라져라...안 그러면 죽는다..."

 

난 악다구니를 썼다.

아까 먹은 술기운이 불러낸 내 마지막 용기였던것 같다.

 

"꺼져!!! 난 안나가!! 난 이곳에서 살다가 죽을 것이다. 나 어차피 잃을것도 없는 놈이야!!! 꺼져!! 이 귀신아!!!"

 

그렇게 한참 악다구리를 내고 있는데 그것의 형체가 없어지더니 하늘에서 소리가 들린다.

 

"이 산에서 나가...그렇지 않으면 죽는다..."

 

그런데 그 소리는 날 협박하는 소리같지 않았다. 왠지 나에게 간곡히 부탁하는것 같았다.

그 소리는 다시 들리지 않았고 난 긴장이 풀려 털썩 쓰러졌다.

겨우 몸을 일으켜 방에 들어왔다. 방안의 훈훈한 기운덕이었는지 몸이 갑자기 편안해 졌다

그렇게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다음날 느즈막하게 잠에서 깬 나는 잠시 산밑 마을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이장님을 만나 간밤에 있었던 일들에 관해 이야기를 했다

이장님은 도무지 믿을수 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이며 아무래도 산의 기운이 나와는 맞지 않는것 같다며 앞으로 더 

저곳에서 버틸수 있겠느냐 하셨다.

난 그래도 더 버텨 보겠다고 했다.

 

그리고, 산에 다시 오르려고 길을 나서는데 어제 산에서 보았던 

그 중년의 여성을 길에서 만나게 되었다. 난 그녀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그녀는 주변의 눈치를 좀 보더니 시간이 괜찮으면 자신의 집으로 가자고 했다.

그녀가 자신의 집으로 날 안내했고 집에 들어서자 마자 그녀가 묻기 시작했다.

 

"어젯밤에 무사했구만요잉."

 

"..."

 

"어제 그라고 내려가는디 참말로 걱정되었구만이라..."

 

"...아주머니 저 산에 뭐가 있나요?"

 

"나가 이 이야기를 하는게 맞는지는 모르겠는데 젊은 사람이 저 산에서 숭한 일이라도 당할까베 내가 이야기를 해야겠소이"

 

그러면서 시작된 아주머니의 이야기...

 

원래는 평화로운 마을이었고 산에도 아무일도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그 지역...그곳의 주인이었던 김덕소라는 사람이 어느날 갑자기 사망하고 나서부터

저 양악산이 귀신고개가 되었다는 것이다

낮에도 저 산에서 무언가를 봤다는 사람들도 나오고 밤중에 산 초입에서 김덕소씨의 귀신을 보았다는 사람도 나타났다.

이장님은 사제를 털어 무당을 불러 제사도 지내고 마을사람들의 공포감을 잠재우려고 애를 쓰셨다고 한다.

그래도 종종 산에 오르던 사람들이 비슷한 경험들을 했고 그래서 마을사람들은 암암리에 혼자서는 잘 산에 오르려 하지 않는다고...

그것이 주변 부락에도 소문이 다 나고 하다보니 결국 저 산이 귀신고개가 되고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소문이 나게 되었단다.

 

"...그렇군요..."

 

"근디...나가 이상한 일을 겪었지라..."

 

"그래요?...그 이야기를 들을수 있을까요?"

 

"안 그래도 이 말을 하려던 참이었당께요..."

 

라면서 아주머니는 말을 시작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