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꿈에 나온 친구 이야기
게시물ID : humorbest_8024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므헬벨렐
추천 : 49
조회수 : 2811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3/12/20 01:30:20
원본글 작성시간 : 2013/12/19 20:24:55
국민학교 세대였던 제 중고등학교 시절 이야기입니다.
중3 졸업 전 짝이었던 자그마하고 조용조용한 그런 아이가 있었습니다.
당시 전 친한 친구들이 따로 있었고 그냥 옆자리에 앉아있으니 농담도 던지고 소근소근 얘기도 하고 뭐 그정도 사이였어요.
그때는 연합고사를 보고나면 지역 고등학교에 랜덤으로 배정되는 식이었는데 각자 다른 학교에 배정이 되었습니다.
우리반에서 저랑 같은 고등학교 간 아이들은 대여섯명? 정확히는 기억 안나네요.
그나마 그 아이들도 다 다른반으로 흩어졌습니다.
그리고 전 고등학교 입학식 전날 조금 떨어져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입학하고 나서야 뭐 정신없지요.
잠깐 한두달 짝이었던 아이는 생각나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다 입학하고 한달쯤 됐으려나 두달은 안된것 같은 어느 토요일 밤에 얘가 꿈에 나온거예요.
 
강가의 갈대밭을 헤치며 걷기도 하고 풀밭에 주저앉아서 얘기도 하고 몇시간이나 같이 놀았을까요.
해가 있었던건 아닌데 뭔가 미묘하게 어둑해진다 싶을때쯤
그 아이가 강 건너를 가리키며 자기가 저기로 가야하는데 같이 가자고 하더군요.
꿈속에서조차 일말의 재고도 없이 엄마가 집에서 기다려서 가야한다고 다음에 같이 또 놀자~! 하고 헤어졌어요.
그러고는 잠이 깨니 일요일..
중학교 졸업식 이후로 떠올려본적이 한번도 없는데 참 뜬금없네 하고 말았습니다.
 
휴일을 마음껏 즐기고 다음날 학교에 가니 같은 중학교 출신인 아이들 분위기가 쌔합니다.
무슨 일 있어? 분위기가 왜 이래? 하고 물어보니 토요일 밤에 그 애가 자살했다고 그러데요.
자살한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고 합니다. 유서도 남기지 않았고.
졸업앨범에 있는 전화번호로 연락을 했는데 연락이 안되더라며 어떻게 된거냐며 어제(일요일)에 장례식을 치렀댑니다.
 
그럼 내가 꿈을 꾸던 그때......? 만약 따라갔으면.....?
 
그땐 무서워서 울었는데 애들은 한때 짝이었던 애가 죽어서 우는 줄 알고 토닥토닥 해주더군요.
사실 제가 직접 장례식에 간 것도 아니라서 지금도 애들이 저 놀리려고 거짓말 한거였으면 좋겠다고 가끔 생각합니다.
난 그냥 학창시절 한두달 옆자리에 앉았던 애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았는데 찾아올 사람이 나밖에 없었나 싶어서 미안하고 안쓰럽고 그렇거든요.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