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제빵기사 노동 실태조사’ 발표
파리바게뜨 제빵노동자 20명에게 물어보니
“청년·여성노동자 갈아서 만든 빵”…입 모아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쇼케이스랑 매대에 있는 빵 보면 되게 혐오스럽다.”
14년 전, 파리바게뜨의 신입 여성 제빵기사 A씨에게 퇴사를 앞둔 선임 제빵기사가 말했다. A씨가 이유를 묻자 선임은 말을 이었다.
“내가 내 시간이랑 바꿔서 이 직업을 했는데 내 가족들한테 잘하진 않았어.” 선임은 출근일에 대체 근무자를 구하지 못해 부모님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다고 했다. “진짜 거짓말 안 하고 빵 보면 내 행복이랑 바뀐 것 같아. 너무 혐오스러워.”
A씨는 이제 어느덧 14년 차가 됐다. 과거 울면서 퇴사한 그 선임과 같은 경력이다. A씨는 “그때는 이해를 못했는데 제가 지금 그러더라”라며 “내가 이거 왜 하고 있지 하는 마음이 들 때 잡아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런 사람들도 다 나갔다”고 했다.
박선영 중앙대 중앙사회학연구소 연구원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제빵기사 실태조사 토론회’에 참석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노동실태 보고서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