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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의사 양산, 나쁜 신포괄수가제
게시물ID : humorbest_6476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ErJo
추천 : 35
조회수 : 2421회
댓글수 : 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3/20 09:54:15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3/18 23:13:32

의료계 “최소 진료 강요할 뿐”…정부 “수가 아닌 도덕성 문제”


기사 원문보기 <--클릭!


#1. 
나이가 많은 여성 환자가 축농증 수술을 위해 입원했습니다. lab 상 HBS Ag+(B형간염 보균자 혹은 활동성 간염)가 나왔고, 간수치가 높지는 않았지만, 환자는 감염사실을 모르고 있었습니다. VDRL도 +(매독균에 감염되었거나 과거 감염사실 있는 경우)더군요. 
원래대로라면 입원해서 내과, 비뇨기과 협진하고 간초음파도 하고 했겠지만 신포괄수가제에서는 협진이 인정이 안 된다고 하더군요. 환자에게 설명한 후 퇴원 후 외래를 통해 해당 진료과로 F/U(follow up) 시켰습니다. 환자는 입원해서 신속하고 편하게 검사도 하고 진료도 할 수 있었는데 신포괄수가제 때문에 외래로 진료를 받아야 하고 문제가 생기면 아마 재입원을 하겠지요. 
사실 저야 병원경영이랑 크게 상관이 없는 입장이라 입원한 환자에게 협진한 후 진료비를 못 받아도 병원 측에서 저에게 뭐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그냥 신포괄수가제의 취지에 맞게 진료했습니다. 앞으로 이런 일들이 계속 있겠지요. 


#2. 
손목주변에 신경문제가 생기는 수근관 증후군 수술을 하고 나서 유착방지제를 써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이 유착방지제는 비급여인데, 때로는 꼭 써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신포괄수가제에서는 종전의 비급여항목은 10만원이 넘으면 80%만 환자에게 받게 허용해 놨고, 넘지 않으면 무료로 하게끔 돼 있습니다. 
그런데 수근관 증후군 수술할 때 들어가는 유착방지제는 9만 5,000원이므로, 결국 우리 병원에서는 공짜로 유착방지제를 투여하거나, 병원이 망하지 않으려고 투여를 포기해야 합니다. 수술하는 과장님께서 병원 재정상태를 보면서 공짜로 투여해야 합니까? 이후 과장님은 유착방지제 쓰는 것을 꺼리시게 되었습니다. 상태가 안 좋아지면 어떡할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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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나쁜 놈이라서 적절한 진료를 안해주는 것일까요?

정부는 이런 상황을 단순히 의료진의 도덕성 문제라고만 치부합니다.

참고로 위 상황은 실제 진료 일선에 있는 전공의(레지던트)들이 제보한 상황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무수히 많습니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한 인터넷 뉴스의 기사 중 일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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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의 A 공공병원에서 근무하는 정형외과 전공의 K씨는 “신포괄수가제는 병원과 의사로 하여금 최소한의 진료만 하라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일부 손목 골절의 경우 금속판을 대고 나사 박는데, 이때 들어가는 나사 하나 가격이 2만원 정도 한다. 나사 열개 정도가 필요한 환자에게 최소한으로 고정하라는 말도 들어봤다.”고 털어놨다. 

K 전공의는 “당연히 의료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신포괄수가제는 환자에게 최적이 아닌 최소의 진료만 하라고 강요하는 제도나 다름없다.”고 비난했다. 

앞서 사례와 같이 입원 환자의 협진도 문제로 지적됐다. 

지방 B 공공병원 외과 전공의는 “나이도 많고 술을 많이 드셔서 전반적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던 할아버지가 대퇴부 골절이 발생해 대퇴부 골절로 수술을 시행하였는데 며칠 지나 급성 폐렴이 발생해 내과로 전과했다.”며, “그런데 신포괄수가제도에서는 대퇴부 골절과 급성폐렴 중 한 가지 항목에 대해서만 병원이 치료하고 돈을 받을 수 있게 해놓았기 때문에 결국 우리 병원에서는 대퇴부 골절수술은 무료로 해준 셈이 됐다. 이후 우리병원에서는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들에게는 정형외과 수술을 기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포괄수가제가 공공병원 경영악화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 다른 지방 C 공공병원 관계자는 “최근 폐업 논란이 뜨거운 진주의료원의 적자가 심해진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신포괄수가제 시행을 통해 그나마 위태위태하던 의료원이 침몰된 것이다.”며, “신포괄수가제도 시행으로 인해 진료의 질이 떨어지고 환자 입장에서는 내가 내 돈내고도 좋은 치료를 못받는다고 생각하니 그 병원에 가려고 하겠는가. 당연히 인근 민간 의료기관을 찾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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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관계자의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보험정책과 관계자는 “신포괄수가제로 인해 경영에 손해가 난다는 이야기는 알고 있는데, 데이터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며, “병원이나 의료계가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하면서 문제를 지적하면 검토해볼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신포괄수가제가 최소의 진료만을 강요한다는 의료계의 주장에 대해서는 공공병원의 도덕성과 관련된 문제라고 일축했다. 

보험정책과 관계자는 “공공병원은 국ㆍ도비를 통해 여러 예산 지원을 받고 있다.”며, “경영적인 목적을 위해 비용을 절감하지 말라고 예산을 지원하는 것인데, 그렇게 하고 있다면 수가 탓이 아니라 도덕성이 이유일 것이다.”고 말했다. 

신포괄수가제의 전면 확대와 관련해서는 “아직 결정된 게 없어 말씀드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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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의료비의 설정 자체가 잘못되어 있는데 예산 책정이 똑바로 되겠습니까?


전국의 거의 모든 공공병원이 끝이 없는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데, 이들 기관이 모두 도덕성이 떨어져서 적자를 내고 있는 것일까요? 그렇다면 이번에 문을 닫은 진주의료원은 전국 공공병원 중 가장 도덕성이 낮은 곳이라 적자폭이 가장 커서 문을 닫은 것일까요?




가지 말라는 데 갔다가 인질이 된 사람들을 구출하는 데는 생명은 귀중한 것이라는 모토 아래 수억 수십억씩 쓰면서, 정작 생명과 가장 연관이 깊은 의료정책을 짜는 데는 왜 통계, 경제적 이유에만 집착을 할까요?


참 알수 없는 일 처리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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