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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에 간 효소제품에 대한 전공자의 넋두리
게시물ID : humorbest_75197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교학생
추천 : 79
조회수 : 6817회
댓글수 : 3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09/21 16:47:27
원본글 작성시간 : 2013/09/20 22:41:05
학부에서 식품영양쪽 전공으로 졸업 후 효소쪽 전공으로 대학원에서 공부중인 대학원생입니다.

과게에서 오랜만에 효소에 관한 내용으로 베오베에 간 김에 글을 써 봅니다.


1. 언론에서 말하는 효소

크게 두 가지로 보입니다.

1_1. 당장절임식품

우리 어머님들이 담그시던 매실액기스가 대표적입니다.

온갖 과실들에 설탕을 50%에 가까이 첨가한 후 삭혀서 먹는 음식이지요.

수분에는 크게 자유수와 결합수가 있습니다.

어느 염과도 결합하지않고 자유롭게 물 상태로만 있는것이 자유수, 나트륨이나 당과같은 물질들과 결합해있는 물이 결합수입니다.

미생물은 자유수만 생존에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바닷물 마시면 사람이 탈수로 죽는것도 이와 같은 원리라고 보시면 됩니다.)

과실에 설탕을 과량 쏟아붓게되면 과실내의 수분이 과실 밖으로 용출되면서 설탕과 결합하게됩니다.

이 과정에서 과실들이 쭈글쭈글하게 쭈글이가 되고 설탕을 물에 녹아서 찐득한 상태로 변합니다.

그 후에 삭히는(발효되는)과정에서 과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있는 효소에의해 상온에서 포도당+과당의 결합체인 설탕이 포도당과 과당으로 각각 분리되게 됩니다.

결국 우리가 먹는 과실 특유의 새콤함과 (과실유래의)과당+(설탕유래의)과당+(설탕유래의)포도당에의한 달달함이 잘 조화된 액기스가 만들어집니다.

언론에선 이를 '효소'라며 떠들곤 합니다. (이 삭히는 과정과 체내 섭취과정-위산-에서 과실유래 효소는 활성을 잃게됩니다.)

이 대표적인 기능이 '피로회복'과 '소화기능 개선'입니다.

1_2. 약초발효식품

가끔 홈쇼핑등을 보면 산약초등을 발효시킨 제품을 '효소'라고 판매하곤 합니다. (콩 등의 곡물발효품도 포함시켜서 말하겠습니다.)

우리네 조상들은 꽤 오래전부터 발효식품들을 드셔왔습니다.

이 발효식품을 분말로 만들어서 판매하는게 이 '효소'제품입니다.

이는 실제 미생물 유래 효소에 의해 분해되거나 합성된 기능성 제품이 맞을겁니다. (모든 제품을 확인하지도 못하였으나, 기본적으로 콩이나 산야초등을 발효시키면 인체에 유익한 기능을 나타내는 생성물이 만들어지곤 합니다.)

거기에 미생물 유래 효소가 포함되어있을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다만 자연접종을 통한 발효식품이기에 발효과정과 분말가공과정에서 대부분의 효소들이 활성을 잃게 됩니다. (활성을 잃은 효소는 활성을 다시 찾을수 없습니다.)

2. 허구

2_1. 당장절임식품

언론이 말하는 '효소'가 실제 효소가 아님은 위에서 설명했습니다.

언론에서 말하는 '피로회복'과 '소화능력개선'이 왜 허구인지 간략히 설명하겠습니다.

사람은 거의 전부라 해도 무리가 없을정도로 포도당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합니다.

과실 내 효소가 설탕을 잘라서 포도당을 만들고, 그걸 사람이 먹게되면 순간적으로 힘이 나는 듯 합니다.

또한 탄수화물의 최소단위로 잘렸으니 '소화'의 단계를 거칠 필요가 없으니 소화기능도 개선되는 것 처럼 보이겠지요.

그냥 이슈가 필요한 언론의 입방정때문에 일반 시청자들이 잘못된 정보를 얻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_2. 약초발효식품

분명히 효소가 포함되어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온에서 배양이 가능한 미생물의 경우 위산을 견딜 수 없고(H. pyrori는 예외입니다.), 이런 미생물 유래의 효소들도 위산을 버티지 못합니다.

결국 발효식품 건조분말을 섭취해도 이 효소들이 살아갈 확률이 0에 수렴합니다.

또한 이 효소라는것들은 단독으로 작용하기에는 생각보다 까다롭기때문에 장내에 다른 미생물균총에의해 그 작용이 방해받습니다.

결론적으로 완전한 허구 혹은 사기는 아니지만, 일반인들의 정보적 헛점을 노린 상술일 뿐입니다.

일반 청국장 가루가 키로에 만원이라면 여기에 '효소'란 글자만 첨가한 후 키로에 10만원에 파는 행위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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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임에도 출근하는 *같은 생활이지만, 퇴근 후에 소주한잔 하면서 베오베를 읽다보니 불타는 손가락을 어찌할 수 없어 이렇게 써 봅니다.

궁금한 내용은 답글을 달아주시면 자기전까진 무한도전 보면서 틈틈히 읽고 답하겠습니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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