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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록씨가 백석을 많이 닮았네요
게시물ID : humorbest_91007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꼬리.
추천 : 68
조회수 : 29904회
댓글수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07/03 00:03:43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7/01 13:00:05
baekseok.jpeg201309091658223395_h.jpg


생각보다 많이 닮았길래 몇개 더 찾아봄 ㅋㅋㅋ


ASD.jpg

헉헉.. 마지막은 사심짤...

마무리는 점시에 국수 먹어서 백석의 국수 '▽'


국수

- 백 석

 

   눈이 많이 와서

   산엣새가 벌로 나려 멕이고

   눈구덩이에 토끼가 더러 빠지기도 하면

   마을에는 그 무슨 반가운 것이 오는가보다

   한가한 애동들은 어둡도록 꿩사냥을 하고

   가난한 엄매는 밤중에 김치가재미로 가고

   마을을 구수한 즐거움에 사서 은근하니 흥성흥성 들뜨게 하며

   이것은 오는 것이다.

   이것은 어느 양지귀 혹은 능달쪽 외따른 산 옆 은댕이 예데가리 밭에서

   하로밤 뽀오얀 흰김 속에 접시귀 소기름불이 뿌우현 부엌에

   산멍에 같은 분틀을 타고 오는 것이다.

   이것은 아득한 녯날 한가하고 즐겁든 세월로부터

   실 같은 봄비 속을 타는 듯한 녀름 속을 지나서 들쿠레한 구시월 갈바람 속을 지나서

   대대로 나며 죽으며 죽으며 나며 하는 이 마을 사람들의 의젓한 마음을 지나서 텁텀한 꿈을 지나서

   지붕에 마당에 우물 둔덩에 함박눈이 푹푹 쌓이는 여늬 하로밤

   아베 앞에 그 어린 아들 앞에 아베 앞에는 왕사발에 아들 앞에는

   새기사발에 그득히 사리워오는 것이다.

   이것은 그 곰의 잔등에 업혀서 길러났다는 먼 녯적 큰 마니가

   또 그 집등색이에 서서 자채기를 하면 산넘엣 마을까지 들렸다는

   먼 옛적 큰아바지기 오는 것같이 오는 것이다.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겨울밤 찡하니 닉은 동티미국을 좋아하고 얼얼한 댕추가루를 좋아하고 싱싱한 산꿩의 고기를 좋아하고

   그리고 담배 내음새 탄수 내음새 또 수육을 삶는 육수국 내음새

   자욱한 더북한 삿방 쩔쩔 끊는 아루궅을 좋아하는 이것은 무엇인가

 

   이 조용한 마을과 이 마을의 으젓한 사람들과 살틀하니 친한 것은 친한 것은 무엇인가

 

   이 그지없이 고담(枯淡)하고 소박한 것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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