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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친이랑...
게시물ID : humorbest_7292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Love_Eraser
추천 : 79
조회수 : 4223회
댓글수 : 1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4/12/05 20:55:38
원본글 작성시간 : 2004/12/05 18:14:17
방금 전 게임방에서 있었던 일이다. 



구석에 처박혀 무료하게 웃자를 뒤적이고 있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초딩 두 명이 들어왔다. 

대충 5,6학년 쯤 되어보였다. 



내가 개의치 않고 싱하형의 

"형이 다 생각이 있어서 패는 거다"등의 

싱하어록을 보며 

혼자 졸라게 처웃고 있으려니... 

그 초딩들이 내 옆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말로만 듣던 락커 초딩, 

즉 졸라 시끄러운 놈들이 아닐까, 하고 잠시 염려했지만 

예상외로 그들은 조용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윽고 그 초딩들의 대화가 시작되었고 

그 녀석들의 목소리가 꽤나 큰 탓에 

얼떨결에 난 그들의 대화를 엿듣게 되었다. 



좀 어리버리하게 생긴 녀석이 

먼저 말을 꺼냈다. 



어리버리초딩 : 너 시골 안 가고 혼자 집에서 뭐했냐? 



그러자 그 옆에 앉은 좀 놀게 생긴 녀석이 대답했고... 

그 순간 멍청한 표정으로 그들의 대화를 엿들고 있던 난 

경악에 휩싸였다. 




놀게생긴초딩 : 집에서 여친이랑 존나 했지, 뭐. 


나 : 컥. 




.......... 


여친이랑 존나 했다니... 


뭘 존나 했다는 거지? 


설마.... '응응?' 


요즘 초딩이 무섭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 


실제로 그럴 줄이야.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한 충격에 휩싸여 있는 내 귓가에 

다시 그 초딩들의 대화가 울려퍼졌다. 




어리버리초딩 : 아, 씨바. 존나 부럽다. 내 여친은 하기 싫다던데.. 

놀게생긴초딩 : 잘 꼬셔봐. 한번 해보면 그때부터는 먼저 하자고 그럴 걸? 




... 

설마 저 좀만한 초딩녀석이... 

여자가 먼저 하자고 달려들게 할 정도의 테크닉을 겸비했단 말인가. 

어쩐지 생긴 것부터가 예사롭지 않더라니... 

난 거듭되는 충격에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다. 



그 초딩들은 대화를 끊고 다시 게임에 몰두했고 

난 한참동안이나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나 : .... 




자라나는 새싹들이 저렇다면 

장차 우리나라의 미래는 누가 책임진단 말인가. 



연장자로서 그 녀석들에게 

따끔하게 한마디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난 짐짓 목소리를 낮게 깔며 초딩들을 불렀다. 




나 : 애들아. 




초딩들은 귀찮다는 듯 

고개도 안 돌리고 대꾸했다. 




초딩들 : 예? 왜요? 

나 : 너희들 아직 어린 것 같은데 벌써부터 그러면 안되지. 

초딩들 : 뭘요? 




초딩들은 짜증난다는 듯이 인상을 잔뜩 지푸리며 건성으로 대꾸했다. 

나는 점잖은 어조로 그 녀석들을 타이르기 시작했고 

뒷자리에 앉아있던 어느 숙녀분께서도 

내 말에 귀를 기울이는 듯 했다. 




나 : 미안하지만 니네 대화를 엿들었거든. 여친이랑 그걸 존나 했다며? 

니가 아무리 그걸 잘해도 그렇지... 니네들 나이에 그러면 안되잖아. 

더 나이를 먹으면 충분.... 




갑자기 놀게생긴초딩이 끼어들며 

내 말을 막았다. 




놀게생긴초딩 : 그거 전체이용간데요? 




전체이용가라니? 

언제부터 '응응'이 19세이상 전용에서 

전체이용가로 하향조정 되었단 말인가-_- 




나 : 응? 전체이용가라니? 

놀게생긴초딩 : 카트 전체이용가라구요. 

나 : 응? 카트? 

놀게생긴초딩 : 예, 카트라이더요. 레이싱게임 몰라요? 

나 : 아...여자친구랑 했다는 게 게임이었어? 

놀게생긴초딩: 네. 




그 놀게생긴초딩은 

똘망똘망한 눈망울을 빛내며 

내게 물었다. 




놀게생긴초딩 : 예. 형은 뭐 말한건데요? 

나 : ..... 




순식간에 난 초딩들의 순수한 대화를 

변태스럽게 해석해버린 싸이코가 되었다. 



뒷자리에서 지켜보고 있던 

그 숙녀분은 애써 웃음을 참는 표정이더니, 

곧 킥킥대며 소리내어 웃기 시작했다. 



나 : ....(ㅆㅂ) 

초딩들 : 형은 뭐 말한거냐니까요? 

나 : 아니다. 게임 열심히 해라-_-;; 




난 그렇게 한마디만을 남긴 채 

서둘러 게임방을 빠져 나왔다. 




카트라이더... 

여자친구가 먼저 하자고 달려들 정도로 재밌단 말인가-_-; 

잊지 않겠다-

p.s 풀빵닷컴에서 퍼왔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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