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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진료도 관심가져주세요....제발
게시물ID : humorbest_7961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trimtree
추천 : 75
조회수 : 3086회
댓글수 : 8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12/10 14:30:49
원본글 작성시간 : 2013/12/09 17:50:49
내과 봉직의 입니다.
대개 환자들이 60세 전후,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대부분인데....
오늘 한분이 묻습니다...
"원격진료 되면 여기도 약 전화로 주는거죠?"
 
전 류마티스관절염을 보고, 골다공증이나 통풍,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도 보고있습니다.
대개 진단과 치료에 초음파를 같이 하고있고.... 진료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점점 생각하고있는 한명입니다.
 
원격진료가 제게 적용되면 어떻게 될까요? 현재 상황을 고려해서 설명을 드려보려구요...
 
1) 우선 많은환자들이 인터넷이나 지인에게 들은 정보로 본인의 증상을 지레 짐작하고 미리 원인과 치료를 생각하고 오시는경우가 많습니다.
이게 장점일수도, 단점일수도 있습니다. 장점은 설명을 드리면 쉽게 이해하시는 경우도 많고....하지만... 단점이 좀더 많습니다.
무작위적이고 잘걸러지지않은 정보이다보니, 오해를 많이하고 오시고, 의사의 설명및 진단과 평행선을 달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손이 좀 뻣뻣하니 류마티스 관절염이다....고 오시는 많은 분들... 류마티스가 아님을 설명드리는게 90%이상의 진료내용입니다.
또는 갑자기 무릎이 1일전 부어서 내원한 환자들.... 본인이 통풍으로 진단을 해오시는데.... 마찬가지입니다.
루푸스란 좀 드문 병은 더 힘들어집니다... 진단기준이 너무 많은데...이게 하나하나 보다보면 다 자기 얘기거든요...
--> 하고 싶은 말은 보고, 만져보고, 부었는지, 압통이 있는지, 인대염증은 아닌지..... 좀 안맞는 경운 어려운 정형외과적 test도 손으로 해봐야하는데...
이게 안됩니다...
아... 초진환자는 원격진료가 아니라구요? 근데... 근골격계 질환의 환자들은 단순히 퇴행성 관절염이다가도 반월상연골판의 손상이 심해져서 통증이 심한경우, 염증이 주가되는경우, 뒤에 물혹이 잡힌경우... 매번 진료할때마다 새로이 진단을 해야하는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환자들은 똑같이 무릎이 아픈데... 막상 진찰을 해보면... 다른이유들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2) 간간히 내과환자도 보는데요...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께서도 의사가 청진하거나 배를 만져보거나, 혈압을 재거나 혈당 수치를 재거나...
의미가 없다고 생각들 많이 드시죠? 100% 의사들 책임입니다.... 어짜피 똑같은/비슷한약을 줄꺼면서 왜 진찰을하는지, 왜 혈압,혈당을 재는지...
설명도 또 정성도 부족했죠...근데 의사들마다 하는얘기가 있는데...."매번 청진 열심히 하다가 딱 한환자 깜빡했는데... 천식이 완전심했다..." 등등.
나쁜걸 거르려고 하는거예요... 그런 신체 진찰에서 이상이 없었으면 정말 다행인거예요....
--> 대개는 만성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하게될텐데.... 의사들이 진료차트를 레지던트때 쓸때...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적는 곳과.... 의사가 문진또는 진찰해서 쓰는 곳이 따로 있습니다.
원격진료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과 의사가 말로 물어봐서 알수있는 것만을 체크할수 있겠죠....
아마도 10에 9명은 아무이상 없을꺼예요... 그런데... 그한명은 죽을수도 있어요... 놓쳐진것때문에
그런데... 책임은 대면진료를 할때와 동등하게 지게됩니다.... 의사들은 거부할수밖에 없을듯...
 
3) 의사와 환자 사이에도 궁합이 있어요.... 라포라고.... 서로간에 신뢰하고 의지하며 같이 나이들어 가는거.... 많은 내과의사들이 이런것 꿈꿉니다.
적어도 전....
아줌마 아저씨드리 많으니 주로 하는얘기가... 특히 아줌마들은... 며느리가 김장 안도와줘서 어깨가 아프다..^^
아들 결혼식이라서 그 안에 무릎이 나아야한다...
아저씨가 술을 너무 많이 먹어서 매일 싸운다...그래서 잠도 안오고 더아프다...
젊은 환자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하고, 결혼한다고 청첩장 가져옵니다... 그리고 아프지만 경제적사정으로 일을 해야하니 소견서좀 잘 써주시면 안되겠냐... 아저씨 바람핀거부터 술을 얼마나 먹는지, 사이가 좋은지, 아들은 몇명인지... 진료시간에 이런얘기 많이하고.. 또 잊지 않으려고 차트에 써두기도 하죠....
--> 화상으로 환자와의 신뢰를 쌓을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이런 얘길 화상으론 할수 없을테니요...
 
4) 많이들 주치의가 있었으면 하시죠? 저도 그랬었습니다.... 또 많은 의료학자들이 하는 주장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개인의원들이 제 역할을 못했기에 많이 반성해야겠죠...
하지만... 정말로요.... 원격진료가 되면 환자들은 어디로 갈까요? 멀리멀리 좋다는 대학병원, 큰병원으로 가시겠죠...
주치의 역할을 하고자하는 개인의원이 있어도, 화상진료 시스템은 사실 눈먼떡일꺼고... 환자가 없으니...고사하게되겠죠...
 
5) 혹시 의료 민영화 들어보셨어요?
우선 외국의 유수 대학병원들이 들어오려다가... 국내의 제한으로 잠시 보류를 했었던걸로 압니다... 원격진료가 해결책이 될수있겠죠?
삼성은 u-health란 시스템을 구축한것으로 압니다.... 의료IT산업으로 알고 있으며, 삼성이 하고있으니... 전 무섭습니다
대형마트들이 들어오고, 소상권은 모두 죽고....그로인해 현재 폐해를 느끼고 있죠?
같아질꺼라고 생각해요.... 대형자본을 바탕으로한 영리병원이 가능해질것이고, 작은 병원들은 못견딜꺼요...
제가 너무 논리비약이 심한가요? 왠진 모르겠지만.... 착착착 진행되는 일환인거 같아서요...
 
6) 현재, 의사협회에서도, 시민단체에서도, 진보진영에서도 반대중입니다.... 누가 뭐때문에 진행이 되는걸까요?
 
 
나름.... 열심히 살아왔고, 환자들한테... 가끔 간식거리, 새우젖, 오이, 고추, 가끔은 용돈(꾸깃꾸깃 만원) 받고... 친절하단 소리도 좀 듣습니다.
설명도 나름 자세히해서 저한테 처음 병명을 알었다고... 고마워하시는 분들도 있고...
제 자랑입니다만...
 
얼마후 콜센터에서 처럼... 무표정하고 사무적이게 화면만 보고 진료할 제모습이 상상되는건... 그냥 우려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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