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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다녔던 헬스장 중 최악의 헬스장... (스압)
게시물ID : humorbest_8109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달걀나무
추천 : 45
조회수 : 13782회
댓글수 : 1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01/01 12:43:07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1/01 01:59:10
밑에 글에 리플달다가 필받아서 한번 읊어봅니다.

처음엔 운동기구도 나름 충실하고 트레이너 인상도 좋고 공간도 널찍널찍해서 좋은줄 알았습니다. 거기에 목욕탕과 같이 운영하는 곳이라 운동 후 목욕도 하고 일석이조인줄 알았죠...

사실 처음엔 좋은줄 알았습니다. 이전에 다녔던 곳은 처음부터 뭐해라 뭐해라 잔소리도 심했고 (그렇게 생각했을 뿐이지만요) 하고싶은 운동도 지금은 이거할때 아니라면서 거의 반 강제로 다른 운동 시켰을뿐더러, 좀 좋다싶은 헬스장은 아예 대놓고 PT나 보충제 영업모드라서 그거 안하면 싫어하는 티를 내서 별로였었는데 그때 제가 간 헬스장은 거의 자유방임 분위기였거든요.

그런데 제가 나름 진지하게 다이어트 + 운동을 생각하면서 보니 뭐가 자꾸 걸리는겁니다.

처음에 다이어트는 유산소가 좋고 무산소는 도움 안됨이라는 풋사과같은 생각을 할때는 잘 몰랐습니다. 몇몇 아줌마분들이 들어오자마자 런닝머신 자리맡아놓고 한참있다 올라타는게 좀 걸리긴 했지만, 대부분 헬스장이 그렇듯 유산소 운동기구가 하나밖에 없는것도 아니고 여러대 있었기에 다른거 쓰면 그만이었으니깐요.

하지만 운동을 시작할땐 스쿼트가 좋다는 말을 듣고 몇년간 헬스장을 들락날락하면서 쳐다도 안보던 스미스머신을 쳐다보게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이건 뭔가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죠.

당췌 그 기구를 쓸수가 없는겁니다. 애시당초 스미스머신에서 스쿼트를 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거의 전부가 벤치를 갖다놓고 벤치프레스류 운동을 하고 있었죠. 그렇다고 헬스장에 벤치프레스류 기구가 없는가... 그것도 아닙니다. 플랫벤치, 인클라인벤치를 비롯해 일반인은 별 필요가 없다는 디클라인벤치 기구까지 있었거든요. 거기에 프리웨이트용 벤치도 있었고 바벨벤치까지 있었습니다.

그런데 헬스장에 다니던 몇몇분은 아예 들어오자마자 벤치를 머신 앞에 갖다놓고 나갈때까지 한시간 넘게 쓰는겁니다. 아니... 벤치는 꼭 스미스머신이 아니라도 할수 있지만 스쿼트는 중량을 쓰는 순간부터 스미스머신이 아니면 할 곳이 없습니다.. ;;

뭐 여기까진 저만 서운했던걸수도 있겠군요.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분들이 하는 운동은 꼭 스미스머신에서 해야하는건줄 알았으니깐요.


뭐 제가 쓰고 싶은 기구에 다른 사람이 있으면 다른 기구 쓰면 됩니다. 처음에 기구 쓰는 법을 잘 몰라서 쓰는 기구가 한정되어 있을땐 몰랐는데, 어느정도 기구 사용법을 배우고 나름 어떻게 운동해야지 코스 짜는 단계에서 또다른 불편함을 느낀겁니다.

어느날인가.. 제가 쓰고자 하는 기구를 하나도 쓸 수가 없는겁니다. 어떤 분 (위에서 말한 경우와 동일인물입니다) 이 모든 기구를 독점해버린거에요. 타월 걸어놓고, 물병 놔두고, 매트 깔아놓고... 제가 쓰고자 하는 기구 거의 전부에 무슨 똥개도 아니고 영역표시를 해놓는겁니다.

뭐 이때쯤 서킷트레이닝 어쩌구 하는 말을 들었는지라 뭐 그럴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한세트 하고 전화하고 한세트 하고 굳이 물병 있는데 식수대 가서 물마시느라 왔다갔다하고.. 거기에 싯업용 벤치같은걸 나름 이동거리 줄인다고 머신 앞에 갖다놓고 하는건 아무리 봐도 아닌겁니다. 보통 프리웨이트용 벤치라는게 한대만 간격 안맞추고 있어도 주위 벤치에서 운동할때 애로사항이 꽃피거든요. (스미스머신에 벤치 갖다놓고 싯업한다고 벤치 또 갖다 놓으니 혼자서 벤치만 두개 쓰는겁니다...) 즉 이사람 한번 운동하면 운동하는 한시간반여동안 못해도 최소 네다섯사람이 운동에 차질을 빚는겁니다. 거기에 운동 끝마치고 갈때 정리도 안해요... 분위기 모르는 사람이 오면 그냥 그거 치워질때까지 해당 기구는 못쓰는겁니다.

이 불편함을 느낄때쯤 나름 트레이너와 안면 익은지라 클레임을 걸었죠. 언터쳐블이라 합니다... 자신도 처음에 와서 몇번이고 주의 줬는데, 워낙 나이도 많고 또 건물주인이랑 친구인지라(...) 말을 안듣는다고 합니다. 이때쯤 알았죠.. 전 나름 트레이너가 그 헬스장에서 오래 관리한줄 알았는데 들어온지 얼마 안되었던거에요. 아마 그 전도 그랬을거고, 제가 그 트레이너가 나간 후 얼마동안 더 다녔었는데 전혀 분위기가 바뀌지 않은걸로 봐서 헬스장내 몇몇 사람들은 이미 아무도 뭐라 하지 못하는 권력자였던겁니다.

뭐 이분만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슬슬 헬스장에 익숙할때즈음 파악된 헬스장 내의 권력자들... 대체적으로 다 비슷했어요. 아줌마들은 매트 위에 누우면 떠날 생각을 안하고, 아저씨들 역시 다른 기구에서 마찬가지였습니다. 정리는 죽어라 안하고, 덤벨 운동 한다고 원하는 중량의 덤벨 찾으면 꼭 두개중 하나는 저 멀리 있고, 바벨 원반 역시 제 위치에 있는걸 보기가 힘듭니다. 사람들이 신기한게 바벨 원반이 보통 여러개 겹쳐서 걸려있는데, 가까이 그 기구에서 안쪽에 걸려있는걸 뺄 생각을 안하고 그냥 멀리서 한번에 가져올수 있는거 가져다 씁니다... 그러다 보니 어떤 기구엔 원반이 없는 반면 어떤 기구 주위엔 원반이 넘쳐요... 만약 원반이 필요한데 어떤 분이 운동하는 기구에 다 걸려있다면, 최소 그 세트 끝날때까지 기다리는수밖에 없습니다.. ;;; 거기에 나갈때 수건 안가지고 가고 기구 위에 그대로 놓고 가니 대체 이 기구 쓰는 사람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여름이 되었습니다. 날이 더워지니 무슨 전력비상 어쩌고 해도 에어컨 틀어놓을수밖에 없을때죠. 그런데 헬스장에 들어가니 후끈합니다. 에어컨은 꺼져 있었어요. 선풍기도 꺼져 있습니다. 아직 워밍업도 하기 전인데 이마에 땀이 맺힙니다...

알고보니 일부러 안킨겁니다. 땀나야 운동된다나요... 아니, 그럴거면 바로 밑에 사우나 있는데 그리로 가야지, 왜 엄한 헬스장을 사우나로 만듭니까? 런닝머신 있는쪽은 에어컨이랑 좀 멀어서 대형 선풍기가 놓여져 있는데 그것도 안돌아갑니다. 땀 안난다나요... 나중에 알고보니 전기세에 민감한 헬스장 주인의 농간까지 겹쳤습니다. 주인도 주인이지만 그 헬스장 권력자들은 대체 뭔 생각으로 한여름에 문도 쳐닫고 창문도 다 쳐닫습니까?

예... 뭐 덕분에 운동전후 체중차가 거의 2kg일때조차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체중감량이 목적이었기에 좋아라 했죠... 하지만 무리하게 운동이 아닌 외부기온으로 땀을 빼버리니, 나중에 건강검진 받을때 무기질이 다 빠져버린겁니다. 의사가 저보고 대체 뭔짓하고 다니냐고 묻더군요.


두달쯤 다니니 나름 그런 분들과 안면도 트고 그랬습니다. 처음엔 뭐 아무것도 모르니 운동 방법도 묻고 그랬죠.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그게 역으로 오더군요. 바로 오지랖입니다. 하필이면 나름 매너 좋다 생각해서 인사드리고 뭐 묻고 그랬던 분이 결국 헬스장 내 권력자들의 일원이었던겁니다. 우와... 아저씨들 지나가면서 다 한마디씩 하더군요. 트레이너마다 하는 말이 달라도 초보 입장에선 엄청 어지러운데, 지나가는 사람마다 한마디씩 하니 이건 뭐 중심이 안잡힙니다. 오죽하면 헬스장 옮기면서 다짐했던게 여태까지 했던 운동은 모두 잊고 무조건 헬스장 관장이 시키는대로만 하자였을까요... (물론 처음 시작할때 신나게 갈굼받았습니다. 대체 어디서 그렇게 배웠냐고 말이죠.. ;;;)


그때쯤 트레이너가 바뀌었습니다. 저같아도 그런곳에서 오래 못합니다. 그런데 새로 온 트레이너... 가관입니다. 나름 운동 좀 했다고 하는데 헬스장 관리를 안해요. 전 여태까지 헬스장엔 먼지가 원래 없는줄 알았는데 그게 다 꾸준한 청소로 가능했던것이더군요. 헬스장에 먼지 쌓이는거 첨봤습니다. 좀 심하게 말해서 사람들의 이동 궤적이 보이더군요. 사람들이 지나다니는곳은 그나마 깔끔하고 안지나다니는곳엔 먼지가 쌓이고요. 당연히 기구 위엔 먼지가 새하얗게 앉았습니다.

거기에 골초입니다. 뭐 저도 담배 피우는지라 담배 피우는거 가지고 뭐라 하진 않지만, 최소 사람들이랑 이야기할때 담배냄새 풍기는건 아니죠. 지금도 운동하면서 심호흡할때 담배냄새 풍길까봐 운동 두시간전부터는 담배 안피고 그나마 운동 직전에 양치 하고 헬스장 입장합니다. 그런데 이 양반은 그냥 심심하면 담배입니다. 운동 물어보면 자연스레 가까이서 이야기하는데... 와... 저도 흡연자라서 어지간히 담배냄새에 익숙하다 생각했는데 못버티겠더라고요.

그러다보니 아예 뭐 물어보는걸 꺼리게 되고 하던 운동만 하게 되거나 모르면 그냥 혼자서 찾아보게 되어서 이상하게 운동하거나... 완전 망하는 지름길 타게 되었죠.


처음에 목욕탕과 붙은 헬스장이라서 좋을줄 알았다고 했었는데 전혀 필요 없었습니다.

일단 운동 전... 욕탕이 있어도 들어갈 일이 없습니다. 첨에 멋모르고 들어갔다가 몸에 힘이 다 빠져버리는 현상을 겪은거죠. 절대 금지 사항입니다. 여름에 땀이 좀 많이 났으면 간단히 찬물로 샤워나 할까나... 온탕은 아무 필요가 없습니다.

사우나는 더더욱 마찬가지고요. 운동 전은 마찬가지고 운동 후에도 도움이 안됩니다. 뭐 가볍게 운동하고 난 후라면 모르지만, 저처럼 헬스장에서 진을 다 뺀 사람에게 사우나는 독 그 자체였어요. 그냥 몸이 바짝바짝 마르고 피로회복이 안되었습니다.

거기에 중요한건, 목욕탕 영업 시간이 헬스장 영업 시간에 비해 턱없이 짧은 것이었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경우겠지만 제가 운동을 끝내고 목욕탕에 가면 목욕탕은 이미 영업이 끝난 상태였습니다. 사우나는 불이 꺼져있고, 욕탕 물도 다 빠진 상태죠. 즉 가서 샤워만 할수 있는건데 이럴거면 그냥 샤워실만 있는 헬스장과 다를 바가 전혀 없는겁니다. 괜히 목욕탕 이용비만 붙어서 비싼거죠.


글이 길어지는데 점점 클라이맥스가 다가오는군요.

제가 그 헬스장에 학을 뗀건 완전 다른 이유였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처음에 갈때부터 그랬었는데,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옷이 사이즈별로 정리가 잘 안되어 있던거죠. 거기에 옷도 오래돼서 태그가 거의 떨어져나가다 보니 한번 입어보고 나서야 사이즈 파악이 가능했습니다. 그나마 제 경우엔 옷 색깔이 확 차이가 나는지라 그다지 불편함을 못느꼈었고 간혹 (혹은 종종?) 제 사이즈가 없을때 다른 옷을 입었었죠.

아마 다른 사이즈는 좀 구분이 힘들었나봅니다. 그런데 어느날 보니, 어떤 사람이 옷을 입고 안맞으니 벗어서 잘 개서 넣어둔 후 다시 꺼내서 입는겁니다. (네... 눈치 채셨겠지만 역시 헬스장 내 권력자 일원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타구니가 슬슬 가렵기 시작하더군요. 거멓게 줄도 생깁니다. 첨엔 단순히 튼살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냥 피부약 사서 발랐죠. 아마 약에 소양감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었기에 대체적으로 그 증상으로 생각했나봅니다. 그런데 증상이 나아지지 않고, 생각해보니 튼살이라면 살이 쪘을때 생겼어야지 왜 살이 빠지면서 생기는걸까? 싶어서 병원에 갔습니다.

네... 완선이었던겁니다. 쉽게 말해서 무좀이요. 제대로 방치해놔서 연고로도 안돼서 저 지금까지도 그 독하다는 항진균제 몇달째 먹고 있습니다. 꿀같던 제 허벅지 안쪽은 완선으로 흉해져 버렸어요... ㅜㅜ 전 이제 삼각팬티 수영복 못입습니다... ㅜㅜ

병원 진단 받자마자 오만정 다 떨어져서 한달여 조금 남았음에도 바로 헬스장 옮겼습니다. 이미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조건을 다 경험했기에 이제 좋은 헬스장 찾는건 의외로 쉽더군요. 단점이 그만큼 더 잘보였다고나 할까요? 뭐 덕분에 몇개중 고르고 골라 지금 다니는 헬스장은 여태까지 별 불만없이 다니고 얼마전 연장도 했습니다. 나름 무뚝뚝한 관장과 트레이너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줬기에 PT 회원 부럽지 않게 잘 챙겨주더군요.

이상 저의 최악의 헬스장 경험기였습니다.


P.S. 제가 그만둘때쯤 몸에 그림 그린 분들이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뭐 전직도 있고 현직도 있어 보였습니다. 사실 저희 아버지도 전에 험한쪽 일에 한번 얽혔어서 저는 소위 어깨분들에 대해 그렇게 공포감을 가지진 않고 그냥 그런가보다... 생각했었는데, 그래도 나름 그쪽 도리라는게 일반인들 앞에선 표시 안내는거라고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헬스장에 보이기 시작한 분들 보면 그런데 대해 거리낌이 없더라고요. 운동할때 보면 아주 팔뚝에 용비늘이 쫙쫙~~~ 샤워할때 보면 등짝에 용머리가 활짝 웃고 있어요 :D  뭐 최근에야 알게 되었지만 지금 살고 있는 동네 살짝 안쪽이 분위기가 좀 험하긴 합니다. 잊을만하면 한번씩 싸우는 소리가 들려서 창문 살짝 열고 빼꼼 쳐다보면 몸에 그림 그린 분들이 웃통 까고 그러는데... 저희 아버지와 얽힌 그 어깨분이 나름 이름 대면 알만한 조직에서 보스급이라 나름 품격을 말했는지 모르지만, 제가 지금 동네에서 보는 모습은 그냥 양아치에요 양아치...

암튼 각설하고... 그즈음 몸에 그림 그린 분들이 한두분씩 헬스장에 모습을 보이던만 매우 활기차게 운동을 시작하시던데... 기존 헬스장 권력자분들과 영역충돌이 일어나는걸 살짝 보고 그만뒀거든요. 그 이후 어떻게 되었으련지... 살짝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얼마전에 다시 동네에 그 헬스장 찌라시가 날리던걸로 봐선 뭔가 분위기 변화가 있었을것도 같은데... 뭐 그래도 다시는 거긴 안갈겁니다. ㅋㅋ


P.S. 2. 너무 디테일하게 이야기하면 해당 헬스장이 구체적으로 표시날수도 있으니 살짝 사소한 부분은 각색했습니다. 이해 바랄께요. :)


2014년 첫 글이군요.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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