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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체스》비숍과 폰 : 대각선 영향력
게시물ID : humorbest_26976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머리속의바람
추천 : 36
조회수 : 3166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0/04/08 13:24:55
원본글 작성시간 : 2010/04/05 14:34:18
체스 행마법의 가장 큰 특징중 하나는 바로 대각선 행마가 매우 강력하다는 것입니다. 물론 장기같은 경우에도 '상'같은 대각선 행마를 하는 기물이 있긴 하지만, '상'은 행마법이 너무 제약이 많아서 제대로 쓰기 매우 어렵습니다. 더군다나 '마'와 같이 '멱'이 존재하기 때문에 더더욱 쓰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체스같은 경우에는 강력한 대각선 행마 기물이 무려 세가지나 있습니다. 하나는 '비숍' 또 하나는 '퀸' 마지막으로 '폰'입니다. '비숍'은 대각선에 한해서는 '룩'과 같이 사정거리 무한대로 어디든지 갈수 있습니다. '퀸'은 처음부터 '룩+비숍'이였으니 뭐... 그리고 폰은 이동행마는 직선이긴 해도, 공격행마는 대각선 한칸이기 때문에 저는 대각선 기물로 보는 편입니다. 때때로 '퀸+룩'으로 같은 랭크나 파일을 함께 점령하는 것보다 '퀸+비숍'으로 같은 다이애거널을 점령하는 것이 더 엄청난 위력을 발휘할때도 많습니다. (특히 킹사이드 메이트를 시킬때 그 위력은 대단하죠...) 일반적인 경우에 폰체인으로 폰들이 연결되어 있을 경우, 룩과 같은 행마로는 랭크나 파일이 열려있지 않는 이상 파고들어가기가 쉽지 않는 반면에 폰체인으로 폰이 연결되어 있는 모양은 비숍같이 대각선으론 들어가기 용이합니다. 실전에선 절대 나올수 없는 극단적인 포지션으로 예를 한번 들겠습니다. 만약 이런 포지션이 있다고 칩시다. 이런식으로 폰체인이 연결되어 있다면 흑의 룩으로는 백진영으로 파고들어갈 수 없습니다. 하지만 비숍으로는 백 폰을 잡아먹진 못하더라도, 백진영으로 진입은 가능하다는 거죠. 체스게임을 하다보면 직선 행로와 대각선 행로를 동시에 완벽하게 방어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비숍의 스퀘어 색깔에 따라 다를 수도 있음) 그런데 그건 상대방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과 상대방의 이점과 허점이 어떤 것인지를 (여러가지가 많습니다만 이 글에선 랭크, 파일, 다이애거널의 전략적 위치성을 뜻함) 파악해서 자신의 약점은 보완하고, 상대방의 약점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지피지기백전불태 [知彼知己百戰不殆]" 여기서 쓸수있는 말이 바로 저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글제목과 같이 제가 원래 쓸 내용이였던 제가 얼마 전에 두었던 오프라인 게임을 한 예로서 룩과 퀸이 사라진 엔드게임에서 비숍과 폰으로 대각선 구역에 영향력을 행사하며 상대를 압박하는 방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여기서 제가 백이였고, 흑의 상대방이였습니다. 우선 기물만으로는 제가 우위에 있습니다. 폰이 하나 적은 대신, 저는 비숍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물이 많이 없는 엔드게임에선 이 차이는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죠. 그렇다고 흑은 마냥 절망스럽기만 할까요? 아닙니다. 흑은 마지막 카드로 a파일의 폰으로 '프로모션'을 노리고 있는 중입니다. 백이였던 저는 프로모션을 막지 못하면 거기서 게임은 끝나게 됩니다. 아무것도 없는 흑에게 '퀸'이라는 원군이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여기서 만약 흑차례 였으면 전 무조건 집니다. 다행히도 이 포지션에선 흑이 a3를 둔 직후인 저의 차례였습니다. 백입장에선 저 흑 a폰의 전진을 어떻게 막아야 할까요? 킹으로 막을려고 하면 무조건 늦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폰으로 막을수도 없습니다. 열쇠는 비숍이 쥐고 있습니다. 정답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바로 Be6 입니다. 그림으로 보시죠. 이렇게 'Be6'로 이동하면서 흑의 폰은 더이상 전진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만약 흑이 a2로 막무가내로 전진하면 바로 백은 Bxa2로 응징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흑이 c폰으로 c4로서 백 비숍의 경로를 막을수도 없습니다. c폰이 내려오면 또 c폰만 비명횡사하게 됩니다. 이렇게 비숍하나로 흑의 두폰의 전진을 막아버렸습니다. 흑이 킹으로 비숍을 몰아낼려고 애써도... 이렇게 멀리 도망가버리면 끝입니다. 자... 이렇게 해서 흑의 프로모션 시도는 공중분해 되었습니다. 흑은 여기서 게임을 포기해야 하는 걸까요? 아닙니다. 흑은 여기서 최후의 작전을 펼칩니다. 바로 버티기를 통한 '무승부 작전'입니다. 체스의 무승부룰 중에 '3수 반복수'랑 '50수 무승부'가 있습니다. 규칙편에서 자세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만 간략하게 소개하자면 3수 반복수는 양쪽이 3수를 같은 자리에서 왔다갔다 하면 무승부가 되는 룰이고, 50수 무승부는 50수동안 폰이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기물이 잡히지도 않고 그냥 시간이 흐르면 무승부가 되는 룰이 있습니다. 흑은 마지막으로 무승부를 노리기 위해서 요충지를 선점합니다. 이 게임에서 흑이 무승부를 노리기 위한 최후의 요새는 바로 5번 랭크입니다. d5, e5, f5 이 세곳을 어떻게든 백 킹으로부터의 침입을 저지시키면, 무승부를 만들수 있습니다. 위 그림은 앞선 그림에서 또 몇수가 흘러서 흑으로 저 지점들을 선점한 직후의 상황입니다. 흑은 이 곳을 왔다갔다 하면서 무승부를 노릴 겁니다. 백은 절대 가만히 있으면 안됩니다. 어떻게든 저 지점에서 흑 킹을 내쫓아야 합니다. 하지만 백의 폰만으로는 목적을 성공시킬수 없습니다. 또다시 비숍의 힘을 이용해야 합니다만, 비숍을 잘못 놀렸다간 프로모션을 허락해서 흑에게 퀸을 선물해줄 수 있습니다. 백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Bb1+ - Ke5 우선 백은 b1지점으로 가서 f5에 있는 킹에게 체크를 걸어 그곳에서부터 몰아냅니다. 흑은 이에 질세라, e5로 가서 5번 랭크에 대한 영향력을 계속 행사합니다. 라이트 스퀘어 비숍 하나만으론 다크스퀘어인 e5까진 통제할 순 없습니다. 여기서 또 어떻게 해야 흑 킹을 5번 랭크에서 몰아낼 수 있을까요? 이번 문제의 열쇠 폰이 쥐고 있습니다. c4! - ... c3에 있던 폰을 c4로 올리는 수가 흑 킹을 5번 랭크에서 몰아낼수 있는 핵심수 입니다. 폰이 흑 킹에게 직접 체크를 건것은 아니지만, 폰이 한칸 전진하면서 폰은 공격 영향력은 b4, d4지점에서 b5, d5로 변경되었습니다. 여기서 흑이 선택할 수 있는 수는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d5지점은 c4폰의 대각선 영향력 때문에 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f5지점도 비숍의 대각선 영향력 때문에 역시 갈 수 없습니다. 물론 흑 킹이 4번랭크 지점으로의 전진은 백 킹의 영향력때문에 갈 수 없습니다. 흑의 유일한 수는 5번 랭크에서 물러나는 것 뿐입니다!! 아, 여기서 5번 랭크지점이 왜 그렇게 중요하냐면... 만약 백 킹이 5번 랭크지점을 잡아버리면, 흑은 절대로 c파일 폰과 g, h파일 폰 양쪽을 동시에 방어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흑은 양쪽중에 한 쪽이라도 뚫려버린다면 백의 프로모션을 허락해서 지게 되는 그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흑은 필사적으로 5번 랭크를 사수할려고 했던 것입니다. 다시 실제 게임으로 넘어가죠. 흑은 ... - a2로서 어떻게든 5번 랭크에서 머물려고 하지만, 'Bxa2 - ...' 백으로선 이렇게 잡아버리면 끝입니다. 흑은 '...- Kf5'로서 비숍이 잠시 자리를 비운 f5지점으로 어떻게든 돌아왔지만, 백은 'Bb1+ - Ke5'로서 흑 킹을 다시 몰아냅니다. 위의 그림은 그래도 아직까지 흑 킹이 5번 랭크에 머물고 있습니다. 백은 여기서 또 어떻게 몰아내야 할까요? 비숍이 c2-d3-e4-f5-g6-h7로 이어지는 대각선 영향력을 계속 유지시켜야 하는 필요성이 있기때문에... 'Bc2'로서 영향력은 계속 유지한 채로, 템포(턴)만 한번 죽여주시면 됩니다. 이렇게 템포를 죽여가면서 상대방에게 나쁜 수를 강요하는 전술도 있습니다. <쭉쯔방(Zugzwang)> 이제 흑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최후의 요새격이였던 5번 랭크지점들을 포기합니다. 백 킹은 그 지점을 당당하게 입성하게 됩니다. 이제 흑은 양쪽의 폰들을 동시에 방어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실제게임에선 흑은 여기서 경기를 포기했었습니다. 만약 흑 킹이 'Ke6'로서 끝까지 5번 랭크 입성을 허락하지 않는다면?? 'Bb1'이나 'Bd3'로 다시 한번 템포를 죽여주시면 되겠습니다. . . . . . . . . . . . . . . . . . . . . 가장 처음 포지션에서 제가 잘못 두었으면 흑이 이겨버릴 상황이였습니다. 그리고 흑 킹을 5번 랭크에서 몰아내지 못했으면, 비겨버릴 상황이였습니다. 경기는 시종일관 제가 압도하는 양상이였지만, 저렇게 막판에 엄청난 집념으로서 저에게 패배와 무승부에 대한 긴장감을 심어주고, 비숍과 폰의 대각선 영향력에 대한 멋진 예시 자료를 제공해준 김모군에게 이자리를 빌어서 고맙다고 전하고 싶네요. 어떻게 '(대각선)영향력' 개념에 대한 좋은 예가 되셨습니까? 앞으로도 좀 더 멋지고 퀼리티 높은 강의 자료로 찾아오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소개글 - 내가 체스를 가르치는 이유 ▷ 기초 1강 - 체스의 역사 ▷ 기초 2강 - 체스 기물의 소개 및 행마 ▷ 기초 3강 - 체스보드와 기보 보는 법 ▷ 규칙 1강 - 일반규칙과 기본예절 ▶ 규칙 2강 - 체크와 체크메이트(Checkmate) ▷ 규칙 3강 - 왕은 성안으로... 캐슬링(Castling) ▷ 규칙 4강 - 일개병졸의 신분상승! 프로모션(Promotion) ▷ 규칙 5강 - 무승부도 전략이다. 스테일메이트(Stalemate) ▷ 규칙 6강 - 잠시 검문이 있겠습니다. 앙파상(En Passant) ▷ 기초전술 1강 - 동작그만! 핀(Pin) ▷ 기초전술 2강 - 체스의 양단수. 포크(Fork) ▷ 기초전술 3강 - 눈뜨고 코 베어가기. 디스커버리(Discoverise) ▷ 기초전술 4강 - 비켜라. 아니면 니가 죽는다. 스큐어(Skewer) ▷ 기초전술 5강 - 나쁜수를 강요하기. 쭉쯔방(Zugzwang) . . . . . ▷ 번외 1편 - 아잉참(백) vs 머리속의바람(흑) - 오프닝이해 ▷ 번외 2편 - 체스는 멋진 게임입니다. ▶ 번외 3편 - 비숍과 폰 : 대각선 영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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