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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2ch) 마왕도 쓰려뜨렸고 돌아갈까?
게시물ID : humorbest_8441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녜잎
추천 : 50
조회수 : 11664회
댓글수 : 1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02/24 10:15:26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2/23 22:46:39

용사    「임금님 안녕~ 용사입니다~앗」


임금님 「누, 누구냐!?」


용사    「아니 그러니까 용사라고. 자 용사의 인장」반짝


임금님 「그것은 확실히 용사만이 가진……아아, 미안하오. 그다지 그……모습이 많이 바뀐 것 같구려」


용사    「아-, 좀 말랐으니까 말이지. 수염 같은 것도 길렀고. 무엇보다 꼴이 더럽잖아. 갑옷도 질척질척하지 냄새나지」


임금님 「아, 아니, 결코 그러한 것이 아니라……」


용사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니까. 아 미안, 잠시 한 대 피워도 될까?」


임금님 「하? 아, 아아, 연초 말이오? 그렇다면 병사에게 좋은 것으로 준비시키겠소」


용사    「괜찮다니까. 내 꺼 있으니까」


임금님 「그렇소? 그런데 그……다른 분들은?」


용사    「응-, 전사랑 마법사랑 승려 말하는 거지?」


임금님 「그렇소이다. 일행 분들은 어디에?」


용사    「죽었어. 나 이외에는 전부 다」푸하-


임금님 「에?」


용사    「…………」흐-읍……푸하-


임금님 「……그것은……진실로 그……」


용사    「아-, 그렇게 말하지 말라니까」


임금님 「허나……어째서 다른 분들은, 그, 전사를?」


용사    「그럼 그 주변 이야기까지 포함해서, 밥이라도 먹으면서 설명할까. 솔직히, 나 배가 고파서 죽을 것 같거든」꼬르륵~


임금님 「미, 미안하네! 여봐라! 아무도 없느냐! 용사님이 개선하셨다! 연회를 열어라!!」


병사    「옛!」


용사    「…………」푸하-



연회장


용사    「맛있다맛있다맛있다」우적우적우적우적


공주    「어머, 용사님은 먹성이 좋으시네요」


용사    「이 직업이, 먹을 수 있을 때 먹어 둬야 돼서 말이지-」우적우적우적


공주    「용사님, 여기 이것도 맛있답니다」


용사    「헤-, 어디어디……오, 진짜네 맛있다」우적우적우적


공주    「어머나. 식사는 도망치지 않는다구요?」


용사    「……그렇지도 않아」


공주    「에?」


용사    「…………」우적우적우적우적


임금님 「오오, 이쪽에 계셨소 용사여? 공주도 여기 있었느냐?」


공주    「네 아바마마. 용사님도 참, 저와의 이야기보다도, 식사가 더 즐거워 보이셔요. 설마하니 돼지고기 구이를 질투하게 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답니다」


임금님 「허허허. 분명 용사님도 부끄러워 하시는 걸 게다. 공주의 아름다움 때문에」


공주    「어쩜! 정말 그러하신가요 용사님?」


용사    「아-, 그러네요. 그렇다고 생각해요」우적우적우적


임금님 「헌데 용사여, 슬슬 마왕을 토벌한 이야기를 들었으면 하오」


용사    「응-, 그러네. 배도 땡땡해졌고」


임금님 「가능하면, 동료들의 용감한 최후 같은 것도 들려주기 바라오」


용사    「네이네이. 그럼 가볼까요」


임금님 「기대하고 있소이다 용사」


용사    「예에-」



단상


용사    「에-, 안녕하세요 용사입니다」


웅성웅성

「오오, 저 분이……」

「저주스러운 마왕을……」

「영웅이다」

웅성웅성


용사    「그러면 어디부터 얘기할까요. 응-, 그러네. 먹을 것 이야기라도 할까요」


임금님 「요, 용사여!」


용사    「응? 왜요?」


임금님 「가, 가능하면 모험 이야기를……」


용사    「밥도 모험의 일부라구. 싫으면 난 밥 먹으러 간다」


임금님 「미, 미안하오. 계속해 주시오」


용사    「네-엥. 에-그러니까, 여러분, 오늘은 맛있는 것들이 잔뜩 있네요. 저도 아까부터 계속 놀라기만 할 정도로 맛있는 것뿐이에요」


용사    「이렇게 맛있는 음식은 반년 정도만이네요」


용사    「그럼 보통은 뭘 먹었었냐 하는 건데, 여러분은 마을 주변에 있는 난폭한 애벌레나, 독 토끼 같은 걸 먹은 적이 있습니까?」


웅성웅성

용사    「하하하, 당연히 없겠죠. 손질도 힘들고, 고생에 비하면 맛도 없고. 무엇보다, 그것들은 마물이니까요」

 

용사    「에-, 하지만, 소랑 돼지, 새, 밭에서 나는 채소 같은 건 인간이 기르거나 만들거나 하는 것이고」

 

용사    「그리고 저랑 동료들은 마족이 지배하고 있던 땅을 모험하고 있었기 때문에」

 

용사    「저기 임금님」

 

임금님 「왜, 왜 그러시오?」

 

용사    「이 세계에서, 인간의 나라와 도시와 마을이 대체로 얼마나 있는지 추측할 수 있어?」

 

임금님 「에, 그러니까……큰 나라는 다섯. 도시나 마을로 생각하면……100은 되지 않나」

 

용사    「흠. 그 중에서, 마왕의 성에 가까이 있는 도시나 마을의 수는?」

 

임금님 「0이오. 있더라도 마왕에게 지배당했거나, 멸망했을 것이오」

 

용사    「잘 했어요. 용사 스티커를 드리죠」

 

임금님 「아, 아니, 그런 건」

 

용사    「자자 여러분, 이런 느낌으로, 기본적으로 마왕의 성에 가까워질수록, 도시나 마을은 사라져 갑니다. 그리고, 얼마 남지 않은 도시나 마을은 기본적으로 빈곤합니다」

 

용사    「그런 장소에서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은……네, 공주님, 답변해주시죠」

 

공주    「마물……」

 

용사    「네 잘 하셨습니다-. 용사 스티커를 증정! 해냈어요!」

 

용사    「그렇습니다. 이 주변에 있는 마물, 즉 난폭한 애벌레라든지 독 토끼 같은 놈들이죠. 그놈들은, 성격이 거칠기는 해도 동물들하고 그렇게 다르지 않아요」

 

용사    「하지만, 마왕의 성에 가까워질수록, 마물이라는 것들은 변화해갑니다」

 

용사    「그럼 임금님, 2번 문제! 그 변화라는 건?」

 

임금님 「…………모르겠소」

 

용사    「부부-! 꽈앙-. 용사 스티커는 다음 기회에-」

 

임금님 「…………」

 

용사    「그 변화라는 건 말이죠, 그 녀석들, 지능이 올라가는 거에요.」

 

용사    「지능이 오른다는 건, 감정을 격하게 표현하거나, 말을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드러나게 되죠」

 

용사    「울면서 공격해오는 녀석들을, 『죽이지 말아줘』하고 애원해오는 녀석들을 먹으면서 우리들은 살아남았어요」

 

용사    「사람을 먹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 그게 당신들이 말하는 용사라는 존재야」

 

임금님 「…………」

 

공주    「…………」

 

용사    「어이쿠, 우울해져버렸네. 에-, 그럼 주제를 바꿔볼까요」

 

용사    「그럼, 우리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동료들의 이야기라도 할까요」

 

웅성웅성

「분명 전사했다고……」

「아까 용사님이 말했던 것처럼 생각하면서까지 용감하게……」

「오오……정말로 자랑스럽군……」

웅성웅성

 

용사    「에-, 그럼 죽어간 순서대로 얘기해볼까요. 그럼 공주님에게 2번 문제!」

 

공주    「엣!? 아, 그러니까」

 

용사    「가장 처음으로 죽은 건 과연 누구!?」

 

공주    「……!! 노, 놀리지 마세요 용사님! 그렇게 죽은 사람을 우롱하는 건……!」

 

용사    「됐으니까 대답해라」

 

공주    「힉! ……그, 그럼, 마법사 님……?」

 

용사    「과연-, 확실히 겉보기에도 실제로도 온실에서 자란 여자아이였으니까-. 체력도 없었고, 마물을 먹을 때도 제일 꺅꺅거리면서 울어댔던 것도 그 녀석이야」

 

공주    「…………」

 

용사    「하지망 꽈앙-. 정답은-……빰빠바바-암! 전사입니다!」


공주    「저, 전사님요!? 그런, 그 분은 이 나라 제일의 괴력에, 몸도 마음도 매우 강한 분이셨는데!」

 

용사    「응, 그래. 그 녀석은 강했어. 우리들처럼 마법을 쓸 수 있는 게 아니니까라면서, 언제나 맨 앞에서 마물을 찌르고 몸을 움직이며 열심히 노력했지」

 

용사    「그래서 맨 처음에 죽었다」

 

공주    「그럼, 마물들에게 당해서……」

 

용사    「아냐. 먼저, 마물들에게 죽었다면 소생시킬 수 있겠지 교회 같은 데서」

 

공주    「확실히……그렇다면, 전사님은 대체 왜……?」

 

용사    「내가 죽였어. 그 녀석에게 부탁받아서 말이지.」

 

공주    「무슨!?」

 

웅성웅성

 

용사    「…………」

 

공주    「혹시 전사님은, 마왕에게 조종당해서……?」

 

용사    「아아니 틀려. 자신의 의지로 내게『죽여 줘』라고 부탁했어. 그래서 죽였지」

 

공주    「어째서!? 어째서 그런!?」

 

용사    「자 그럼 그 주변 이야기까지 포함해서 이야기해 볼까요」

 

용사    「아까 말했던 것처럼, 전사는 맨 앞에서 마물들을 찌르는 역할을 골랐어」

 

용사    「그 탓에, 누구보다도 몸에 상처가 많이 났다」

 

용사    「누구보다도 회복마법을 많이 받고, 누구보다도 회복약을 많이 사용했지」

 

용사    「그 결과, 그 녀석은 중독이 되어버린 거야」

 

공주    「……중독?」

 

용사    「아-, 생소한가? 그야 뭐, 회복마법도 이 주변의 약초도 중독성은 약하니까」

 

용사    「중독이라는 건, 그게 없으면 안 되는 상태를 생각해 줘」

 

용사    「자자 그럼, 여러분은 이걸 알고 계시나요?」찰랑

 

임금님 「그 병 안에 있는 것은 대체 무엇이오?」

 

용사    「그렇겠죠-. 본 적 없겠죠. 이건, 마왕성 인근에 자라는 특수한 약초를 추출해서 응축한, 초회복약이에요」

 

용사    「이거 효과 하나는 대단해요. 예를 들면, 팔이 완전히 날아가버려도 상처 부분부터 재생시켜버리죠. 부글부글-하고. 도마뱀인가-싶은 느낌」

 

임금님 「그런 약이……」

 

용사    「뭐어, 죽지만 않으면 이걸로 나아. ……몸은 말야」

 

용사    「하지만, 정신은 그렇지 않지」

 

공주    「정신……?」

 

용사    「그래 정신. 마음이라고도 할 수 있을까? 거기가 말이지, 부서져 가는 거야」

 

용사    「이 약은 정말 잘 듣는 반면에, 너무 강해. 강하고도 너무 강해서, 갈기갈기 찢어져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용사    「한 모금만 마셔도, 격렬한 고양감에 뭐든 할 수 있을 것처럼 돼. 실제로, 상처가 나아버리고 하니」

 

용사    「하지만, 마신 뒤 한 시간 정도일까? 그 때쯤부터 부작용이 나기 시작해」

 

용사    「환상이 보인다거나, 몸의 근육이 전부 이완되거나, 알 수 없는 말을 외친다거나, 몸 속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거나」

 

용사    「그런 상태가 한나절 정도 계속되는 거야」

 

용사    「하지만, 한나절이나 그러고 있다가 마물들에게 습격이라도 받았다간 한 방에 끝이야」

 

용사    「그래서, 이 약의 부작용이 시작될 때쯤에, 정신을 차분하게 하는 마법을 걸어주거나, 희석한 초회복약을 또 마셔서 정신을 속이고 또 속이고 했지」

 

용사    「그런 일이 계속되자 결국, 전사는 어떻게 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이 망가졌어」

 

공주    「그렇게 되기 전에, 안전한 나라에 돌아와 요양하는 건 안 되는 거였나요!?」

 

용사    「아-, 내가 돌아올 때 쓴 이동마법 말이지. 뭐 확실히, 그걸 쓰면 한 번에 여기에는 도착할 수 있었겠지」

 

공주    「그랬으면!」

 

용사    「하지만 각하다」

 

공주    「어째서!?」

 

용사    「이동마법이라는 건, 목적지가 한정되어 있어」

 

용사    「이 성에도 있지? 이동마법용 마법진」

 

용사    「그러니까 이곳에는 돌아올 수 있어」

 

공주    「그렇게 돌아올 수 있으면서 왜!?」

 

용사    「그럼 돌아온 후에는?」

 

공주    「후? 후라는 말씀은?」

 

용사    「돌아온 뒤, 요양해서, 완전히 좋아진 다음에 말야」

 

공주    「그거야……또 마왕을 쓰러뜨리러……」

 

용사    「어떻게 해서 가는데?」

 

공주    「그, 그거야 이동마법으로……」

 

용사    「마왕의 지배력이 강한 장소에? 마법진도 없는데? 어떻게?」

 

공주    「…………」

 

용사    「아차, 너무 괴롭혀버렸다. 미안. 뭐, 이 근처라면, 공주의 의견도 나쁘지 않아」

 

용사    「하지만, 24시간 어떤 때에 흉악한 마물이 습격해올지 모르는 장소에, 게다가 앞에 뭐가 있을지도 모르는 장소에서는 그럴 수가 없어」


용사    「마물을 죽이고 약을 마시고, 마물을 먹고 다시 죽이고. 상처입고 치료하고 다시 상처입고」


용사    「전사는 말야, 약의 부작용으로 머리카락 따위도 저-언부 빠져버려서 말이야」


용사    「뭐 나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그럭저럭 핸섬한 얼굴도 점점 변해버려서」


용사    「웃으면 실눈이 돼서, 보고 있는 이쪽이 웃어버리는 눈도, 뒤룩뒤룩해지고 번뜩번뜩해지고 말야」


용사    「나에게 농담을 하면서 호쾌하게 웃었던 입도, 반쯤 벌리고 침을 흘리고, 계-속해서 중얼중얼거리게 돼서」


용사    「무기도 갑옷도 방패도 투구도, 마물의 피로 언제나 새빨갛고」


용사    「어느 쪽이 마물인지, 난 더이상 잘 모르겠더라고」


공주    「…………」


용사    「그래서 말야, 마왕 직속인 사천왕 중 한 명을 쓰러뜨렸을 때, 팔도 다리도 한쪽 눈도 날아가버려서, 내장은 주루룩 하고 보이는 상태로 그 녀석이 말한 거야」


용사    「『죽여 줘』라고」


용사    「당연히, 모두가 거절했어. 마법사도, 보통 때엔 전사와 말다툼만 했는데도, 엄청 울었지」


용사    「눈물하고 자기 상처에서 나온 피로 엉망진창이 된 얼굴로 말이야」


용사    「『날 두고 떠나지 마』라던지 『약속했잖아』라던가 하면서」


용사    「그러니까, 전사가 부들부들 떨면서도, 눈을 실눈으로 하고, 조금 곤란한 것처럼」


용사    「『미안』하고 말하고」


용사    「그 녀석들, 분명 서로 좋아하고 있던 게 아닐까」


용사    「그래서, 그 녀석이 나한테 『부탁한다』라고 말하고 말이지」


용사    「그래서 죽였다」


공주    「요, 용사님은 나쁘지 않……」


용사    「아-,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다만, 내가 전사를 죽였다는 건 사실이니까. 그건 뭐라 할 수 없는 현실이니까」


공주    「하지만……하지만 그런 건……」


용사    「너무 슬퍼요-라는 느낌일까나? 고마워-. 답례로 용사 마크 증정-」


용사    「아마, 전사는 한계에 다다랐다고 생각해」


용사    「최후가 돼서야 제대로 말하게 됐지만, 그 전에는 『우-』라던지 『아-』밖에 말하지 못했었으니」


용사    「몇 번이고 우리들을 마물과 착각해서 공격하려고 했었고」


용사    「마법사한테 말이지, 공격하려고 한 적도 있었고」


용사    「아슬아슬하게 정신을 차려서는, 울면서 벽에 쿵쿵 머리를 찧곤 하고 말이지」


용사    「모두가 말려도 말하는 걸 듣지 않아서 곤란했었어」


용사    「얘기가 길어졌네. 전사의 이야기는 이 정도로 할까」


용사    「다음은, 마법사의 이야기다」


용사    「자, 마법사의 사인 말인데, 그래, 자 임금님! 마법사는 어째서 죽었을까요-!」


임금님 「마, 마물에게 당해서……」


용사    「부부-! 오답! 정답은-……」


공주    「자살한 게 아닐까요」


용사    「오오, 대단하네 공주님. 완전 정답! 용자 마크 증정! 박수!」


썰렁-


용사    「참, 뭐야. 모두들 호응 참 안 해주네. 뭐 상관없나. 그런데 공주님, 어째서 자살이라고 생각했지?」


공주    「마법사님은 전사님을 사랑하고 있었죠. 사랑하는 상대가 없는 세상이라면 차라리……」


용사    「그렇구나-. 응, 그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지」


공주    「그럼, 그 밖에 이유가 있다는 말씀인가요?」


용사    「글쎄? 어떨까.」


공주    「얼버무리지 말아 주세요!」


용사    「그치만 말야, 정말로 모른단 말야. 알 수가 없었어 우리들로서는」


용사    「전사가 죽고 나서, 마법사는 눈에 띄게 변해버렸어」


용사    「뭐, 우리들 전부 다 겉보기로도 이상했고, 머리도 어딘가 망가진 것 같았지만」


용사    「그래도, 그런 게 아니라, 마법사는……뭐라고 해야 할까, 증오했다고 생각해」


임금님 「증오했다……마왕을 말이오?」


용사    「마왕도 포함해서」


임금님 「마왕도 포함해서?」


용사    「응. 마왕도, 마물도, 자신을 놔두고 죽은 전사도, 전사를 구하지 못했던 우리들도, 자기자신도, 분명 인간도」


공주    「그런……」


용사    「분명, 전부 전부 밉고 증오스러워서 참을 수 없을 정도였다고 생각해」


용사    「세계의 모든 것을 증오했다고 생각해」


용사    「마법사가 쓰는 마법은 말야, 꽤 잔인했어」


용사    「광범위를 폭파한다거나, 커다란 불로 구워버리거나, 눈보라를 부르거나 말야」


용사    「하지만, 그녀석은 전사가 죽고 나서, 사용하는 마법 같은 것도 바뀌었어. 뭐라고 생각해 공주님?」


공주    「……마법에 대한 건 잘 모릅니다」


용사    「그렇지요-. 보통 생활하면서, 그렇게 익숙한 건 아니니까 공격마법이란 건」


용사    「어 그러니까, 독이랑 산성 마법을 잘 쓰게 된 거야」


공주    「독과 산 말인가요?」


용사    「응. 그래서, 바로 딱 알 수는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이 마법은 엄청난 거야」


용사    「먼저 산성 마법 말인데, 마법으로 만들어낸 강력한 산은, 아마 모두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무서울 거야」


용사    「지면조차 녹아서 구멍이 뚫려버리는데, 그걸 적에게 맞추면……그치?」


임금님 「…………」끄덕


용사    「비명이 말야, 귀에서 떨어지질 않아」


용사    「팔이, 다리가, 손가락이, 눈이, 귀가 녹아들어가는 마물의 비명」

 

용사    「최초에 말했지만, 마왕의 성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마물의 지능이 올라가」

 

용사    「인간의 언어로 말야, 우리들이 쓰는 언어로 말야, 울부짖는거야」

 

용사    「마물을 먹는다고 말했었지? 그건 말야, 어떤 의미로는 그나마 나은 걸지도 몰라」

 

용사    「그야, 살기 위해서잖아. 먹지 않으면 죽어버리니까 죽여서 먹었어」

 

용사    「동물이 동물을 죽여서 먹는다. 세계의 올바르고 있을 법한 일일지도 몰라」

 

용사    「하지만, 마법사는 달랐어」

 

용사    「고통을 주고 싶어서 죽인다. 증오스러워서 죽인다. 죽이고 싶으니까 죽인다」

 

용사    「미친 살인귀 완성-이라는 거지」

 

공주    「우……훌쩍……」

 

용사    「어이쿠, 울어버렸네. 어떡하지-, 난 페미니스트인데. 미안해-」

 

용사    「그리고, 독 마법 말인데」

 

용사    「이건 산성 마법 따위보다도 훨씬 잔인했어」

 

용사    「임금님도 공주님도, 이곳에 모인 노-옾으신 분들도 알 지는 모르겠지만 마물들도 부락 같은 걸 만들어」

 

임금님 「과연……」

 

용사    「의외였나? 그래도 말야, 지능은 인간에 버금가고, 어찌보면 인간보다 높은 지능을 가졌을지도 모르는 생물들이 엄청 많이 있으니까 말야」

 

용사    「거기다, 수컷이 있으면 암컷도 있어. 그것들이 있으면 아이도 생기지」

 

용사    「어린 마물은 당연히 다 자란 마물보다 약해」

 

용사    「그래서 한데 모아서, 집단생활을 한다거나 하지」

 

용사    「사람하고 그닥 다르지 않아」

 

용사    「마법사는, 그런 부락에 독 마법을 썼어」

 

용사    「정확히는, 부락 근처에 있는 강이나, 부락 안에 있는 우물물에」

 

용사    「당연히, 아비규환의 지옥도가 되지요」

 

용사    「마물이라도 수컷이 있는가 하면 암컷도 있어. 아이가 있으면 늙은 마물도 있지」

 

용사    「강한 놈도 약한 놈도 전부 모아서 많이 있어」

 

용사    「그걸 따로 떨어뜨리지 않고, 마법사는 몰살시켰지」

 

용사    「그리고, 그런 지옥에서 마법사는 웃었어」

 

용사    「마법사는 말이지, 아까도 말했던 대로, 원래는 온실 안의 아가씨였지」

 

용사    「그래서 모험을 떠난 맨 처음에는, 웃는 것도『오호호호호-』같은 이상한 웃음이었는데 말야」

 

용사    「모두 그 이상한 웃음을 보고, 나랑 전사가 놀려서, 새빨갛게 돼서는 화내던 마법사를, 곤란해하는 얼굴로 승려가 달래고」

 

용사    「그런 때도 있고 해서……즐거웠지」

 

용사    「어이쿠, 이야기가 샜다. 안 되지, 추억을 말로 하면, 덤으로 이것저것 추억들이 마구 떠올라서」

 

용사    「어쨌든, 부락에서 마법사는, 아가씨라고는 생각할 수 없는 얼굴로 크게 낄낄낄 하고 웃었어」

 

용사    「이미 예전에 미쳤던 거야」

 

용사    「피바다를 보면서 낄낄거리며 웃는 마법사와 다른 곳에서, 우리들은 느릿느릿하게 식재료를 찾아서 우적우적 하고 게걸스럽게 먹었어」

 

용사    「승려는 울었던 것 같기도 해. 나도 울었을지도 몰라」

 

용사    「마법사도 울고 있었을지도 몰라」

 

용사    「뭐어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 없고 말이죠-」

 

용사    「그런 걸 반복하던 어느날 밤, 우리들은 엄청난 걸 본 거야」

 

용사    「끝도 없이 아래로 이어진 듯한 절벽이 있어서 말이지. 그 장소를 건너면 마왕의 성까지 아주 조금인 장소야」

 

용사    「거기서 캠핑을 하고 있으려니까, 텐트 밖에서 마법사가 꺅-꺅-소리지르고 있었어」

 

용사    「미쳐서 지르는 소리가 아니고 말야, 평범한 여자아이가, 예쁜 옷을 보고 어쩔 줄 몰라 하는 것처럼, 그런 따뜻한 느낌으로」

 

용사    「신경 쓰인 나와 승려가 텐트 밖으로 나가봤더니, 하늘 가득히 별들이 흐르고 있었어」

 

용사    「유성군이라고 하던가? 우연히, 보게 된 거야」

 

용사    「불과 수 시간 전까지, 부락을 무너뜨리고 마물의 사체를 석둑석둑 썰면서 놀던 마법사였지만」

 

용사    「이때만큼은 어린애 같았지. 『엄청나네』라든지『에쁘다』라던지 말해 대고 말야」

 

용사    「그리고, 나도 승려도 새삼 정겹고 해서, 모두가 하늘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어」

 

용사    「그러고 있자니, 마법사가 말했어」

 

용사    「『전사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는데-』라고」

 

용사    「그 근처 길 한가운데서, 쓱 지나가는 듯한 말투로. 특별한 느낌도 뭣도 없이 그냥 말했어」

 

용사    「다음날, 마법사는 사라져 있었지」

 

용사    「절벽 앞에, 마법사의 지팡이와, 이게 놓여 있었어」

 

공주    「양피지……설마, 유서……?」

 

용사    「그럴까-?」

 

공주    「에? 용사님은 내용을 보지 못하셨나요?」

 

용사    「아니 봤는데? 나도 승려도 내용을 확인했어」

 

공주    「그러시다면, 유서는 아니라고요……? 안에 대체 뭐가 쓰여 있는 건가요?」

 

용사    「볼래? 자」

 

공주    「아, 고맙습니다. 그러면…………히익!! 이, 이건!?」

 

용사    「아하하. 모르겠지?」

 

공주    「웃……우웩……콜록콜록!」

 

임금님 「고, 공주야! 용사여! 혹시 이 종이에 저주를!?」

 

용사    「아아니, 저주 같은 건 걸려있지 않아. 정확히는, 저주는『더이상』걸려있지 않은 거지만」

 

임금님 「무, 무슨 말이오!」

 

용사    「우선 그 편지, 마법사의 의도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최초에는 터무니없는 저주가 걸려있었어」

 

용사    「나라도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 의식이 뭉텅뭉텅 사라지는 듯한 엄청난 거라서 말이지-. 약한 인간이나 마물이라면, 근처를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죽어버리지 않았을까나」

 

용사    「그래서, 승려가 필사적으로 저주를 풀었어」

 

용사    「그리고, 여자아이의 편지인가 싶은 것도 있어서, 승려가 봤지만, 쇼크로 기절해 버려서 말야. 하루종일 못 움직였지-」

 

임금님 「안에 대체 무엇이……」

 

용사    「질척한 혈서라고 해야 할까, 피로 그린 그림」

 

용사    「딱 한 가지 알 수 있는 건, 마법사는 이걸 본 녀석들 모두에게 저주를 내리려고 했던 것 정도일까」

 

용사    「그녀석, 세계가 얼마나 증오스러웠던 걸까-」

 

공주    「너무해……이런 거……이런 그림, 사람이 그릴 수 있는 게 아냐」

 

임금님 「고, 공주!」

 

용사    「공주님의 의견에 전면적으로 동의해. 그런 걸 그리는 마법사도, 그걸 보고도 그다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게 된 나도, 진작에 이미 사람이 아니게 된 게 아닐까」

 

용사    「뭐어, 마법사의 이야기는 이걸로 끝」

 

용사    「그러면 마지막. 승려의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용사    「승려의 사인에 대해서는 조금 특수하니까, 문제는 안 낼게. 아쉽지만 용사 마크는 포기해」

 

임금님 「…………」

 

공주    「…………」

 

용사    「그럼, 남은 건 나와 승려밖에 없었긴 하지만, 꽤나 큰일이 된 거야 이게」

 

용사    「그렇잖아, 전력은 1/2고. 게다가 승려는 전투직이 아니고. 거기다, 마을에 돌아가서 동료를 모으기엔 시간이 모자라」

 

용사    「결국, 우리들은 도망쳐 가면서 마왕성으로 향했지」

 

용사    「용사라는 걸 안 들키기 위해 볼품없는 꼴을 하고, 마물을 속여서 급습하고, 더러운 물을 마시면서, 짐승같은 꼴이 되어가면서 향했어」

 

용사    「이미 중독 같은 건 신경쓸 수가 없었어. 초회복약이건, 그 이상으로 강한 약이건 죄다 벌컥벌컥 마셨지」

 

용사    「시야는 울렁거렸고, 뭔가 박자를 맞춰서 툭 하고 끊어질 것만 같은 의식이긴 했지만, 나도 승려도 마왕의 성까지 살아서 도착했어」

 

용사    「어……」휘청

 

임금님 「요, 용사!? 괜찮으시오!?」

 

용사    「아-, 괜찮아 괜찮아. 미안, 잠시 실례지만 한 모금만」

 

용사    「…………」스읍-……푸하-……

 

임금님 「이보시게……용사여, 혹시 그 궐련은……」

 

용사    「아-, 응. 보통 권련이 아냐. 강한 약초와 해독초를 말아서, 펄펄 끓는 성수를 부어 만든 특제품」

 

임금님 「그런 것을……」

 

용사    「미안하네. 그치만, 이걸 피지 않으면, 봐」부들부들

 

임금님 「손이 흔들리는구려……」

 

용사    「뭐어 그런 거야. 미안해요 여러분, 잠시만 더 기다려줘-」푸하-

 

조용-

 

용사    「음, 그러면 계속. 자, 어떻게든 마왕성까지 도착한 우리들이지만, 여기서 내가 터무니없는 바보짓을 저질렀어」

 

용사    「마왕의 측근에게 내가 있다는 걸 들켜버린 거야」

 

용사    「승려는 운좋게 성 안쪽까지 개별행동으로 정보를 모으고 있어서 괜찮았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어」

 

용사    「어떻게든 마왕의 측근은 쓰러뜨렸지. 아무리 그래도 용사잖아 내가」

 

용사    「하지만, 나도 죽어버렸어」


용사    「승려가 발견했을 때, 나는 아니, 그보다 나였던 것은 손가락 파편 정도인 것 같더라고」

 

용사    「보통, 사람이 소생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일부, 고기조각이든 재든 생관없지만, 반 이상은 필요해. 최소한 2/3정도는 필요하다는 게 상식이고」

 

용사    「즉 내 소생 가능성은 절망적. 여기서 승려도 포기하고 돌아갔다면 좋았을 텐데-하고 지금도 생각해」

 

용사    「하지만 승려는 포기하지 않았어. 내 신체의 재생과 소생을 실행하기로 한 거야」

 

용사    「그리고, 여기서 돌발문제! 여기서 또다시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건 뭘까-요! 임금님도 공주님도, 어느 쪽이 대답하든 상관 없어요!」

 

임금님 「…………」

 

공주    「그럴 기분이 아니에요……」

 

용사    「아-아, 아까워라. 에-그러니까, 용사 마크는……아-, 부족하네-. 뭐 나중에 생각하지」

 

임금님 「?」

 

공주    「?」

 

용사    「그 문제의 대답은, 소생마법은 난이도가 높은 마법이라는 겁니다」

 

용사    「원래, 소생마법을 쓸 때, 간이 결계같은 걸 펴고 사용하지만, 여기는 마왕의 성이기 때문에」

 

용사    「그런 걸 폈다간, 한번에 마왕에게 들켜버릴 가능성이 높아. 그렇다기보다 확실히 들켜」

 

용사    「그렇게 되면 내 소생 정도의 문제가 아니니까」

 

용사    「게다가, 사용할 마력도 터무니없이 많이 필요한데, 이번에는 거기에다 고등급의 재생마법도 섞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었고」

 

용사    「뭐 아주 말이지-, 기적이라도 일어나지 않는 한 무리! 무리무리무리무리수리수리마수리!1 할 정도로 무리한 난제였어」

 

공주    「하지만, 용사님이 여기에 계신다는 건」

 

용사    「응 그래. 하지만, 기적같은 건 일어나지 않았어」

 

공주    「에? 그렇다는 건 즉?」

 

용사    「무지하게 강력한 수를 쓴 거야 그녀석」

 

공주    「강력한 수?」

 

용사    「그래. 그래서 죽었어」

 

용사    「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 주변은 새빨갰어」

 

용사    「신체를 재생해서, 죽었던 걸 무리하게 원상복귀당해서, 아픔이나 구토감 때문에 데굴데굴 굴렀지」

 

용사    「그래도 기뻤어. 승려가 필사적으로 소생해주었구나 하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

 

용사    「그래서, 사방에 토하면서도, 부들부들 떨면서, 그래도 일어나서 승려를 찾아다녔어」

 

용사    「하지만, 승려는 승려가 아니게 되었지」

 

용사    「주변 일대에는 깨진 회복약 병이나, 다 써버린 스크롤 같은 게 떨어져 있었어」

 

용사    「전부 다 마력을 회복시켜주기 위한 엄청난 것들이었지」

 

용사    「승려가 뭘 했는지는 간단한 이야기야. 수많은 공정을 마력을 써서 강제로 눌러넣은 거지」

 

용사    「당연히, 그런 걸 했다간 마력 따위는 곧바로 바닥나 버리니까」

 

용사    「그래서, 마력이 사라지기 무섭게 약을 벌컥벌컥 마시거나 스크롤로 강제로 회복해서, 다시 마법을 썼다는 이야기야」

 

용사    「근데 말야-. 사람의 몸이란 건, 한계 같은 게 있잖아?」

 

용사    「승려가 벌인 일은, 그 허용량을 아득히 뛰어넘는 거야」

 

용사    「그리고 승려는……」

 

임금님 「마력이 다한 채, 소멸……?」

 

용사    「차라리 그랬으면 좋았겠어」

 

용사    「방 구석에, 꿈틀꿈틀거리는 게 있었어」

 

용사    「뭐지-? 하고 생각하고 가까이 가 봤더니, 어린아이 크기의 핑크색 고기가 꿈틀거리고 있어서」

 

공주    「그……그만……」

 

용사    「안 그만둬. 너희들이 기대하고 있던 일행들의 이야기다. 들어라」

 

용사    「그 녀석 말야-, 승려더라고-, 회복마법을 끊임없이 시전할 뿐인 고깃덩이가 되어버린 거야」

 

용사    「어딘가의 문헌에 있었는데, 회복마법을 계속해서 내뿜는 돌 같은 게 과거에 세상에 있었다는 것 같더라고」

 

용사    「승려는, 아마 그런 것에 가까운 것이 된 거라고 생각해」

 

용사    「그렇다기보다, 그런 돌멩이보다 더 대단한 게 됐다고 할 수 있겠지」

 

용사    「그게 한아름이나 있는데다가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상처가 나아버리니까」

 

용사    「그래서, 집어들어 보니 승려의 목소리랄까, 의식같은 게 흘러들어왔어」

 

용사    「『먹어』」

 

임금님 「하?」

 

공주    「에?」

 

용사    「아니 그러니까 『먹어』라고 말했다고」

 

임금님 「음? 아니 그러니까……」

 

공주    「무엇을……?」

 

용사    「승려였던 고기를」

 

임금님 「…………」덜컥덜컥덜컥덜컥

 

용사    「그래서 먹었어」

 

공주    「그런……승려님의 최후가 그런……」

 

용사    「아아, 오해하지 말아줘. 승려는 나를 소생시키던 중에 죽은 거야」

 

공주    「하지만, 아까 승려님은, 그, 고기가」

 

용사    「고기는 고기다. 그녀석과 똑같이 취급하지 마」

 

공주    「죄, 죄송해요!」


용사    「그래도 뭐, 그런 이유로 용자 파티는 전멸했습니다 이거지. 끝」

 

임금님 「전멸? 하, 하지만 용사 자네는」

 

용사    「아아, 나? 응-, 뭐라고 해야 할까? 지금의 내가 용사라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용사    「용사라는 건 말야, 인간을 위해 살고, 인간을 위해 마왕을 무찌르는 사람이잖아?」

 

용사    「나는 말야, 고깃덩어리를 먹은 순간부터, 아니지. 벌써 하-안참 전부터, '인간을 위해서' 따위의 이유로 싸우지 않았다고 생각해」

 

용사    「누군가를 위해서 싸웠다고 한다면, 동료들을 위해서였다고 생각해」

 

용사    「그런 의미에서 승려가 죽은 순간, 나는 이미 용사 같은 게 아니게 됐다고 생각하고」

 

용사    「일단은 말야, 마왕은 쓰러뜨렸어. 그야 그렇지, 끊임없이 회복해 대는 상태였으니까. 혹시 즉사마법을 맞아버려도 죽지 않는다거나 하는 거 아냐-? 하는 느낌이라고요」

 

용사    「아-, 그래. 한 개 더, 중대한 게 있었지」

 

임금님 「대체, 이 이상 무엇이」

 

용사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니야. 간단하다고 간단. 승려의 소원이야」

 

임금님 「승려의 소원?」

 

용사    「응. 소원. 그녀석 말야-, 마법사가 죽어버린 뒤에, 나한테 말했었어」

 

용사    「『이제 두 번 다시는, 용사도, 용사의 동료도 나오지 않는 세계를 만들어 주세요』라고」

 

용사    「콩깍지가 씌였다고 해야 되겠지. 나도 응 하고 끄덕여줘 버렸으니」

 

용사    「그래서 그 소원을 이뤄주고 싶어」

 

임금님 「그, 그것은 마왕을 쓰러뜨려 달라는 것이 아닌가」

 

용사    「음-, 그건 지금 시대에서뿐이잖아?」

 

용사    「마왕이라는 건 말야, 설령 지금 쓰러뜨렸다고 해도, 언젠가 다시 새로운 마왕이 태어나버려. 수백 년 후일지 수천 년 후일지는 모르겠지만」

 

용사    「시대가 증명해주잖아」

 

용사    「그래서 나는 생각해봤어. 어떡하면 좋을까-하고」

 

용사    「그리고 생각해냈어. 승려는 마왕이 나오지 않는 세계를 만들어 달라는 게 아니었어」

 

용사    「용사가 나오지 않는 세계를 바란 거야」

 

 

조그만 농촌

 

마물 노파 「자 이제 끝났다」

 

마물 소년 「인간은 바보네-」

 

마물 소녀 「바보네-」

 

마물 노파 「그래그래, 이야기는 끝났으니 이제 그만 자거라. 나쁜 인간들이 잡으러 온단다」

 

마물 소년 「에이-, 약해빠진 인간 정도는 괜찮아. 요전에, 두 놈이나 죽여버렸는걸!」

 

마물 소녀 「그치만 인간은 무섭다고? 와-하고 몰려오는걸」

 

마물 노파 「아까도 말했잖니? 인간은 지금은 그렇지만, 옛날에는 머리가 놓은 인간이나 강한 인간도 있어서, 마물을 습격했단다?」

 

마물 소년 「네-에……」

 

마물 소녀 「잘자요 할머니」

 

마물 노파 「그래 잘 자거라」

 

마물 노파 「후우……최근엔 흉폭한 인간이 늘어나서 걱정이야……」

 

마물 노파 「하지만, 분명 인간 마왕을 쓰러뜨려줄 마물이 반드시……」

 

 

어딘가

 

마물 청년 「마왕이여, 남길 말이 있나?」

 

  「아-, 두 마디 정도」

 

마물 청년 「뭐냐」

 

  「나는 실패했어. 다음은……네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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