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기존에 이미 존재하는 마차들을 보호하기 위해 증기기관 자동차들 운용을 제한한 법안입니다

후대에 와서는 영국의 자동차 산업을 후발주자로 만든 악법이라고 평가를 받더라구요

 

저는 지금, 마차를 끌고 간신히 밥을 벌어먹는 사람 같습니다

 

저는 기술이 발전하면 먼저 힘든 육체노동 하는 사람들 부터 없어질 줄 알았어요

실제로 제가 공장 다니던 시절을 생각하면, 저는 외노자들 관리하는 한국인 중간직이었는데요

최저시급이 점점 올라가니 외노자들 쓰는 것보다 그냥 자동화 설비 하나 사는게 이득이게 될 때 쯤

하나하나씩 기계를 사서 외노자들이 점점 없어지는 걸 보며 20대를 보냈거든요

 

그런데 막상 기술이 발전해서 AI라는 게 나오니,

블루칼라 직업보다 먼저 없어지는건 화이트 칼라 직업이네요

사람의 육체 노동 인건비는 생각보다 싸더라구요

그에 반해서, 음악 만드는 사람, 그림 그리는 사람, 글을 쓰는 사람들은

특히 미국에서, 이미 우리는 끝났다,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저는 노래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어요

10년 동안 공부해서 3년 전에 입문해서 지금은 굶지는 않을 정도로 벌어 먹고는 살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5년 안으로는 이 일을 계속 하다간 굶을 거 같아요

 

한국 내에서, 제 주변 "작가" 분들은 아직까지는 일을 사람이 한대요

근데 미국 작가 파업 기사 보셨나요?

미국 작가쪽은 이미 제작년부터 끝났다고 보더라구요

작가들 세네명 고용해서 시나리오 원고 써달라 하는 것과

AI가 쓴 대본을 작가들에게 수정해달라고 하는 비용은

4~5배 차이가 난대요. 당연히 AI가 저렴하구요

 

제 주변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지금 80%가 일을 잃었어요

특히 웹소설 외주나 그림 커미션 같은 건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아니라 AI 그림 생성기로 간대요

제대로 된 일러스트 레이터들이 한 장 그려주는데, 하루 정도 걸리고, 10만원 정도 받는다고 해요

AI는 1분이면 되고, 천원이면 만들어준다고 해요

 

노래 반주 만들어주는 사람들도 전부 일자리를 잃었어요

아이폰에도 음악에서 사람 목소리만 없애주는 기능이 들어가는 거 아시나요?

지금도 인터넷에 공짜로 목소리만 없애는 프로그램 치면

몇 십개가 나와요. 과장이 아닙니다.

 

그나마 음반업계만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어요

저작권이라는 아주 강력한 권리, 그거 하나 덕분에요

그림이나 시나리오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AI가 여러분 삶을 파고드는게 맞다고 보시나요?

저는 마차를 끄는 사람이니 자동차가 안생겼음 좋겠죠

 

근데 여러분들

AI는 사실 여러분의 모든 것들을 허가 없이 학습하고 있다는 생각 해보셨나요?

그림도 시나리오도 음악도 전부 허가 없이 마구잡이로 학습한 결과물입니다

AI가 여러분들의 허가가 필요한 무언가 였다고 한다면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모든 것을 학습하려 하는 AI에게 허가를 승인하셨을까요?

프로그래머인 제 지인이

변호사 판사 검사 의사 약사 교사 

이 사짜 직업들이 얼른 AI로 교체되어야 한다고 열변을 토하더라구요

이번에 서이초 사건 얘기하다가 나온 이야기였어요

 

저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기득권 요직을 인공지능에게 맡기면

그게 인공지능에게 지배당하는 것과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어요

여러분

AI가 진짜로 필요한 무언가일까요?

저는 저의 모든 것을 뺏어가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여러분들은 마차에 올라타 계신가요?

아니면 자동차에 올라타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