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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아문학] 밀아꽃
게시물ID : humorbest_84045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잘못들었슴돠
추천 : 21
조회수 : 1606회
댓글수 : 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02/19 17:18:04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2/19 15:50:05

오늘도 또 우리 비숟이 막 쫓기었다. 내가 점심을 먹고 부캐를 하러 갈 양으로 나올 때이었다. 비경으로 들어서려니까 등뒤에서 수수숟수수숟, 하고 비스크의 숟소리가 야단이다. 깜짝 놀라서 고개를 돌려보니 아니나다르랴, 두 놈이 또 얼리었다.

점순네 비스크(는 마장형에 옷도 입다 만듯한 모양새)가 코스트 작은 우리 비숟을 함부로 해내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해내는 것이 아니라 수수숟 하고 엉덩이를 치고 물러섰다가 좀 사이를 두고 또 찰지구나 하고 볼기를 쳤다. 이렇게 멋을 부려 가며 여지없이 닦아 놓는다. 그러면 이 못생긴 것은 맞을 적마다 망치로 땅을 받으며 그 비명이 킥, 킥 할 뿐이다. 물론 미처 아물지도 않은 볼기를 또 맞어 붉은 손자국이 촥촥 감겨진다.

이걸 가만히 내려다보자니 내 인자가 털려서 다모은게 한장 비는 것같이 두 눈에서 불이 번쩍 난다. 대뜸 키라 감무에를 들고 달려들어 기서네 비스크를 후려칠까 하다가 생각을 고쳐먹고 헛매질로 떼어만 놓았다.

이번에도 기서가 쌈을 붙여 놨을 것이다. 바짝바짝 내 기를 올리느라고 그랬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고놈의 계집애가 요새로 들어서서 왜 나를 못 먹겠다고 고렇게 아르렁거리는지 모른다.

나흘 전 초각성 조각만 하더라도 나는 저에게 조금도 잘못한 것은 없다.

계집애가 합성을 하러 가면 갔지 남 연금술 하는 데 쌩이질을 하는 것은 다 뭐냐. 그것도 발소리를 죽여 가지고 등뒤로 살며시 와서,

“얘! 너 혼자만 달리니?”

하고 긴치 않은 수작을 하는 것이다.

어제까지도 저와 나는 좋아요도 잘 않고 서로 만나도 본 척 만 척하고 이렇게 점잖게 지내던 터이련만 오늘로 갑작스레 대견해졌음은 웬일인가. 황차 망아지만한 계집애가 남 겜하는 놈보구.

“그럼 혼자 하지 떼루 하디?”

내가 이렇게 내배앝는 소리를 하니까,

“너 겜하기 좋니?”

또는,

“주말이나 되거든 하지 벌써 순위권을 하니?”

잔소리를 두루 늘어놓다가 남이 들을까 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는 그 속에서 깔깔댄다. 별로 우스울 것도 없는데 밀레가 풀리더니 이놈의 계집애가 미쳤나 하고 의심하였다. 게다가 조금 뒤에는 제 집께를 할금할금 돌아보더니 가슴사이의 속으로 꼈던 바른손을 뽑아서 나의 턱밑으로 불쑥 내미는 것이다. 언제 뽑았는지 아직도 더운 김이 홱 끼치는 초각성 석탈해가 손에 뿌듯이 쥐였다.

“느 덱엔 이거 없지?”

하고 생색 있는 큰소리를 하고는 제가 조각해놓은 것을 남이 알면은 순삭될 테니 여기서 얼른 먹어 버리란다. 그리고 또 하는 소리가,

“너 석탈해가 맛있단다.”

“난 탈해 안 먹는다, 너나 먹어라.”

나는 고개도 돌리려지 않고 일하던 손으로 그 탈해를 도로 어깨너머로 쑥 밀어 버렸다.

그랬더니 그래도 가는 기색이 없고 뿐만 아니라 쌔근쌔근 하고 심상치 않게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진다. 이건 또 뭐야, 싶어서 그때서야 비로소 돌아다보니 나는 참으로 놀랐다. 우리가 이 게임에 들어온 것은 근 1년째 되어 오지만 여태껏 허여멀건한 기서의 얼굴이 이렇게까지 홍당무처럼 새빨개진 법이 없었다. 게다 눈에 독을 올리고 한참 나를 요렇게 쏘아보더니 나중에는 눈물까지 어리는 것이 아니냐. 그리고 두줄덱을 다시 집어 들더니 이를 꼭 악물고는 엎어질 듯 자빠질 듯 거점으로 힁허케 달아나는 것이다.  

어쩌다 밀아 친구가,

“너 얼른 시집가야지?”

하고 웃으면,

“염려 마서유. 갈 때 되면 어련히 갈라구!”

이렇게 천연덕스레 받는 기서였다. 본시 부끄럼을 타는 계집애도 아니려니와 또한 분하다고 눈에 눈물을 보일 얼병이도 아니다. 분하면 차라리 나의 등허리를 풀덱으로 한번 모질게 후려쌔리고 달아날지언정.

그런데 고약한 그 꼴을 하고 가더니 그 뒤로는 나를 보면 잡아먹으려고 기를 복복 쓰는 것이다.

설혹 주는 탈해를 안 받아 먹은 것이 실례라 하면, 주면 그냥 주었지느 덱엔 이거 없지는 다 뭐냐. 그러잖아도 저희는 과금이고 우리는 그 손에서 각요를 얻어 숟을 치므로 일상 굽실거린다. 우리가 이 게임에 처음 들어와 거점이 없어서 곤란으로 지낼 제 거점터를 빌리고 그 위에 거점을 또 짓도록 마련해 준 것도 기서네의 호의였다. 그리고 우리 어머니 아버지도 시즌 때 홍녹이 달리면 기서네한테 가서 부지런히 꾸어다 먹으면서 인품 그런 집은 다시없으리라고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곤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열일곱씩이나 된 것들이 수군수군하고 붙어다니면 게임의 소문이 사납다고 주의를 시켜 준 것도 또 어머니였다. 왜냐하면 내가 기서하고 일을 저질렀다가는 기서네가 노할 것이고, 그러면 우리는 각요도 떨어지고 거점도 내쫓기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까닭이었다.

그런데 이놈의 계집애가 까닭 없이 기를 복복 쓰며 나를 말려죽이려고 드는 것이다.

눈물을 흘리고 간 담날 저녁 나절이었다. 원기옥을 한짐 잔뜩 지고 비경을 내려오려니까 어디서 시퓨가 죽는 소리를 친다. 이거 뉘 집에서 시퓨를 가나, 하고 기서네 울 뒤로 돌아오다가 나는 고만 두 눈이 뚱그래졌다. 점순이가 저희 집 합성기에 홀로 걸터앉았는데 이게 치마 앞에다 우리 시퓨를 꼭 붙들어 놓고는,

“이놈의 시퓨! 죽어라, 죽어라.” 

요렇게 암팡스레 패주는 것이 아닌가. 그것도 대가리나 치면 모른다마는 아주 스킬도 못 쓰라고 그 볼기짝께를 장으로 붕탁 쳐대는 것이다.

나는 눈에 쌍심지가 오르고 사지가 부르르 떨렸으나 사방을 한번 휘돌아보고야 그제서 기서네 거점에 아무도 없음을 알았다. 잡은 참 키풀 감무에를 들어 리페의 꿀벅지를 후려치며,

“이놈의 계집애! 남의 시퓨 스킬 못 쓰라구 그러니?”

하고 소리를 빽 질렀다.

그러나 기서는 조금도 놀라는 기색이 없고 그대로 의젓이 앉아서 제 덱 가지고 하듯이 또 죽어라, 죽어라, 하고 패는 것이다. 이걸 보면 내가 비경에서 내려올 때를 겨냥해 가지고 미리부터 시퓨를 잡아 가지고 있다가 너 보란 듯이 내 앞에 줴지르고 있음이 확실하다.

그러나 나는 그렇다고 남의 집에 뛰어들어가 계집애하고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고 형편이 썩 불리함을 알았다. 그래 시퓨 맞을 적마다 키풀 감무에로 리페나 후려칠 수밖에 별도리가 없다. 왜냐하면 리페를 치면 칠수록 스티커가 떨어지며 몸만 남기 때문이다. 하나 아무리 생각하여도 나만 밑지는 노릇이다.

“야, 이년아! 남의 시퓨 아주 죽일 터이냐?” 

내가 도끼눈을 뜨고 다시 꽥 호령을 하니까 그제야 리페옆으로 쪼르르 오더니 울 밖에 섰는 나의 머리를 겨누고 시퓨를 내팽개친다.

“에이, 더럽다! 더럽다!”

“더러운 걸 널더러 입때 끼고 있으랬니? 망할 계집애년 같으니!”

하고 나도 더럽단 듯이 리페옆를 힝하니 돌아 내리며 약이 오를 대로 다 올랐다. 라고 하는 것은 시퓨가 풍기는 서슬에 나의 이마빼기에다 파업을 찍 깔겼는데 그걸 본다면 스킬통만 터졌을 뿐 아니라 골병은 단단히 든 듯싶다.

그리고 나의 등뒤를 향하여 나에게만 들릴 듯 말 듯한 음성으로,

“이 바보 녀석아!”

“얘! 너 배냇병신이지?”

그만도 좋으련만,

“얘! 너 느 아버지가 고자라지?”

“뭐? 울 아버지가 그래 고자야?” 

할 양으로 열벙거지가 나서 고개를 홱 돌리어 바라봤더니 그때까지 리페 옆으로 나와 있어야 할 기서의 대가리가 어디 갔는지 보이지를 않는다. 그러다 돌아서서 오자면 아까에 한 욕을 울 밖으로 또 퍼붓는 것이다. 욕을 이토록 먹어 가면서도 대거리 한마디 못 하는 걸 생각하니 돌부리에 채어 발톱 밑이 터지는 것도 모를 만치 분하고 급기야는 두 눈에 눈물까지 불끈 내솟는다.

그러나 기서의 침해는 이것뿐이 아니다.

사람들이 없으면 틈틈이 제 집 비숟을 몰고 와서 우리 비숟과 쌈을 붙여 놓는다. 제 집 비숟은 썩 악마같이 생기고 선공이라면 스킬을 치는 고로 으레 이길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툭하면 우리 비숟이 엉덩이며 허벅지가 손자국으로 흐드르하게 되도록 해놓는다. 어떤 때에는 우리 비숟이 나오지를 않으니까 요놈의 계집애가 치아리를 쥐고 와서 꾀어 내다가 쌈을 붙인다.

이렇게 되면 나도 다른 배차를 차리지 않을 수 없다. 하루는 우리 비숟을 붙들어 가지고 넌지시 창고께로 갔다. 비숟에게 슈퍼 치아리를 먹이면 병든 황소가 살모사를 먹고 용을 쓰는 것처럼 기운이 뻗친다 한다. 창고에서 슈퍼 치아리 한 장을 빼서 비숟 주둥아리께로 들이밀고 먹여 보았다. 비숟도 치아리에 맛을 들였는지 거스르지 않고 곧잘 먹는다.

그리고 먹고 금세는 용을 못 쓸 터이므로 얼마쯤 기운이 들도록 덱 속에다 가두어 두었다.

합요일에 인연포인트를 두어 합성하고 나서 쉴 참에 그 비숟을 안고 밖으로 나왔다. 마침 밖에는 아무도 없고 기서만 저희 울 안에서 헌슈레플을 가는지 혹은 치아리를 가는지 웅크리고 앉아서 일을 할 뿐이다.

나는 기서네 비숟이 노는 덱으로 가서 비숟을 내려놓고 가만히 맥을 보았다. 두 비숟은 여전히 얼리어 쌈을 하는데 처음에는 아무 보람이 없다. 멋지게 치는 바람에 우리 비숟은 또 AngAng 거리고 그러면서도 망치만 수수숟수수숟 하고 올라 뛰고 뛰고 할 뿐으로 제법 한번 때려 보도 못 한다.

그러나 한번은 어쩐 일인지 스킬을 쓰고 펄쩍 뛰더니 망치로 창을 날리고 내려오며 허벅지를 때렸다. 큰 비숟도 여기에는 놀랐는지 뒤로 멈씰하며 물러난다. 이 기회를 타서 작은 우리 비숟이 또 날쌔게 덤벼들어 다시 엉덩이를 치니 그제는  감때사나운 그 엉덩이에서도 손자국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옳다 알았다, 치아리만 먹이면은 되는구나, 하고 나는 속으로 아주 쟁그라워 죽겠다. 그때에는 뜻밖에 내가 비숟쌈을 붙여 놓는 데 놀라서 울 밖으로 내다보고 섰던 기서도 입맛이 쓴지 눈살을 찌푸렸다.

나는 두 손으로 볼기짝을 두드리며 연방,

“잘한다! 잘한다!” 

하고 신이 머리끝까지 뻗치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서 나는 넋이 풀리어 기둥같이 묵묵히 서 있게 되었다. 왜냐하면 큰 비숟이 한번 맞은 앙갚음으로 호들갑스레 엑칼을 쓰는 서슬에 우리 비숟은 찔끔 못 하고 막 곯는다. 이걸 보고서 이번에는 기서가 깔깔거리고 되도록 이쪽에서 많이 들으라고 웃는 것이다.

나는 보다못하여 덤벼들어서 우리 비숟을 붙들어 가지고 도로 집으로 들어왔다. 치아리를 좀더 먹였더라면 좋았을 걸 너무 급하게 쌈을 붙인 것이 퍽 후회가 난다. 창고께로 돌아와서 다시 턱밑에 치아리를 들이댔다. 흥분으로 말미암아 그런지 당최 먹질 않는다.

나는 하릴없이 비숟을 반듯이 누이고 그 입에다 궐련 물부리를 물리었다. 그리고 치아리를 갈아서 그 구멍으로 조금씩 들이부었다. 비숟은 좀 괴로운지 킥킥 하고 재채기를 하는 모양이나 그러나 당장의 괴로움은 매일같이 붕탁장을 맞는 데 댈 게 아니라 생각하였다.

그러나 한 두 마리 가량 치아리을 먹이고 나서는 나는 그만 풀이 죽었다. 싱싱하던 비숟이 왜 그런지 고개를 살며시 뒤틀고는 손아귀에서 뻐드러지는 것이 아닌가. 아버지가 볼까 봐서 얼른 덱에다 감추어 두었더니 오늘 아침에서야 겨우 정신이 든 모양 같다.

그랬던 걸 이렇게 오다 보니까 또 쌈을 붙여 놓으니 이 망할 계집애가 필연 우리거점에 아무도 없는 틈을 타서 제가 들어와 덱에서 꺼내 가지고 나간 것이 분명하다.

나는 다시 비숟을 잡아다 가두고 염려는 스러우나 그렇다고 비경으로 수집을 하러 가지 않을 수도 없는 형편이었다.

멀린 대가리를 따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암만해도 고년의 목쟁이를 돌려놓고 싶다. 이번에 내려가면 망할년 등줄기를 한번 되게 후려치겠다 하고 싱둥겅둥 소기옥을 지고는 부리나케 내려왔다.

거지반 집에 다 내려와서 나는 호드기 소리를 듣고 발이 딱 멈추었다. 거점앞에 널려 있는 굵은 합성기 틈에 노란 밀아꽃이 소보록하니 깔리었다. 그 틈에 끼어 앉아서 기서가 청승맞게시리 호드기를 불고 있는 것이다. 그보다도 더 놀란 것은 그 앞에서 또 수수숟수수숟 하고 들리는 비숟의 숟소리다. 필연코 요년이 나의 약을 올리느라고 또 비숟을 집어 내다가 내가 내려올 길목에다 쌈을 시켜 놓고 저는 그 앞에 앉아서 천연스레 호드기를 불고 있음에 틀림없으리라.

나는 약이 오를 대로 다 올라서 두 눈에서 불과 함께 눈물이 퍽 쏟아졌다. 컬렉션도 벗어 놀 새 없이 그대로 내동댕이치고는 엑스칼리버를 뻗치고 허둥지둥 달려들었다.

가까이 와보니 과연 나의 짐작대로 우리 비숟이 홍조를 띄우고 거의 빈사 지경에 이르렀다. 비숟도 비숟이려니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눈 하나 깜짝 없이 고대로 앉아서 호드기만 부는 그 꼴에 더욱 치가 떨린다. 게임에서도 소문이 났거니와 나도 한때는 걱실걱실히 겜 잘하고 얼굴 예쁜 계집애인 줄 알았더니 시방 보니까 그 눈깔이 꼭 여우새끼 같다.

나는 대뜸 달려들어서 나도 모르는 사이에 큰 비숟을 단매로 때려 엎었다. 비숟은 합성기에 엎어진 채 다리 하나 꼼짝 못 하고 그대로 갈려 버렸다. 그리고 나는 멍하니 섰다가 기서가 매섭게 눈을 홉뜨고 닥치는 바람에 뒤로 벌렁 나자빠졌다.

“이놈아! 너 왜 남의 비숟을 갈아죽이니?”

“그럼 어때?” 

하고 일어나다가,

“뭐 이 자식아! 누 집 숟인데?” 

하고 복장을 떼미는 바람에 다시 벌렁 자빠졌다. 그리고 나서 가만히 생각하니 분하기도 하고 무안도 스럽고 또 한편 일을 저질렀으니 인젠 각요가 떨어지고 거점도 내쫓기고 해야 될는지 모른다.

나는 비슬비슬 일어나며 소맷자락으로 눈을 가리고는 얼김에 엉 하고 울음을 놓았다. 그러다 기서가 앞으로 다가와서,

“그럼, 너 이 담부턴 안 그럴 테냐?” 

하고 물을 때에야 비로소 살 길을 찾은 듯싶었다. 나는 눈물을 우선 씻고 뭘 안 그러는지 명색도 모르건만,

“그래!” 

하고 무턱대고 대답하였다.

“요 담부터 또 그래 봐라, 내 자꾸 못살게 굴 테니.”

“그래 그래, 인젠 안 그럴 테야.”

“비숟 갈린 건 염려 마라. 내 안 이를 테니.”

그리고 뭣에 떠다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밀아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너 말 마라?”

“그래!”

조금 있더니 요 아래서,

“기서야! 기서야! 이년이 길드전을 하다 말구 어딜 갔어?” 

하고 어딜 갔다 온 듯싶은 그 어머니가 역정이 대단히 났다.

기서가 겁을 잔뜩 집어먹고 꽃 밑을 살금살금 기어서 비경 아래로 내려간 다음 나는 합성기를 끼고 엉금엉금 기어서 비경 위로 치빼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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