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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개념 여자들 골탕 먹인 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37940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아르뎅
추천 : 184
조회수 : 20852회
댓글수 : 2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8/15 16:57:27
원본글 작성시간 : 2011/08/15 16:41:44
2005년도 일입니다. 저도 그렇고 제 친구도 그렇고...우린 둘다 남자임에도 키 160cm을 간신히 찍는 소위 키작남, 루져 입지요. (당시엔 루져란 말이 없었지만 ㅋ) 길거리를 걷다보면 무수히 쏟아지는 여자들의 비웃음과 경멸의 시선에도 불구하고 우린 떳떳히 항상 함께 어울려 다니던 좋은 친구 였습니다. 어느날 동호회 정모 약속이 있어 친구와 함께 홍대 거리를 걷고 있었습니다. 사건은 홍대 주차장 길을 걷고 있을때 발생 했지요. 한창 둘이서 농담 따먹기를 해가며 걷고 있었는데 갑자기 등뒤에서 이런 소리가 들렸습니다. "와...진짜 작다..." "남들 클때 뭐했냐 진짜 ㅋㅋ" 뒤를 돌아보니 왠 젊은 여인네 둘이서 우리를 바라보며 저런 소리를 지껄이다가 제가 쳐다보니 딴청을 피우더군요.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은 있는 일이라 그냥 무시하고 가려는 찰나... "ㅋㅋ 아 볼수록 너무 웃겨 ㅋㅋ" "키도 작은데 얼굴도 ㅋㅋ 아 어떻게 해 ㅋㅋ" 옆에 있던 친구를 보니 이미 수치심과 분노로 붉게 달아오른 얼굴. 약간의 눈물이 고여있는 친구의 촉촉히 젖은 눈가를 바라보고 있자니, 정말 이리도 서러울수가 있는지... 단지 키가 작다는 이유로 생면부지의 타인에게 이런 수모를 당해야만 하는지...그동안 참아왔던 서러움이 금방이라도 폭발하기 일보 직전이었습죠. 그런 와중 우리는 어느새 홍대 정문 근처에 당도해 있었고, 계속해서 우리를 향해 비웃음을 날리던 두 여인네는 여전히 킥킥거리며 정문 앞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멈추더군요. 홍대생인가 싶었습니다. 대학생쯤 되면 어느정도 이성과 상식을 갖추었을텐데 왜 저렇게 살까...답답하고 짜증난 마음을 꾸욱 눌러 참으려는데...옆에 있던 친구가 갑자기 제 팔을 붙잡고 못박힌 듯 그 자리에 멈춰 섰습니다. "왜?" "야...나 정말 참을수가 없다..." "알아...근데 뭐 어쩌라고. 가서 때릴까? ㅠㅠ 그냥 가자" 친구는 굳은 결심을 한듯 제 눈을 쏘아보며 나직히 말했습니다. "지금부터 내가 하는거에 무조건 맞춰줘. 우리 영화 한편 찍어보자" "응? 무슨 소리..." ...하는 순간 친구는 제 팔을 잡은채로 그대로 바닥에 '누워' 버렸습니다. 저도 깜짝, 그 여인네들도 깜짝, 지나가던 행인들과 신호 대기중이던 사람들도 깜짝. 그리고 눕자마자, 제 친구는 갑자기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괴성을 지르기 시작 했습니다. "우워워어ㅓ어어어어어ㅓ 어어어어어어우워어워워워워" 그 순간 제 머리속에 번쩍이며 오버되는 우리들의 중학교 시절 이야기. 우린 중학교때부터 친구였고 같은반이었으며 반 최고 인기 스타였습니다. 저는 턱이 길어 별명이 턱맨, 제 친구는 장애인 흉내 (죄송합니다...)를 너무 잘해서 별명이 애자맨...수학여행때 애자맨이 버스안에서 터뜨린 '저는 세살때 열병으로 앞을 보지 못합니다' 로 시작하는 껌팔이 드립은 그후 몇년간 전설처럼 회자되곤 했을 정도...나이 서른을 앞에 둔 그 친구가 홍대 길바닥 한가운데서 그 전설의 애자맨 봉인을 해방시킨 것이었습니다. "우우워워ㅓㅇ 흥악흥악흥악흥악 후욱후욱후욱" 신들린 표정으로 눈을 까뒤집어가며 거친숨을 내뱉는 친구의 연기는 가히 정점을 찍었다고 밖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친구야...그래. 해보자. 저는 그런 친구를 부축해 일으킴과 동시에 두 여인네를 매섭게 쏘아보며 외쳤습니다. "이것들 봐요!!!" 순간 당황하는 두 여인네와 그 둘에게 일제히 몰리는 군중의 시선. "제 친구가 장애인인데 보태준거 있습니까?! 지금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알만한 사람들이 그딴식으로 행동을 해요?! 왜 장애인이라고 놀리냐구요!!" 주변이 웅성대기 시작하고 두 여인네는 당황과 놀라움으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그 중 한 여인네가 겨우 입을 열어 말합니다. "저희가 언제 그랬어요?!" "했잖아요! 아까부터 계속 저희 뒤에서 따라오면서 놀렸잖아요! 안했어요? 안했냐구요!!" 그리고 너무도 당황한 여인네들중 한명이 그만 실언을 하고 맙니다. "저흰 몰랐어요!" 이것은 여인네들의 입장에선 단순히 장애인인줄 몰랐다는 것이겠으나, 몰려든 군중에게는 장애인인줄 몰랐으나 따라오면서 놀린것은 사실이다로 받아 들여지는 극적인 순간 이었습니다. 그리고 때마침 친구의 연기는 클라이맥스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친구는 몸을 부르르 떨며 두 여인네를 향해 팔을 뻗어 손가락질을 하면서 동시에 세상에 태어나 이토록 서러울수는 없다는듯 사자후와 같은 울음을 터뜨려 버렸습니다. 아...순식간에 군중들의 눈매가 표독스럽게 변합니다. 동시에 여기저기서 XX년들 에라이 저런 XXX할 년들 이라는 욕설이 터져 나옵니다. 극에 달한 군중의 분노는 두 여인네를 숨막히게 조여오고 여인네들은 금방이라고 울음을 터뜨릴듯 일그러집니다. "사과하세요! 사과 안하면 학교 찾아가서 다 고발할테니까!" 마침내 여인네들이 울음을 터뜨리고 연신 고개를 숙이며 죄송합니다를 연발 했습니다. 여전히 분노로 가득찬 군중들은 사과 제대로 하세요! 우리 학교 다녀요? 무릎 꿇어! 등의 추임새를 넣기 시작 했습니다. 그리고 갑자기 그 소란틈으로 중년의 남자분이 급히 난입 하셨습니다. 순간 여기저기서 교수님 이라는 단어가 들려옵니다. "무슨 일인가요 대체?" 몹시 당황한 표정으로 제게 묻는 중년의 남자분께 사건의 자초지종을 설명하려 했으나 그럴 필요가 없었습니다. 주변에 있던 학생들이, 없던 얘기까지 섞어가며 저희를 대변해 주었기 때문이지요. 중년의 남자분이 허리를 깊숙히 숙여 연신 죄송하다고 저희에게 사과를 하고, 여인네들은 더욱더 서럽게 울고있고, 사태가 어느정도 일단락 됨을 눈치챈 군중들은 몰려들어 친구를 부축해 주거나 휴지로 눈물을 닦아 주거나 하기 시작 했습니다. 어디 가시는 길이었으냐고 묻는 중년의 남자분께 얼떨결에 마포구 장애인복지관 이라고 대답했더니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한숨. 그리고 바로 택시 한대가 저희 앞에 섭니다. 일단 차비로 쓰시고 무슨일 있으면 연락 주시라며 명함 (교수님이셨네요 ㅋ) 과 함께 5만원을 주시는 남자분. 그리고 따뜻한 군중의 배웅을 받으며 저와 제 친구는 택시를 타고 유유히 그곳을 떠났습니다. 도저히 정모에는 참석할수가 없어 전화로 양해를 구한 후 우린 동네 곱창집에서 오랜만에 실컷 술에 취해 버렸답니다. 키는 여전히 그대로고 서러움도 여전했지만, 그래도 친구와 함께 나눌 무용담 하나가 더 생겼다는 것으로 애써 위안을 삼으면서요. ps. 도저히 양심상 돈은 받을수 없어 명함에 적인 주소로 5만원 돌려 드렸습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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