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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김중사
게시물ID : humorbest_8578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ahh
추천 : 89
조회수 : 9521회
댓글수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03/25 23:11:39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3/25 16:15:28
 
이 이야기는 본인이 90-92년, 사단 조사계 행정병으로 근무하면서 수사성공사례집에서 확인한 내용임.
사단 헌병대 지원부서는 대략 조사계(수사과), 군기(작전)계, 행정반으로 구성되어 있음. 조사계는 말 그대로 사고 친 군바리들을 조사하는 곳임.

사건이 발생한 시기는 대략 70년대 후반 겨울
**사단 %%연대 @@대대 옆, 조그만 구멍가게에서 모친과 함께 살고 있던 20대 처자가 귀가 길, 집 근처에서 성폭행 당함

피해자는 밤이라 어두워서 얼굴은 명확하게 기억이 안 나지만 중간 정도 키, 스포츠형 머리에 몸이 단단했었고 술에 많이 취해 있었다고 헌병수사관 김 중사에게 진술.

증거는 피해 여인의 진술과 여인의 거시기 근처에서 발견된 가해자 것으로 추정되는 털 뿐이었음. 이 여인이 성폭행 당한 그날 밤, **대대 전 부대원이 참석한 송년회식이 있었다고 하니 이건 뭐 십 중 십, 부대원의 소행으로 김중사는 판단함.

부대원들을 중심으로 수사에 들어갔으나 난관에 부딪힘.
이글을 읽는은 젊은 분들, 뭐 정액 체취해서 유전자 검사해보면 되지 그기 뭐 어렵냐고 할지 모름, 때가 70년대 후반임을 명심하삼...
그 시절 유전자 검사 기법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전방 사단 헌병대에서 피해여성으로부터 정액을 체취하고 뭐 이런 절차를 거치는 경우는 없음. 내가 근무한 90년 초반에도 과학수사 이런 거 없었음. 왠만한 살인사건 아니면 지문 채취 뭐 이런 거 없었음, 마 걍 무대뽀로 수사함.
 
그놈이 그놈 같으니 피해자가 용의자를 특정하지 못함. 이놈이면 저놈 같고 저놈이면 이놈 같으니... 그렇다고 수십 명의 용의자들과 다시 그 짓을 해보랄 수도 없고...
 
여차저차해서 사건은 미궁으로 빠질 위기에 처함.

이때 김 중사 머리를 스쳐가는 아이디어.
김 중사는 해당 부대 대대장의 협조를 얻어 전 부대원을 강당에 집합시킴, 근무자들에게는 별도로 조사 요원을 보냄. 김 중사와 다섯 명의 헌병대원들은 @@대대 한명 한명 신원을 확인 한 다음, 거시기의 털을 채취함. 영문도 모르고 강단에 소집당한 부대원들은 졸지에 다섯 명의 헌병대원들 앞에서 일렬로 쭈루미 서서 바지 내리고 일방적으로 털을 뽑힘. 경계 근무를 서던 근무병들도 졸지에 들이 닥친 헌병대원들에 의해 강제로 털을 뽑힘. 휴가 복귀자들은 영문도 모르고 당직사관실로 가 대기하고 있던 헌병대원들에 의해 털을 뽑힘. 한가닥 뽑는 게 아니라 시간이 없다고 손으로 털을 움켜쥐고 쑥~ 뽑았다고 함. 휴가자, 근무자 포함 전부대원들의 거시기 털을 채취한 김 중사는 일단 철수 함.

3일 후 다시 전부대원들을 대대 강당에 집합시킴. 김 중사는 수사성공사례집에서 3일간의 기간을 둔 이유는 가해자에게 극도의 궁금점과 불안감을 주기 위해서였다고 말함.
 
전 대대원을 집합시킨 김 중사는 일장 연설을 함, 대략 이런 얘기임.

“범인은 피해 여성에게 증거를 남겼다. 바로 (투명 비닐 백을 들어올리며)이 털이다. 나는 삼일 전, 불시에 @@대대를 방문해 여러분들의 거시기 털을 채취하였다.
 
각자의 지문이 다 다르듯이 여러분의 털도 다 다르다, 궁금하면 옆 사람과 비교해봐라 절대 같은 털은 없다. 까만색이 있는 반면 붉은 색이 감도는 털이 있고 많이 구부러진 털이 있는 반면 빳빳한 털도 있다. 절대 같은 털은 없다. 지문이 같을 수 없듯이....
 
나는 오늘 범인이 남긴 이 털과 며칠 전 여러분들로부터 채취한 털을 국방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려고 한다. 그러면 길어도 일주일 이내에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진다.“

라고 하면서 누구나 한번 실수는 할 수 있다는 둥, 술김에 그랬으니 정상 참작이 된다는 둥, 자수하면 최대한 선처할 수 있지만 국방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결과가 나오는 그날까지 쌩까면 그때는 죽여버릴 거라는 둥, 다 여러분보다 먼저 군생할을 한 자신이 범인이 불쌍해서 한번의 기회를 주기위해 일부러 왔다는 둥.... 강온양면책을 구사한 다음, 범인은 오늘밤 점호 전까지 당직사관에게 자수하라는 최후통첩을 함.

결과는 쪼다(?) 같은 범인이 당일 자수함.   
김 중사는 자칫 미궁에 빠질 뻔한 사건을 번득이는 재치와  끈질긴 노력으로 해결한 공로를 인정 받아 참모총장 표장을 받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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