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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탕을 드시겠습니까? <민트맛> -1-
게시물ID : humorbest_7457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단호한호박씨
추천 : 48
조회수 : 6723회
댓글수 : 2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9/09 11:42:15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9/07 21:55:24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WW7iB
 
 
 
저도 한번 써보고 싶어졌네요. 못써두 뭐라 하지말아주시길 ㅜㅜ
 
151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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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이 심심하지는 않으신가요?"
 
갑자기 뒤에서 들려온 소리에 나는 고개를 돌려 뒤쪽을 바라보았다. 젊은 여성. 후드를 깊게 눌러써서 성별을 구분할수 없을것 같았지만, 후드 사이로 삐져나온 긴 머리칼이 말을 건 사람이 여자임을 짐작하게 하였다. 뜬금없이 말을 건 그녀에게 뭐라 할지 고민하던중 그녀는 슬적 손을 내밀었다. 뭐지? 의아해하고 있을때, 그녀가 손을 펼쳤다. 손 위에는 민트색 사탕이 있었다. 나보고 먹으라는건가? 무슨행동을 해야할까, 그냥 무심한듯 시크하게 무시하고 갈길을 걸어갈까? 안그래도 바쁜데 이런데서 지체할시간은 없는데. 별가지 생각이 머릿속에서 멤돌때, 여자가 나에게 말했다.
 
"이거면 당신의 고민도 해결될거에요."
 
내 고민? 무슨소리를 하는건지 이해할수 없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고민은 지금 딱 하나. 급하게 해결해야할 미팅에 가는것이었다. 이 여자가 날 붙잡지 않는다면 지금이라도 한시바삐 걸어가야할 길이었다. 그 고민을 말하는것일까? 알지는 못했지만 일단 나는 그냥 무시하고 지나치기에는 그 여자가 알수없는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기 때문에 몸을 돌려 제대로 여자의 손에 든 민트색 사탕을 바라보았다. 여자는 그 모습을 보고 뭐가 그리 즐거운지 웃었다. 나는 그런 그녀에게 찝찝함을 느끼면서도 질문했다.
 
"이게 뭐길래 제 고민을 해결할수 있다는거죠?"
 
여자는 방긋 웃으며(실제로 입가는 보이지 않았지만)사탕을 가리키고 말했다.
 
"이 사탕을 먹으면 24시간동안 3번, 단 3번. 상대의 생각을 읽을수 있어요."
"생각을 읽는다?"
"예. 읽고싶은 상대의 손을 만지면 생각을 읽을 수 있죠."
 
이건 소위 말하는 초능력을 말하는걸까? 상대의 기억을 읽는다는것은 확실히 내게 꼭 필요한 능력이기는 하다. 하지만 어째서 나에게? 이유를 물었지만 여자는 길게 말하지 않았다.
 
"안심하고 드셔보세요. 단, 하루에 두알이상은 안돼요. 이것만 명심하세요."
 
그 말을 마치고, 여자는 내 손을 쥐고 손에 사탕한알과 민트색 봉지를 건네 주었다. 그리고 후드를 매만지며 나를 바라보며, 내가 가는길의 반대방향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런 여자를 바라보던 나는 아차 싶은 나머지 손목시계를 바라보았다. 늦었다! 미팅시간을 오바했다. 쓸데없는 이야기를 듣느라 계약을 실패할지도 모른다! 그런생각이 머리속에 미치자 나는 손에 든 봉지를 주머니에 쑤셔넣고 달렸다. 그리고 쥐고있던 민트색 사탕은 입에 넣으면서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했다. 정말 생각을 읽을수 있는 능력을 얻게 되든지 아니든지, 별 상관없다. 나는 지금 내 일에 최선을 다하면 되는것이다!
 
 
 
 
 
 
 
 "지금 몇시인지는 아시는 건가요?"
"죄…죄송합니다! 많이 기다리셨죠?"
"이런식으로 약속을 어기면 신용이 떨어집니다만…."
"걱정마십시오.곧바로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다급히 건물에 들어와 다수의 사람들 앞에 섰다. 헉헉대며 숨을 가쁘게 쉬었지만 그 사람들에게는 그런 모습따위 보이지 않겠지. 아니 오히려 더 잘 보일지도. 나는 다급히 서류가방을 열고 서류들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그리고 곧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했다.
 
"그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본 업무에서 중요사항을 정리하여……."
 
 
 
 
 
 "제기랄!"
 
이렇게 될거라고는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일어나버리니 절망스럽기가 그지 없었다. 계약은 실패했다. 프리젠테이션은 완벽했지만 그 지각이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했었던것같았다. 힘들게 준비한 프로젝트를 이렇게 어이없게 망쳐버리다니…욕지거리를 내뱉고 싶었지만 꾹 참았다. 그리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그 후드의 여자를 생각했다. 왜 나에게 말을 걸어서 이딴 쓰레기같은 상황을 만들게 한거지? 왜 나한테 찾아와서 쓸데없는 소리를 내뱉은거지? 결국 생각을 읽으니 뭐니 내 고민을 해결하니 뭐니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실 그도 그럴까. 그 여편내가 내게 말을 걸지 않았으면 그건 고민거리에 속할것도 아니었으니까! 나는 마음속으로 욕하며 터벅터벅 길을 걸었다. 직장회사에 도착했지만 내 마음은 편찮지 못했다. 프로젝트는 완전 초전박살. 기대하고 있던 상사와 후배들에게는 무슨말을 꺼내야할지 침을 꿀꺽 삼키며 회사문을 열고 엘레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엘레베이터가 도착하고 내가 근무하는 해당 층으로 올라갔다. 일 하고 있던 사람들은 내가 도착하자 반기며 맞았다. 물론 나는 그들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볼수 없었다.
 
"어땠어?"
 
상사가 말했다. 역시나 그는 엄청난 기대를 하고 있었던거겠지. 말할 엄두조차 나지 않지만 애써 입밖으로 실패사실을 알린다.
분위기가 안좋다. 주변이 싸늘해지고 차가운 눈길이 느껴지는듯하다. 상사는 대수롭지 않게 웃었다.
 
"하하 괜찮아. 어쩔수 없지. 살다보면 이런날도 있는거야. 아, 커피 마실래?"
 
그렇게 말하며, 차갑게 식은 캔커피 나에게 건네었다. 어라, 괜찮은건가? 꽤 중요한 프로젝터였던걸로 기억하는데? 나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상사가 건네준 캔커피를 잡았다. 그때, 상사와 손이 마주치며 내 머릿속으로 어떤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제기랄! 뭐하지는거야? 늦게 도착하는바람에 프로젝트를 실패했다고? 그딴 쓰레기같은 변명이 통할거라고 생각하는건가 이 자식은? 넌 모가지야 이새끼야!'
 
주춤했다. 머릿속에 울려퍼지는 쓰디쓴 폭로의 소리가 내 머리를 강타했다. 내 얼굴은 그와 동시에 굳어버렸지만 상사는 그 모습을 보지 못한걸까 계속 빙긋이 웃을뿐이었다. 손은 아직 떨어지지 않았다.
 
'이번 프로젝트가 어떤 프로젝트인지 알고 이자식은 지각따위를 한건가? 네놈이 지금 우리모두를 말아먹으려고 작정을 했구나? 하, 이번건은 상부에 아주 잘 보고해 주도록하지!'
 
고통스런 감각이 머릿속을 지배했다. 이 고통은 과연 무슨 고통일까? 내가 능력을 사용해서 느끼는 고통? 아니면 거칠고 무자비한 독설때문에 느끼는 고통? 알수는 없었지만 나는 더 이상 그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기에 캔커피를 받아들고 상사에게서 멀어졌다. 뒤에서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지만 굳이 뒤돌아보지 않고 내 자리로 걸어갔다.
 
"…제기랄."
"선배?"
 
자리에 걸터앉아 캔커피를 본체위에 올려놓았을때 뒤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후배다. 몇달전에 새로들어온 신입이기도 하며, 내 직속후배 이기도 한 녀석. 눈가를 찌푸린채 내 분위기를 살피는 그녀를 바라보다 나는 허망한듯 피식 웃어버렸다. 뭘까, 이건. 힘들다는 감각이 온몸을 지배하기에 앞서, 그녀 또한 나를 증오하거나 그러진 않을까하는 생각이 먼저 머리에 떠올랐다. 그녀는 이상하다는듯이 나를 바라보고 말했다.
 
"왜그래요, 선배? 아파요?"
"…딱히 그런건아냐. 걱정해주는거야?"
"에에…선배가 그러니까 이상해서요. 우리 회사 엘리트가 왜이리 힘이 없어요?"
"엘리트는 무슨, 짤리게 생겼는데."
"네? 부장님은 별거 아니라는데요?"
"별거 아닐리가 있냐!"
 
나도 모르게 빽 소리를 질렀지만 그녀는 별 상관 하지 않는다는듯이 이상하다 라고 할 뿐이었다. 괜한 성질을 왜 부리고 있냐, 나는. 그녀는 옆자리에 앉으며 내 얼굴을 살피기 시작했다. 뭘 그렇게 보냐. 옆을 돌아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아쉬움이 느껴졌다. 내가 이 일에 실패하지만 안았어도….안았어도? 뭐지? 그 다음에 무슨말을 하려던거야? 사실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는다. 굳이 그럴필요도 없고 나는 이제 더 이상 여기에 관여해서는 안되니까. 짤릴텐데 뭐 제기랄. 그녀는 그런 내 기분은 하나도 모르는것인지 어처구니 없는소리를 늘어놓았다.
 
"선배,선배."
"왜."
"수수께끼 하나 들어볼래요?"
"그럴시간 없…뭔데."
 
시간이 없기는 개뿔. 이제 남아도는게 시간이다 제기랄. 그녀는 큼큼거리며 헛기침을 하더니 손가락을 치켜들고 말했다.
 
"태양이뜨고 달이뜰때, 바람은 동쪽을 향해 분다. 사막에는 차디찬바람이, 얼음위에는 털복숭이가, 그럼 나무위에는?"
"뭐야 그게?"
"나무위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뜬금없다. 이녀석 무슨소리를 하는거지? 일단 문제니만큼 풀 수는 있겠지. 곰곰히 생각해보기로 했다.
태양이 뜨고 달이 뜰때, 바람은 동쪽을 향해 분다. 사막에는 차디찬 바람이. 얼음위에는 털 복숭이가. 나무위에는? 뭐지 이 얼토당토 않는 이야기는? 일단 첫번째 구절. 태양이 뜨고 달이 뜬다. 이건 무슨뜻이지? 하루를 나타내는건가? 24시간 하루에는 태양도뜨고 달도 뜨지. 아니 잠시만, 태양이 떴을때 달도 떠있지 않던가? 태양빛에 의해 보이지 않는다고 알고있는데…뭐 그렇게 깊게 생각할 필요는 없겠지. 일단 패스. 바람은 동쪽을 향해 분다. 동쪽을 향해 부는거니까 서풍인가. 으음… 사막에는 차디찬 바람. 바람은 원래 차지 않던가? 얼음위에는 털 복숭이가. 털 복숭이? 원숭이를 말하는건가. 아니 꼭 원숭이만 털 복숭이 인것은 아니잖아? 나무 위… 나무 위… 뭘까.
 그렇게 고민 하는 나를 즐겁게 쳐다보는 후배녀석. 눈을 찌푸리면서 녀석을 바라보았다.
 
"정답이 뭐야?"
"맞춰봐요~. 시간은 많이 있으니깐."
"그냥 알려주지 그래."
"안돼요. 그럼 수수깨끼가 아니잖아. 저는 점심이나 먹고 올게요."
"점심…"
 
그러고보니 나도 배고파오기 시작했다. 참…그런일을 벌여놓고서 배는 고프다니 나도 결국엔 사람이라는걸까. 나는 일어서는 그녀를 따라 일어나며 그녀에게 말했다.
 
"같이먹자."
"엑."
"엑? 뭐야 싫은거야?"
"네. 어색해요."
"…그냥 밥만 같이 먹자는건데 왜?"
"저리가요."
 
투닥거리며 그녀는 엘레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키득거리며 손을 휘젓는 그녀를 바라보며 나는 휘젓지 말라고 말하며 그녀가 내지르는 손을 막았다.
 
'━잖아요.'
 
'어?'
 
투닥거리는 후배의 손이 스쳐 지나갔을때, 머릿속에 무엇인가가 울려퍼졌다. 분명 후배녀석의 생각을 읽은것이겠지. 그런데 뭐라고 했지? 제길 제대로 듣지 못했구만. 하루에 단 3번밖에 못쓰는기회가 그렇게 한번 허망하게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상하게도 별로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곧 이어 엘레베이터가 도착하고 문이 열렸다. 그녀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탔고, 나 또한 그녀를 따라 엘레베이터에 올라탔다.
 그리고 나는, 빌딩을 나섰고 후배녀석이 낸 수수깨끼를 뒷전으로 집어넣은채 또 다른 생각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그건 비단 나뿐만은 아닐것이다. 나 뿐만이 그 또다른생각을 한것은 아닐것이다. 왜냐하면 이런 '사건'이 일어난다면 나 이외에도 여러사람이 생각할법한 생각이니까.
빌딩을 나선직후, 나는 보았다. 나뿐만이 아니다. 나와 같이 걷던 후배녀석도 보았다. 우리 둘은 굳은채로 그 장면을 바라보았고, 그것은 나와 후배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던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쓰러져 있는사람. 길가에 너부러져 배에서 피를 흘리고 있는 사람이 그곳에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와 후배가 잘 아는사람이었다.
 
"부장님!"
 
빌딩 앞에서 배를 움켜쥔채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그 사람은 나의 직장 상사이자, 방금전까지 나를 속에서 까내리던, 부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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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어? 잠깐만 뭐지. 왜 나는 미스터리추리소설을 쓰고 앉았지. 그리고 왜이리 길어진거지? 모르겠다만, 일단 한번 이왕 시작한거 스토리가 머릿속에서 숨품숨풍나오는 관계로 다음이야기(사실 팔이 아파서…)를 빠른 시일내에 작성하겠슴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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