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작년과 4월을 보라. 팀이 지면 원인을 분석하는 건 시간 낭비고 일관 되는 한가지 결론이 있었다 '팀이 그모냥인데 지는게 당연하지..'
팀을 비꼬는게 아니고 정말 그럴 만 한 전력이었다. 괜히 현진이글스 였던가?
심지어 작년에는 한화가 이기면 한화의 승리 원인을 분석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패인을 분석하는게 일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지는 경기도 그냥 지지 않는다. 지더라도 끈 즐기게 승부하며 개싸움으로 끌고 간다.
만날 지다가 아쉬운 승부로 또 지는 것과 승리를 챙기다가 가끔씩 아쉬운 승부로 지는 것은 그 맛이 다르다. 전자는 매너리즘과 패배의식을 맛보지만, 후자는 독을 품고 파이팅 하는 계기가 된다.
5월 들어서 '아~ 여기 이 포인트가 부족해서 패배를 하게 되었다.'라는 해설을 듣게 된다. 이게 얼마나 눈물나는 일인가.!
오늘 류현진이 또 다시 부진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처음에는 기분이 나빴지만 정재원이 적절히 잘 던져주고 9회에 역전의 드라마 일보 직전까지 가는 모습을 보고 '우리도 이제 부진한 에이스를 걱정하면서도 순위 상승의 꿈을 꿀 수 있구나 ㅠ' 하는 기쁨 아닌 기쁨도 느꼈다.
또한 이로써 우리는 왠만하면 해외로 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류현진이라는 부동의 에이스 없이도 살아가는 방법을 조기에 학습하는 아주 좋은 기회를 가지는 것일 수 도 있다.
그 옛날도 아니고 불과 서너해 전까지만 해도 어느 팀도 빠따력만으로 때려 눞힐 만 한 힘을 가진 우리 팀이었다. 영광을 기억하는 팀이었고, 영광을 재현하려는 팀이었다. 지금 그 영광은 점점 잊혀져가는 추억이 되었지만, 우리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예전과는 다른 방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