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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롤하고 처음으로 펑펑 울었어요.
게시물ID : humorbest_81274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빙그레:)
추천 : 120
조회수 : 8643회
댓글수 : 9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01/04 07:12:18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1/04 06:03:54
얘기 들으시면 고작 이런 일로 펑펑 울었느냐 하시는 분들이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새벽이라서 감성적이 되어서 그랬는지 몰라도 전 정말 너무너무너무 슬펐어요.

지금은 많이 가라앉았지만, 거의 한 시간동안이나 울었어요.

제 얘기 들어주시겠어요?


*

저는 게임 로딩이 시작되면 거의 항상 전적검색을 해보는 편이에요. 

저는 나미서폿을 하려는 중이었고, 우리팀 원딜은 애쉬였는데, 아뿔사, 애쉬가 만렙도 채 되지 않은 거에요. 애쉬는 28렙이었어요.

보니까 우리팀은 4인큐더라구요. 

적은 

탑         카직스 S1
정글     신짜오 G4
미드     야쓰오 G1
원딜     이즈리얼 S4
서폿     알리스타 G5

우리팀은

탑         리븐 G1
정글     잭스 S1
미드     오리아나 G3
원딜     애쉬 렙28
서폿     나미 (저) S4

이었어요.

솔직히 바텀 굉장히 힘들거라 생각했어요. 

그리고 정말로 힘들더라구요. 

애쉬가 적 견제는 커녕 미니언도 잘 못먹었어요. 제가 어찌어찌 혼자 다 견제하고 피 깍고하다가 라인 밀리면 타워 때리는 게 무서워서 타워 때리지도 못하더라구요. 

정말 답답했는데 28렙이니까, 나도 예전엔 저렇게 못했었으니까 쓴 소리 안하고 묵묵히 서포트해줬어요.

처음 적 신짜오가 갱킹 왔을 때 저한테 2킬 내준 후로 꾸준히 바텀에 왔지만 우리팀 잭스는 타워 밀릴 때 까지 계속 안왔어요. 

나미는 라인전보단 한타에서 강하니까 얼른 라인전 끝내고 싶어도 타워 못 미는 애쉬 탓 전혀 안하고 열심히 했어요.

처음엔 지고 있었지만 바텀 1차타워 깨고 미드에 올라가서 처음으로 열린 한타에서 대승을 이룬 뒤 점점 우리쪽으로 승세가 기울었어요. 

마지막에 가서는 적 쌍둥이타워까지 다 밀고 넥서스만 남았어요.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팀 애들이 넥서스를 안치고 빠지는 거에요. 

제가 넥서스 핑 찍었지만 흐지부지하고는 갑자기 나미가 못해서 지는 거라고, 나미 ㅂㅅ이라고 말을 해대기 시작하는 거예요.

저는 어이가 없어서 뭐지?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항복투표를 해요. 적은 넥서스 밖에 안남았는데!

제가 왜 항복하냐고, 넥서스밖에 안남았는데 왜그러냐고 그래도 넥서스가 op라 깨지 못한대요. 게다가 나미가 못해서 절대 이길 수 없대요...

저 솔직히 잘하고 있었어요. 못하는 원딜 데리고 거의 혼자 견제하다싶이 했어요. 한타때도 계속 cc잘 걸었어요. 

아마 그 때 제 kda가 3/4/20 정도였을 거에요. 그나마 저 데스도 모두 신짜오가 갱와서 죽은 것들 뿐이에요. 잭스는 바텀에 와주지 않았거든요...

저는 애초네 쟤네가 4인큐인걸 알고있었기 때문에 너무 분했어요. 쟤네가 합심해서 항복하면 그냥 지는거잖아요. 무기력하게...

특히 애쉬가 너무 괘씸했어요. 솔직히 자기도 자기가 못하는 거 알았을 거에요. 미니언도 못먹고 견제도 못하고 타워도 겁나서 못 때려요. 게다가 궁은 십중팔구 빗나갔으니까요. 

그런데 저는 진짜 쓴소리 안하고 말없이 묵묵히 애쉬 서포트해줬거든요... 정말 너무.. 배신감이 심하게 드는 거 있죠..

그래서 제가 애쉬한테 그랬어요. 

다른 사람은 몰라도 어떻게 너가 그럴 수 있냐고. 내가 얼마나 열심히 서포팅했는데 그럴수 있냐고...

위에 적었던 답답했던 점들 열거해도 리븐이랑 잭스는 너가. 너가. 너가. 이러면서 자꾸 절 조롱했어요.

항복투표는... 아마 애쉬일 거 같은데 걔네중 한 명이 누르지 않아서 부결됐어요. 

그 일이 있은 후 자꾸 울음이 터져나올 거 같아서 넥서스에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었어요. 그런데 한타가 일어났어요. 

당연히 전 참여하지 않았고, 다 죽었죠.

그러자 다시 전챗으로 나미때문이다. 나미때문이다. 하면서 절 조롱하는 거예요. 

결국 울었어요....

정말이지 울음을 참을 수가 없었어요. 

게임은 결국 어찌어찌해서 이기긴 했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어요. 특히 애쉬가 너무 괘씸했어요.

게임이 끝난 후 대기실에서 적팀원들이 나미랑 잭스가 제일 잘했는데 왜 나미 못한다고 하냐고 추궁해줬어요.

그래서 울면서 하소연했어요.

착한 분들이라 신고 해주시더라구요. 그러면서 친추걸어서 5인팟하자고 해주셨어요.

그런데 손이 덜덜떨리고 계속 눈물이 나와서 게임을 더이상 할 수 없겠더라구요.

그래서 거절하고 나와서 이불 뒤집어쓰고 펑펑 울었어요.

한시간은 족히 운 것 같아요.


지금은 진정됐지만 당시에는 롤 정말 때려치우고 싶었어요. 

아니 진정됐다고 하지만 글이 완전 ㅋㅋㅋ 어디서 맞고 와서 울면서 매달리는 꼬마같네요...

재미없는 글이지만 그냥 너무 서러워서 하소연 하고 싶었어요.

글 읽는 분도 있겠고 너무 길어서 그냥 내리는 분들도 있겠죠...

그냥, 그냥, 제 하소연이었어요.

모두 좋은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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