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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소 접은자의 마지막 일기.
게시물ID : humorbest_83069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동해바다
추천 : 27
조회수 : 4364회
댓글수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02/02 18:35:13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2/02 05:31:22
때는 2012년 여름. 한창 더울시기에 거리를 배회하던 나는 후배와 함께 피방을 향했다.
시원한 에어컨을 향해서 좀비처럼 달려들었던 나와 후배는 그곳에서 블소라는 게임을 처음 접했다.
카스온라인이나 스타만 할줄 알던 내가 볼때는 신세계도 이런 신세계가 따로 없었다.
"그래픽 쩌러"
후배는 플레이 해본다고 대충 커마를 해서 게임내에 들어갔고 나는 게임에 빠지기 싫어 그냥 스타만 몇판 하다 나왔다.
 
며칠뒤 친구와 피방에 간 나는 '케릭만 만들어보자!'라고 하고 케릭을 열심히 만들기 시작!
........몇시간뒤...........
나 : 역병충 이거 어려운데?
친구 : 사람들이랑 같이 들어가야 할까봐 너무 어렵다
나 : 그러게.. 아씨 빡치네.. 여기서 무기 먹어야 하는거 맞지?
친구 : 어..그런다드라고..
나 : 에이씨..
 
당시 건녀기공이었던 나와 권사였던 친구는 함께 대왕역병충과 씨름을 하고있었고..
-다음날-
나 : 아씨박 왜 내가 드리블을 해!! 이걸!!
친구 : 야, 난 탱이 안되 이거
나 : 그럼 떄리기라도 하던가 공중에 뭐하..죽겄다!!!!
친구 : 야 거기 막혔어 반대로 돌아
...더 열심히 게임을 하고있었다.
 
1달 후
나 : 손님 드럽게 없네..
친구 : 그러게.. 오! 손님왔다!!
나 : 두당3금 두당3금
친구 : 오케이, 야 초대받아
나 : 오키오키, 이걸로 100금모아서 옷산 애들도 있다는데 쩐다 진짜
우린 그때 당시 최고 던전이던 염화를 파밍을 다 하고 버스를 돌고있었다.
그리고 며칠뒤 친구는 게임을 접었다. 아이디 자체를 삭제해서 돌려 받을 수가 없었다.
나 또한 친구도없고 염화도 질려버린터라 게임을 접기에 이른다.
 
2달 후
나 : 내역사 가슴 쩌냐?
친구 : 미친.. 니 나랑 1:1떠봄?ㅋㅋㅋ 눈뽕이 뭔지 보여줌?
수월이 나온상태였고 내친구는 암살, 난 역사로 화려하게(?)부활한다.
온갖 역경과 고난을 헤치고 4대인던에서 파밍을 하고 홍돈이에서도 보패를 맞추고
퐈란을 입!성! 7시간동안 발라라만 헤딩하고 빠져나온다.
어렵게어렵게 1넴을 깨고 2넴을 깨고 3넴을 깼지만 역사로서의 한계가 온다.
클팟에서는 호탱 잘하는 역사를 구하지만.. 난 호탱을 해본 적이없고 헤딩팟을 가서 헤딩을 해도 호랭이 나오기 전에 전멸한다.
호탱의 기회가 없어서 매번 3넴 방팔이만 다니던 나는 어떤 검사 하나가 날 데려가 호탱을 교육시켰고 바로 완숙타이틀을 거머쥐고
울부 짖으며 ...핏빛 상어항에 끌려간다..
내가 핏상을 헤딩할 당시 내 친구는 게임을 접었다. (공부하겠단놈이 다른게임에 또 빠졌다)
난 꾸준히 역사를 키웠고 핏상을 파밍완료 할 시점에 무탑이나왔지만(맞나? 오래되서 기억이...) 무탑은 별로 내키지 않던터라
그냥 핏상만 쭉 다녔고 그다음 미궁이 나왔을때 문파 헤딩팟의 선봉장이 되어있었다.
 
미궁을 헤딩하고 숙련이 되고 완숙이 되고 버스 기사를 하며 점차 미쳐가기 시작한다.
역사를 하다보니 기공이 하고싶었다. 내가 장악했을때 평한폭 넣는 모습이 그리 귀여우면서 멋지더라.
린남기공을 키웠다. 만렙을 찍고 미궁파밍을 다 했다. 그러다보니 권사가 하고싶었다. 곤녀권사를 키웠다.
역시 섞어보패까지 파밍을 다 해버렸다. 이번엔 배이도에서 고양이 웅크웅크 하는 고양이가 갖고싶었더랜다.
솬사를 키웠다. 이것도 파밍을 다 했다. 뭐하지..하던 나는 곤녀권사가 맘에 안들었다. 너무 크고 역사가 곤녀라 별로였다.
진녀권사를 키웠다. 파밍을 다했다. 이번엔 동영상을 보다가 린녀기공이 스킬쓸때 핫! 히욥! 하는게 멋졌더랜다(왜죠?)
린녀기공을 키웠다. ...파밍을 다했다.
그렇게 하루 2시간 자고 매일 피방에서 살다보니 어느새 난 폐인이 되었고 쓰레기가 되어있었다.
현실과 게임케릭터의 빈부는 반비례한다고 했던가. 어느새 난 피방의 노숙자, 냄새나는 형, 드러운인간이 되어있었다.
 
친구와 술을 먹으며..
친구 : 야, 그만해라.
술김에 호기롭게 겜을 접겠노라 외친 나는 그날 접속해서 모든 무기와 악세를 뽀개버리고
모아둔 전재산을 지인들에게 뿌리고 거래불가는 모조리 상점에 팔아버렸다.
 
다음날 블소가 2.0이 되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직도 멘붕이 온다. 구미궁악세.. 얼창 목걸이.. 내 그 많은 유물들..
게임창을 켜놓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서 구경만 하다가 집에 들어가 술을먹고 잠을 잤다.
여자친구와 헤어졌냐는 누나의 말에 여자친구가 뭔데? 라고 하며 눈물을 흘렸고 누나는 말없이 낮술먹는 동생을 내버려두어 주었다.
그리고 난 내가 블소를 하는 일이 없을줄 알았다.
 
몇달뒤
46기공 핏상가요~ 청랑탱 됩니다~
난 촌섭에서 도시섭인 경국으로 이사를 와서 열심히 파밍을 하고있었다.(왜죠?)
공략을 아는데다가 2.0이 되면서 파밍이 오히려 쉬워지는 바람에 내 앞길은 탄탄대로 처럼 보였다.
그렇게 파밍을 완벽하게 완료하였을땐 레벨이 49였고 백청을 넘어가 퀘스트 2개를 하자마자 50렙을 찍어버렸고
주변 사람들로부터 우공이산의 표본이란 말을 들었다. 백청은 메인퀘만 하고 넘어갔으며
설인의 동굴에 도착. 단 10바퀴만에 보패맞추기를 끝내버렸다. 그리고 귀문 가서 한바퀴 돌자마자 치확666을 먹어버렸고
다음 귀문 4인 헤딩에서는 허리띠 2옵이 나와버렸다.
더이상 파밍 할 것이 사라졌다.
 
비탄은 무서워서 못가고 부유도에서 살다시피 하며 월석과 팔찌 허리띠를 맞추었지만 비탄은 6인이라도 가려고 하질 않았다.
엄두가 나질 않아 헤딩조차 못하던 나는 어느날 좋아! 오늘 멘탈이면 괜찮아! 헤딩가자! 이때가 홍문 7성이었다.
하고 헤딩을 갔는데.. 왠걸 헤딩팟에 7성,8성들이 엄청 많았다(당시 이벤트 전이라 10성이 귀했었다)
다들 나처럼 무서워서 피하다가 결국 헤딩오게된 사람들이었다. 그중 한명은 클리어 경험은 1번 했지만 다시 헤딩온거라고..
그 헤딩팟은 1넴은 2트, 2넴은 1트, 3넴도 1트, 수라는 5트만에 쓰러뜨리며 승전보를 울리고 찬란하게 운명의 갈림길로 복귀하였다.
다들 나중에 또 돕시다! 파밍 같이 하죠! 라고 했던 그 사람들은 친추가 되어있음에도 서로가 누가 누군지를 기억을 못했고
그 와중에 난 취업을 해버렸다. 게임을 접게 되면서 그동안 모아둔것들이 아쉬웠고 같이 겜하던 사촌여동생에게 치킨을 얻고
아이디와 비번을 양도했다.
 
사촌동생은 정말 열심히 했다. 어느날 갑자기 카톡으로 사진이 왔다. 헐.. 비탄4인 클리어라니..
그리고 사촌동생은 간혹 옷가지들 이벤트에 날 이용해 먹었지만!! 미국으로 유학을 가게되었다.
게임 케릭터가 죽어있는것을 못보겠던지 가는 당일날 케릭자체를 착하고 좋은 사람에게 팔아달라. 라고 하여
안의 아이템들을 모두 정리하고 케릭은 오유분께 얌전히 양도(?)하였다.
 
뒤돌아 보면 참 좋았던 일도 많았었고 파티운이 없어 항상 문파에서 공팟금지령을 내릴정도로 힘든 파티를 많이 만났지만
-쓴 글들이 꽤 있어요 그중에 블소 글들 보면 정말정말 열받은 것들만 써놓았습니다-
이제와 생각하니 추억이구나 싶다.
예전엔 블게를 보며 나보다 무기 좋고 옷좋은거 입고 있으면 스트레스 받아가며 나도 얻고싶다!! 이랬었는데
지금은 흐뭇하게 웃으며 축하해 줄수 있는 여유를 가져서 좋다.
 
내가 게임을 접은데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게임을 못하니 다신 블소나 블소같은 게임을 즐기진 못하겠지만
참 좋은 추억이었고 재밌는 경험이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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