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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오브구축이 된 이유
게시물ID : humorbest_82664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자르반4세
추천 : 21
조회수 : 3983회
댓글수 : 11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01/25 22:41:06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1/22 23:34:55

[기획] 구축전차 시대의 시작과 끝, 8.11 패치를 기다리며

http://www.inven.co.kr/webzine/news/?news=102933&site=wot

언제부턴가 월드오브탱크의 일반 전투을 일컬어 '대 구축 시대'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일이 잦아졌다. 중전차를 타고서도 알 수 없는 곳에서 날아든 한 발의 포탄에 내구도가 증발해 버리는 경험이 잦아지자, 점차 구축전차의 수가 늘기 시작했다. 


이런 현상은 고티어 전투로 갈수록 심해진다. 정찰을 담당해야 할 경전차와 중형전차도 상대를 찾아내기 전에 파괴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전투는 점차 요충지만 확보한 채 '네가 와라' 식의 방어전으로 굳어져만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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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서버 오픈 초반에는 이와 정 반대의 상황이 펼쳐졌다. 대부분의 유저들이 저티어 구간에 머물러 있을 당시였기에, 약한 장갑에 오픈탑이 많은 저티어 구축전차가 화력이나 명중률 등 모든 면에서 중전차에 비해 나을 것이 없다는 불평이 줄을 이었다. 중, 장거리 저격 임무를 기반으로 하는 구축전차의 특성이 희미해 졌다는 지적이 있었을 정도. 대부분의 전투는 중전차에 의해 좌우되는 양상이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기에 구축전차는 범용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중전차로도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러한 여론은 단순한 저티어 한정이 아니었다. 강행 정찰중인 경전차를 리드샷으로 저격할 수 있었을 만큼 자주포의 명중률과 조준속도가 빨랐던 시기다. 구축전차 중 상당수는 상대 경전차의 초반 강행정찰로 위치가 발각되고 한, 두대씩 자주포의 먹잇감이 된 뒤 게임을 시작하곤 했다.


'강력한 한 방'이 장점인 구축전차지만, 일정 거리 이상 떨어진 상태에서는 상대의 약점을 조준하기 어려웠다. 일부 전차는 공격을 맞추기 위해 개활지에서도 최전선에 나서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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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만 해도 구축전차는 적잖은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병과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과거가 무색해질 만큼 구축전차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중전차는 구축전차에게 점사당해 증발하기 일쑤고, 수풀 속에 숨은 구축전차를 잡아내기 위해서는 훨씬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동안의 업데이트 내역을 보면 특별히 구축전차를 위해 적용된 패치는 찾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큰 변화가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 구축전차 전성시대, 어떻게 탄생했나?

2013년의 패치 내역을 쭉 살펴보아도 '구축전차의 성능을 전반적으로 상향 조정합니다'와 같은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크고 작은 패치 내용이 간접적으로 구축전차에 더 이득이 되는 상황을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8.6 업데이트 : 자주포 너프

많은 이들이 구축전차가 활개를 치기 시작한 시점을 8.6 업데이트 이후로 보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구축전차의 천적이었던 자주포가 대대적인 하향 조정을 맞았던 것. 

명중률과 조준 시간을 비롯해 주포의 분산도, 재장전 시간 등이 대폭 하향된 자주포는 그 수가 크게 줄어들게 되었고, 그나마 남아있는 자주포도 예전처럼 빠르게, 정밀한 포격을 할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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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업데이트 : 위장 보너스 상향

자주포 너프에 가려져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위장막과 위장무늬가 제공하는 위장 보너스의 대폭 상향도 함께 이루어졌다. 

추가 장비로 위장막을 사용하는 것은 대부분 등대 정찰을 주 임무로 하는 경전차와 구축전차다. 수풀의 위장 효과가 기존 대비 20% 낮아졌다고는 하나, 위장막과 위장무늬를 두른 구축전차는 상대적으로 훨씬 높은 위장률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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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 업데이트 : 명중률 시스템 개편

자주포를 제외한 전차의 명중률 자체는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조준원 내 포 분산도가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바뀌면서, 표기 명중률이 낮은 전차도 중장거리 약점사격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는 모든 전차에 해당하지만, 구축전차에게는 보다 큰 의미로 다가왔다. 사격시 발각되지 않을 만큼의 장거리에서도 상대의 약점 부위를 노릴 수 있다는 점은, 구축전차의 생존률 향상으로 이어졌고 최전선에서 위치를 노출한 채 교전을 벌이는 중전차의 비중을 낮추게 되었다. 이러한 양상이 지속되자 일반 전투는 저격 위주의 전투가 자리잡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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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업데이트 : 경전차의 정찰 패턴 변화

결정적인 요인으로 볼 수는 없지만, 공방에서 더이상 '강행 정찰'을 보기가 어려워진 것도 조금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강행 정찰의 상징과도 같았던 T-50과 T-50-2는 매 판마다 1~2대씩 등장할 정도로 그 수가 많았을 뿐 아니라, 빠르고 민첩한 기동력으로 적진을 들쑤실 수 있었다. 하지만 T-50은 대대적인 너프를 통해 기동력이 반토막 나며 빛을 잃었고, T-50-2는 완전히 삭제되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자주포의 너프와 함께 수가 크게 줄면서 경전차-자주포 연계 플레이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탓도 있다.

현재는 대부분의 경전차가 강행 정찰보다는 등대 정찰 위주의 플레이를 선호하고 있으며, 특정 포인트를 거점으로 크게 움직이지 않는 등대정찰로는 숨어있는 적 구축전차를 발견할 확률이 크게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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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 업데이트 : WaffentRoger E100의 등장

화룡점정으로, 8.9 업데이트를 통해 독일 2차 구축전차 트리가 등장했다. '주포 이외에 모든 것을 포기한' 극공 컨셉의 전차는 월드오브탱크에서 가장 빠른 명중률, 가장 많은 클립 탄 수, 가장 빠른 조준 속도를 자랑하며 눈에 보이는 전차를 순식간에 파괴해 갔다.

이 전차가 논란의 중심에 선 이유로는 과도할 만큼 뛰어난 공격 능력 뿐만 아니라, 낮은 위장률을 보완하기 위해 맵의 최후방에서 장거리 저격을 담당해야만 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탐지가 어려운 최후방에서 하나의 라인을 초토화 시키는 것이 가능한 이 전차의 존재로 인해 고티어 방에서의 중전차 역할이 무색해지고, 지루한 캠핑이 더욱 극심해 진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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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고된 구축전차 조정 내용은 무엇이 있나?

구축전차가 득세하며 전장이 지루한 캠핑전으로 치닫게 되었다는 지적은 한국 서버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해외 유저들 또한 같은 불만을 표기해 왔으며, 워게이밍의 개발자들도 이를 인지하고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ASAP 영상과 개발자 QnA에 따르면, 차기 업데이트에서는 본격적으로 구축전차의 하향 조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개된 것은 '10티어 구축전차 성능의 재조정'인데, AMX 50 Foch(155)를 비롯해 Object 268과 같은 몇몇 전차의 능력치를 너프시키는 방안이 공개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사격 시의 위장률 감소 수치가 구축전차만 낮게 적용되던 것을 없애거나 명중률을 낮추고, 거리에 따른 관통력 감소치를 증가시키는 등의 다양한 방안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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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으로 너프가 예고된 Foch 155


▶공개된 구축전차 너프 내용

- 150~152mm 구경의 주포 공격력을 850에서 750으로 하향조정
- 일부 전차를 제외하고 DPM은 유지
- Foch 155의 1200마력 엔진 삭제 (1000마력 엔진 보존)
- Object 268의 성형작약탄 관통력 대폭 감소
- Foch 155, T110E4, T110E3, Object 268, WT E-100의 몇 가지 능력치를 리밸런싱
- Foch 155, Foch, AMX AC 48의 장갑 수치 재조정



▶개발자 QnA : 고려중인 구축전차 너프 방안

- 사격에 따른 위장률 감소 차등화 (즉, 구축전차가 가지고 있는 사격 후 위장률 감소량의 상대적 완화를 없애는 것. 이는 구축전차에만 적용되고 있었다.)
- (확정은 아니지만) 명중률을 낮출 수 있음. (예전처럼 조준원 밖으로 나가는 탄을 보정해주는 것이 없는 수준을 향해 30% 이상)
- AP(철갑탄)와 APCR(고속 철갑탄)의 거리에 따른 관통력 감소 강화

"우리는 실제 관통력 감소 량에 따라 관통력 감소를 모델링해두었지만, (월탱에서의) 전투는 실제보다 2배 정도 가까운 거리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관통력 감소는 실질적으로 영향이 없다. 그리고 우리는 더 높은 거리에서는 입사각이 대부분 더 좋아진다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요소를 집어넣기로 결정했다."



◆ 월드오브탱크 8.11 업데이트, 새로운 패치를 기다리며

구축전차의 득세로 가장 큰 고통에 시달렸던 것은 중전차들이다. 중전차의 장갑과 체력을 활용할 수 없을만큼 구축전차의 활약이 뛰어났기에 라인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결과로 이어졌고, 라인전의 비중이 약해지자 중형전차가 활약할 기회 또한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WaffentRoger E100과 같은 구축전차는 전차의 수가 줄어든 후반부에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에, 전투 초반의 손실을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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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1 패치 이후, 일반 전투의 무너진 균형이 바로설 수 있을까?


구축전차의 밸런스 재조정을 통해 중전차가 조금은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장에서 지금보다 라인전의 비중이 커진다는 뜻이 된다. 라인전의 비중이 커질수록 중형전차가 활약할 기회도 늘어난다.

하지만 아직 우려는 남아있다. 앞서 언급된 대책으로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유저들의 의견 중 가장 많이 보이는 것으로는, 위장률, 관측범위 너프와 내구도, 장갑 수치 너프 등이 있다.

몇몇 전차를 기준으로 구축전차 너프를 진행하게 되면 지금도 운용하기 어려운 Jagd E100이나 T110E4와 같은 전차는 완전히 사장될 위험도 안고 있기에 단순히 '칼질'만으로는 말끔히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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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축전차 너프 소식에 가장 불안해 하는 전차는 따로 있다


유저들은 이미 몇 번의 밸런스 패치로 일반 전투의 흐름이 완전히 뒤집히는 상황을 겪었다. 그런 만큼 병과별 밸런스 조정을 대대적으로 내세운 차기 패치 방향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집중되는 것도 무리는 아닐 터. 8.11 업데이트 관련 소식에는 매 번 수십 개의 댓글이 달리며 뜨거운 논쟁이 펼쳐지는 상황이다.

월드오브탱크는 지난 한 해동안 신규 컨텐츠 추가에 많은 투자를 해 왔지만 2014년은 기존 시스템과 밸런스를 다시 조정하고 재정립 하는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많은 고민과 테스트를 거쳐 적용되는 만큼, 긴장감보다 지루함이 앞서는 캠핑 위주의 전투에서 벗어나 좀 더 다양한 전략을 시도할 수 있는 전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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