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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하는 세대, 득도하는 세대
게시물ID : humorbest_7467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포스테크
추천 : 77
조회수 : 4997회
댓글수 : 2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9/11 14:52:46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9/10 12:39:28
주의: 이 글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며, 충분하게 다듬어지지 않았고(그랬다면 사설란에 응모했겠죠), 조금 염세적인 의견입니다.




사토리세대.jpg

 사토리(득도) 세대라는 말은 올해 초 일본의 아사히 신문에서 처음 사용됐습니다. 80~90년대생 청년들을 지칭하는 말인데요, 이들은 명품이나 자동차, 해외여행같은 큰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 그저 먹고살만한 돈 이외에는 큰 욕심이 없다고 합니다. 출세조차 그들의 관심 밖입니다. 그저 자신들의 수준에서 소소한 즐거움에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거죠. 득도라도 한 듯한 이들의 모습이 사토리 세대라는 단어의 가장 큰 유래일 것입니다.

 사토리 세대는 여러모로 보아 초식남과 건어물녀가 발전된 형태입니다. 해외여행도, 유학도, 차도, 심지어 연애조차 관심이 없다는 초식남&건어물녀의 특성이 점점 확고해져서 이제는 일본 젊은층의 대표적인 특성으로 자리잡은 것이겠죠. 따라서 이 현상의 원인도 초식남&건어물녀의 발생 원인과 크게 다르지 않을겁니다. '잃어버린 20년'이란 긴 불황 속에서 성장하면서 물질적 풍요에 집착하지 않는거죠. 자발적인 현상은 아닙니다. 자살을 진지하게 고민한 일본의 20대 청년은 28%에 달한다고하니 조금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자살과 포기 사이에서 고민하는 비참한 현실이라 할 수 있겠죠.  [1] [2]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흔히 삼포세대로 부르죠. 연예, 결혼, 출산을 포기한 세대라는 뜻입니다. 이들 역시 80~90년대에 태어났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고용불안, 대학등록금, 고물가가 만들어낸 세대입니다. 아직 삼포세대가 물질적 풍요와 출세조차 포기했다는 평가는 없습니다만 공무원이 20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 중 하나고, 창업같은 모험을 기피하며, 빚에 시달려 소비를 줄인다는 현상은 일본의 사토리 세대와 전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아마 몇 년 안에 사토리 세대같이 이들의 특징까지 포함된 패키지 진단명이 나오겠지요. [3]




 
 국가와 기업 측면에서 이는 절대로 바람직한 현상이 아닙니다. 젊은층이 소비를 줄이고 출산을 포기하면 국가와 기업 경영에 큰 타격을 줍니다. 매출이 줄어들고, 세수가 줄고, 고령인구 비율이 올라가면서 정부의 재정상태가 악화됩니다. 때문에 사회에서는 이를 큰 문제로 다룹니다. 특히  80년대의 고도성장기를 겪으며 성장했고 현재 사회의 주도층으로 자리잡은 중장년층은 이러한 세대를 두고 무기력하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하죠.





 하지만 앞으로 이 현상은 지속될껍니다. 오히려 이들이 미래에 가장 잘 적응한 부류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학자들은 미래의 경제상황을 상당히 부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어느 순간 브릭스를 비롯한 신흥시장에 대한 장밋빛 기사가 신문에서 사라진 것을 기억하실껍니다. 왜냐고요? 중국을 제외한 국가들이 기대치만큼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브릭스를 대체한다면서 남미, 동유럽,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거론됬습니다만 브릭스의 선례도 있거니와, 2008년 이후 세계금융시장이 경색된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의 발전 전망도 불투명한 것이 현실입니다. [4] 

 조금 더 절망적인 전망도 있습니다.

  국가들의 부채가 전 세계를 뒤흔들 핵폭탄급 시한폭탄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크래시코스같은 책이 그러하죠. 현재의 경제 시스템은 언제나 성장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과연 그것이 가능하냐는 질문이죠. 복리의 힘이란건데, 뭐든지 5%씩만 증가하면 약 14년 후에는 원래의 두 배가 됩니다. GDP도 그렇고, 빚도 그렇습니다. 우리나라 GDP가 1조 달러가 넘는데, 국민들이 원하는것처럼 5%씩 GDP가 성장하면 14년 후에는 GDP가 2조 달러가 되야합니다. 인플레이션을 제외하고도요. 14년만에 그게 가능할까요? 따라서 앞으로의 경제는 제로성장, 저성장이 메인이 될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2008년 이후로 이 단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 시스템은 플러스 성장을 자연스러운 상황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빚으로 이를 유지하고있으나 언젠간 반드시 터진다는게 이 학자들의 핵심 주장입니다. 왜냐? 빚도 5%씩 이자내면 14년만에 원금의 두배가 되걸랑요. 하지만 전 세계는 2차세계대전 이후로 몇 번의 위기만 제외하면 언제나 성장해왔죠. 그동안 이자로 낸 돈(상당수가 미국 정부가 찍어낸 돈)만 해도 엄청난 양일겁니다. [5]




 사토리 세대, 삼포세대는 이러한 미래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세대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그러한 미래가 우리 옆에 와서 이미 적응하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죠.

 재미있는게, 21세기 들어와서 가장 크게 각광받는 심리학 분야 중 하나가 행복 심리학이라고 합니다. 이전까지의 심리학은 어딘가 불안정하고 비정상적인 상태를 치료하기 위해 연구해왔다면, 21세기 이후의 심리학은 인간이 어떻게 해야 가장 큰 행복을 느끼는가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사토리 세대가 바로 그 행복 심리학대로 삶을 사는 세대일껍니다. 허황된 꿈보다는 내 현실에 맞게, 주제에 맞게, 출세나 해외여행같은 엄청난 것이 아니라 일상의 소소한 행복만으로 만족하며 살아가는게 우리의 멘탈건강에 좋다잖습니까. 


 한국의 자살률이 8년째 OECD 국가 중 1위라고 합니다. 청소년 자살률은 5위이고, 그 증가율은 2위라고 하고요. 청소년은 진학 때문에, 장년층은 경제 문제때문에 목숨을 끊습니다. [6] 행복 심리학을 야매로 접목시켜보면 해결책은 크게 두가지입니다. 원하는걸 이루거나, 원하는걸 포기하던가. 자살과 해탈 사이에서 고민하는 우울한 미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위 이야기가 현실이 된다면 해탈이 자연스러운 사회 현상이 되겠지만요.

앞으로의 현실은 더욱 힘들어질테니 미리미리 준비하는게 나을지도 모르겠군요.





주의: 이 글은 저의 개인적인 생각이며, 충분하게 다듬어지지 않았고(그랬다면 사설란에 응모했겠죠), 조금 염세적인 의견입니다.




[1] 네이버 지식백과, 사토리세대
[2] 매일경제 [청소년 10% "자살생각한다"…일본은 더 심해]
[3] 위키피디아, 삼포세대
[4] 시사IN LIVE [이머징 마켓의 추락, '세계경제의 대전환기']
[5] 내일신문 [[주말을 여는 책 l '크래시코스'] '미국판 미네르바'의 경고]
[6] 연합뉴스 [<액티스>위기의 중년…40-50대 자살 '빨간불']





요약:
 젊은층이 무기력을 넘어 득도의 수준에 오를 정도가 됐고
 앞으로 한동안 그럴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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