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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치료란?
게시물ID : humorbest_69586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entist
추천 : 220
조회수 : 16534회
댓글수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6/15 09:50:52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6/14 18:36:17
치아는 그냥 돌덩어리가 아니라 돌덩어리 안에 살이 있습니다. 고기가 있다는 것이죠.
뼈 안에 골수가 있듯이, 치아 안에도 치아의 골수인 '치수'가 있습니다.

문제는 요 고깃덩어리인 치수를 세균들이 무지하게 좋아한다는 것이죠.
또한 치수는 구조적으로 면역력이 매우 약합니다.
왜 약하냐면 혈액이 출입하는 문이 무지막지하게 좁습니다.

그래서 치수가 괴사되어 고름이 생기면 빠져나갈 곳이 없기 때문에 엄청난 통증을 유발합니다.
고름이 안 빠지는 여드름 같은 거죠.

신경치료의 올바른 표현은 '근관치료'이며 일반적인 근관치료의 간단한 정의는
"근관내의 조직, 세균, 오염원 등을 최대한 제거하고, 생체친화적인 물질로 충전하는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얘기해서 치아 안의 고깃덩어리를 제거하고 제거된 공간을 그냥 두면 세균들이 침투하니까 다른 물질로 채우는 겁니다.

근데 이게 무지하게 어렵습니다. 왜 어렵냐
신경관(근관계)이 너무 좁고, 휘어있고, 복잡하게 생겼기 때문입니다.

Figure 1.jpg
6a01156e42deab970c014e864b2d9e970d-500wi.jpg

이런 식으로 생겨먹었습니다.

더 황당한 사실은 저걸 제거하는 행위를 사람의 입 안에서 해야한다는 것이죠 OTL(치아 빼서 하고 싶다)
또 큰 문제가 사람은 사랑니를 제외하고도 28개의 치아가 있고, 치아마다 1,2,3,4 그 이상의 신경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과,
신경치료가 엄청나게 자주하는 치료라는 것이죠 ㅜㅜ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는 보험이 됩니다. 외국에서는 대개 고가의 고급진료입니다.
왜냐하면 뽑아야 할 치아를 살리는 행위이며 고난도의 술식이기 때문에 고가입니다. 뽑고 임플란트 하는 것보다는 저렴하죠.
저렴한 걸 떠나서 살릴 수 있는 치아는 임플란트보다 좋습니다.
따라서 "신경치료했는데 몇만원이나 들었어, 돈 밖에 모르는 놈들" 이라고 하시면 정말 의욕 200% 상실입니다.
다른 보험 진료도 대부분 마찬가지이지만 신경치료는 특히 저렴하게 진료받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보험 진료의 진료비는 정해져 있습니다.


이제 신경치료의 치료 행위 순서를 최대한 단순하게 열거하겠습니다. 마취, 러버댐 등 생략

1. 구멍 뚫기(와동 형성)
크기변환_access.jpg

 시뻘건 치수를 제거하려면 어디로 제거할까요. 제거하려면 필연적으로 치아에 구멍을 커다랗게 뚫어야 합니다.
이 구멍을 뚫는 행위때문에 신경치료 후에는 보철물로 치아를 씌우셔야합니다. 신경치료하고 안 씌우면 치아가 쪼개집니다. 그럼 빼야하죠.

2. 고기 덩어리 제거(발수) or 고름 제거(배농)
pe.jpg

 신경이 아직 살아있다면 구멍을 뚫음과 동시에 시뻘건 선지가 나옵니다. 선지를 본 순간 치과의사는 약간의 안도를 합니다.
왜냐하면 치수가 어딨는지 감으로만 구멍을 뚫는 것이기 때문에 피를 보면 한단계는 완성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구멍을 정리하고 커다란 고깃덩어리부터 일단 제거합니다

3. 신경관 넓히기(근관성형)
wld.png

 어금니는 뿌리가 여러개입니다. 그 뿌리마다 신경관(근관)이 1,2개 아니면 그 이상 존재합니다. 그 구멍을 다 찾아야합니다.
구멍이 좁으면 입구가 거의 0.5mm도 안됩니다. 그걸 거울로 보면서 찾아야하죠. OTL 사실 감에 많이 의존합니다.
신경관을 하나라도 못찾으면 치료는 실패합니다. 아 울고싶다. 다행히 큰 문제없이 넘어가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어쨌든 다 찾아서 드릴(file)로 구멍을 넓혀야합니다. 이 때가 가장 어렵습니다. 너무 좁아서 드릴이 부러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뿌리 끝으로 갈수록 점점 좁아지는데 끝까지 넓혀야합니다. 그런데 또 뿌리 끝을 넘어가면 안됩니다 OTL
덜 들어갔다 or 넘어갔다 의 기준이 0.5mm 이하입니다.

4. 신경관 소독(근관세척)
naocl.png

 드릴로만 구멍을 만들면 잔존 치수나 오염원이 엄청나게 많이 남습니다
(치과에서 엄청이란? 1mg, 1mm 같은 것, 사람을 좀생이로 만듭니다)
기계적으로만 제거하면 절대 전부 제거할 수 없습니다. 이 때 마법의 물약을 사용합니다.
물약의 성분은 NaOCl 인데 이게 뭐냐하면 유한락스입니다. 네, 락스랑 똑같은 성분입니다.
락스에 고기를 담궈놓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녹아버립니다.
락스가 가끔씩 새어서 입안에 떨어지면 맛이 독합니다. 근데 미량 먹어도 별 상관은 없습니다. NaOCl 에서 O를 빼면 뭐죠? 네 소금입니다.
위로 들어가면 소금이 됩니다. 락스 말고도 다른 소독약도 있는데
저는 락스 위주로 소독합니다.

5. 신경관 충전
gp.jpg
root-canal-filling.gif

 Gutta-percha 라는 이상한 이름의 물질이 있습니다.가타퍼차;;; 고무 같은 놈인데 나무 수액이 성분입니다. 골프공 속에도 넣고 하여튼 그런 물질인데
인체와 반응하지 않습니다. 생체친화적이죠.
이 놈을 빈 공간에 채워넣습니다. 빈 공간을 그대로 두면 세균이 다시 들어오겠죠.
전체 근관치료에서는 중요성이 약한 편이지만,
X-ray에 이 놈이 보이기 때문에 근관치료의 완료를 판단을 할 수 있는 주된 행위입니다.


신경치료는 받고 나서 일시적으로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드릴로 구멍 뚫고, 락스를 부어대니 일시적으로 자극을 받아서 입니다.
이때 치과의사에게 " 치료를 받았는데 왜 더 아프냐, 신경 다 죽인거 맞냐?" 라고 하시면 그냥 막 슬프고 그럽니다.
조금만 여유를 가져주세요.



신경치료를 받으시는 분들은, 신경치료가 무슨 치료인지 자세히는 몰라도 대충은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야 치료하는 사람이나 치료받는 사람이나 편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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