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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식 주의] 기분별 상황별 문학 추천 (+추가)
게시물ID : humorbest_92470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포포프
추천 : 118
조회수 : 3223회
댓글수 : 4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08/01 01:57:35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7/31 11:22:22
 
제목을 저렇게 거창하게 달아놨지만,
저는 그저 책 읽기를 좋아하는 학생일 뿐이고,
책게시판에는 책을 더 많이 읽으시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전 편식이 무지 심하기 때문에
제가 지금까지 읽었던 책 위주로
추천해보려 합니다.
(부제는 그래서 제 인생작가들! 이라죠)
 
제가 좋아하는 분야가 문학이고,
또 영문학이니만큼 다른나라의, 특히 영어권의 문학책들이 주가 될 것 같아요.
 
제가 사랑해 마지 않는,
읽어도 읽어도 또 읽고 싶은 그런 책들로만 골랐습니다.
 
+ 방학이 시작해 여러권을 더 접하게 되어
조금 추가해 올립니다~
 
 
 
 '머릿속의 생각들이 저 깊은 곳으로 침잠될때,
머리 속에서 생각들이 거처할 곳을 찾지 못하고 부유할때'
 
1. 버지니아 울프
개인적으로 버지니아 울프를 정말 좋아합니다.
영문학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도 울프였고, 하지만 그녀의 유명한 작품들, <자기만의 방>이나 <댈러웨이부인>등도 좋지만
저는 버지니아 울프의 단편선을 추천합니다. <유산>이라는 제목으로 나왔어요.
울프의 길고 정처없는 생각의 끝이 그녀의 단편에서는 보다 호흡이 짧아서 읽기가 편하거든요.
그리고 울프의 에세이집은 정말이지 주옥같습니다. <그래도 나는 쐐기풀 같은 고통을 뽑지 않을 것이다>
어쩜 내 안에 박힌 가시들을 콕콕 잘 찝어서 이야기해주는지요... 버지니아울프 협회에서 나온 울프의 책들은 번역이 전부 잘 되어 있습니다.
댈러웨이 부인을 어줍잖은 번역판으로 읽으셨다면, 제대로된 번역으로 읽으시면 조금 더 의미파악이 쉬우실 거에요.
 
 
2. 까뮈
까뮈는 저엉말, 저엉말 추천합니다. bb
까뮈는 <이방인>이나 <페스트>가 유명한데 개인적으로 저는 그의 소설보다는 그의 에세이가 더 좋아요.
소설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까뮈도 섹시하지만,
자신의 글로, 자신의 입으로 생각을 이야기하는 까뮈는 정말 말도 못하게 멋집니다.
그래서 추천하는 책은 <시지프 신화>입니다.
자신이 시간이 많고, 작가를 꿈꾸는 분이시라면 <작가수첩>시리즈를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마치 까뮈의 페이스북을 관음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3. 조이스
영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그의 글에 혀를 내두를 텐데요.
그건 조이스의 <율리시스>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고
그의 <더블리너스> 혹은 <더블린 사람들>은 읽기가 편합니다.
무언가 손에 잡힐 듯 안잡히는게 있을 때 읽으면 좋아요.
그중에서도 챈들러가 나오는 작품..이름이 기억이 안나는데
구름 한점 어쩌구 였던거 같은데.. 그 단편을 추천합니다.
<작은 구름 한 점>이라는 단편입니다.
어딘가 모자란 한 구석이 있는(아니면 어딘가 뒤틀린 구석이 있는) 사람들이 나오지만 그 모든게 다 우리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입니다.
또... 이건 교수님의 말을 빌려온 건데 "조이스는 아일랜드를 떠나 살았지만, 더블리너스를 읽어보면 마음 속에 항상 더블린이라는 자신의 고향을 담아두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에 대한 재현을 <더블리너스:더블린 사람들>이라는 소설에서 해 낸 것 같다'고요..
전 그 말을 듣고 조이스가 좀 친근하게 다가오더라고요..
 
 
4. 멜빌
바틀비. Ah, bartleby. Ah, humanity!
무언가 인생의 깊은.........깊은 묵직한 경험을 책에서 원하신다면 <모비딕>도 추천합니다.
반년 전에 홍대에 북카페에 가보니 모비딕 일러스트 버전도 출판이 되었더라고요.
머리가 어지러울때 그것보다 더 큰 세상을 만나게 되면 머리 속이 탁 트이는 것 처럼
<모비딕>전반을 관통하는 멜빌의 넓은 시야와 마주하게 되면 어지러운 생각들이 조금은 잦아들 겁니다.
 
 
5. 쥐스킨트
파트리크 쥐스킨트는 <향수>로 유명하죠. 저는 그의 단편집인 <깊이에의 강요>를 추천합니다.
어느..부녀자 소설에서 깊이에의 강요를 보게 된 덕분이지요. -///-
 
 
6. 앨리스 먼로
작년에 노벨상을 탄 작가지요. 저는 <Dear life>를 원서로 읽었는데 문학동네에서 <디어라이프>를 대대적으로 광고했던 걸 생각하면
문학동네 판으로 읽으셔도 될 듯합니다.
소설 전반에 짙게 깔려 있는 안개, 도대체가 명확하지 않은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관계에
복잡하던 내 머리까지 복잡해지려던 찰나,
결말에서 먼로가 던지는 메세지는 아마 지끈지끈 아려오던 두통을 가시게 해줄 겁니다.
 
 
 
퍼즐 맞추듯 재미있는 소설을 읽고 싶을 때’ (단 미스터리는 아닐 때!)
 
1. 조르주 페렉
조르주 페렉은 제가 우연찮게 발견한 정말 괜찮은 작가입니다. 제 인생 작가 중 한명입니다.
좋아하는 작가를 이야기해보라 하면 손에 꼭 꼽아요.
2012년 여름 조르주 페렉의 400페이지에 달하는 <인생사용법>을 만나게 된 것은 마법 같은 일이었어요.
긴 여름, 마땅히 읽을 책이 없다면 꼭 읽어보시기 바래요.
첫 구절부터 아마 당신을 사로잡게 될 지도 몰라요.
인생은 퍼즐이다
그리고 조르주 페렉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라 그의 번역된 도서관에 있는 책들은 다 읽어봤는데
<W또는 유년의 기억> <사물들>은 맨 위에 버지니아 울프 같은 기분일 때 읽으면 좋구요,
<임금인상을 요청하기 위해 과장에게 접근하는 방법>은 과장에게 임금인상을 요청하실 때나,
본인이 수학과인데 문학의 세계에서 굳이 수학을 찾고 싶을 때나, 열받고 싶을 때 읽으면 좋습니다.
만약 열이 무지무지 받고 싶다면요.
지하철에서 이책을 읽다가 붉어진 얼굴로 책을 내려놓으면 사람들은 당신이 치욕의 역사에 관한 책이라도 읽는 줄 알거에요.
물론, 이 책은 독자에겐 치욕이 맞긴 합니다. 즐거운 치욕이죠.
 
 
2. 포크너
윌리엄 포크너는 키는 작지만 섹시한 작가입니다!
그의 소설 중 유명한 <음향과 분노>는 재미있다고 말하기는 힘들겠지만, 퍼즐을 맞추는 것 같다는 면에선 재미있어요.
책 첫 장면부터 주인공이 누구인지 정말 궁금해지거든요. 주인공이 아기인지, 개인지 뭔지..
그리고 나름의 반전도 있고, 퍼즐맞추듯 맞추어가며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꼽아봤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포크너는 섹시한 작가입니다!
 
 
3. 온다 리쿠
온다리쿠 갑툭튀!! 하지만 전 온다리쿠를 너무 좋아해서 그녀의 소설은 다 찾아 읽었습니다.
그 특유의 뭔 일이 일어날지 모르겠지만 분명 뭐가 일어날 것은 같은데 평화로운 분위기이다가도 무언가 일어날 것 같아!! 불안해!!
하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여름 소설로는 딱입니다.
저는 <6번째 사요코>로 온다리쿠에 입문했습니다만 <밤의 피크닉>을 좀 더 추천합니다.
첫 소설로 뭘 읽으시던, 온다 리쿠의 모든 책을 찾아보게 되실거에요~
 
 
 
 
'난 ASKY지만 사랑의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혹은 사람하는 사람이 있을 때
 
1. 로렌스
D.H.로렌스. <아들과 연인><채털리 부인의 사랑>으로 유명한 작가지요.
저는 그의 유명한 책이라곤 하나도 보지 않았지만, 여기서 로렌스를 꼽은 이유는로렌스는 남자인데도,
마치 자신이 여자였던 것 마냥 사랑에 대해, 사랑의 감촉, 느낌에 대해 표현합니다.
포크너가 키는 작지만 그 작은 키에 들어있는 문학적인 깊이로 섹시한 작가라면 로렌스는 그냥 섹시한 작가입니다.
인터넷에 흔히 나돌아 다니는 성인 소설보다 어쩌면 더 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래 다 벗은 것보다 가린 것이 더 야하다는 말이 있듯 문학도 마찬가지거든요..-//-
추천해드릴 책으로는 <you touched me>가 있습니다. 단편을 읽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아 그리고 이름이 비슷해서인지 보바리 부인의 작가가 로렌스라고 헷갈리실 수도 있겠는데
(제가 그랬거든요 ㅠㅜㅠㅜ) 보바리 부인은 정말 재미없습니다.
 
 
2. 제인 오스틴
제인 오스틴의 소설은 언제 읽어도 그 나이대마다의 감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고등학생때 읽었을때는 그냥 세계문학전집의 책 중 하나를 읽는 느낌이었다면 대학 와서 읽으니 귀여니소설을 읽는 것 같아요.
귀여니 소설을 지하철에서 읽기에는 너무 창피할 때 제인오스틴의 책을 읽으시면 좋습니다.
워낙 유명한 작가이니 어느 작품을 다 읽으셔도 제인 오스틴일 거에요. 귀여니의 어느 작품을 읽어도 귀여니인 것 처럼요. ><
 
+방학이어서 사람들을 모집해 제인오스틴의 책을 읽는 <제인오스틴 북클럽>을 시작했는데
제인오스틴의 책이 딱 6권이어서 여섯명이서 하니 재미있더라고요!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이 두 권을 읽었고, 나머지 책들도 8월 말까지 읽을 예정에 있습니다.
주변(학교나 직장 친구들 등등)에서 책을 함께 읽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 되는 것 같아요.
 
 
 3. <Closer>
 이건 작가가 아니라 작품입니다! 영화 클로저의 대본입니다.
영화로도 보시는 것도 좋지만, 원래는 연극 대본인데요.
대본으로 보면 훨씬 훨씬 넘쳐나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의 감정은 막 연애소설에서 말하는 사랑해 이런게 아니고,
책을 읽고 내 마음속에서 피어오르는 사랑의 감정을 느끼실 수 있어요.
이게 바로 책이 나에게 주는 그린라이트구나! 하고요.
 
 
 
 
보는 맛도, 상상하는 맛도, 갖가지 맛이 한데 있는 맛있는 소설을 읽고 싶을 때
 
1. 안젤라 카터
안젤라 카터!!!! 일단 카터의 소설은 보는 맛이 있습니다. 마치 스펙타클 영화처럼요.
물론 그 영화들의 스펙타클과는 조금 거리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소설 자체가 많이 화려합니다.
그리고 재미도 있고요. 작가가 엄청나게 많은 비유와 수식어를 사용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어서 그 이유를 찾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겉만 번지르르한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라 겉도 속도 꽉찬 맛있는 소설들입니다.
<밤의 서커스> <피로 물든 방> 추천합니다. <밤의 서커스> 사랑의 기분을 느끼고 싶을 때 읽어도 그만이에요~
<피로 물든 방>을 먼저 읽으시고, 재미있으시다면 카터의 소설을 찾아 읽으세요.
피로 물든 방은 단편집이고 소설 하나의 호흡이 굉장히 짧고 빠르기 때문에 막힘없이 읽으실 수 있어요.
 
 
2. 토니 모리슨
노벨상 수상 작가인데 사람들은 잘 모르죠.. 아직까지 살아있는 흑인 작가입니다.
주로 노예제와 흑인의 삶에 대한 소설, 그리고 작가 자신이 여성이기 때문에 흑인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썼습니다.
저는 주인공이 고통받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요.
토니 모리슨의 글은 뭔가.. 몽글몽글 합니다.
분명 고통, 슬픔, 아픈 기억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그걸 강력하게 외치는 것이 아니라
독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데까지, 조곤조곤 이야기를 해주는 느낌입니다.
<빌러비드> 추천합니다. 번역은 문학동네 판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한 소설을 읽고 싶을 때
이건 작품으로 추천할게요.
 
Alan bennett – the uncommon reader
영국여왕이 책에 빠지게 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한 소동 같은 소설입니다. 중요한건 짧다는거!
 
Neil gaiman – good omens <멋진 징조들>
천사와 악마가 세상의 종말을 위해 힘을 합치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부녀자적인 요소가 많다능!
하지만 그건 부녀자의 눈으로 바라봐야 그런거고요, 갖가지 알레고리들로 알맞게 채워진 소설입니다.
 
 
 
 
여담 : 문학을 더 재미있게, 맛있게 읽는 방법
각자만의 읽으시는 방법이 있으실텐데
저는 <영문학의 이해와 글쓰기>라는 책에 나와있는 방법을 추천드리려 합니다 'ㅂ'/
위의 책은 영문학도를 위한 전공서 같은 책이므로, 재미가 없으니 읽으시는건 비추...하고요.
 
조그마한 노트 하나를 마련해서 옆에 두고
책에서 어떤 생각이 들 때마다 적어내려가면서 읽으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고,
마치 자두에서 자두 씨 옆에 붙은 살을 다 발라먹고 자두 씨만 남기듯이 읽을 수 있다.
(고는 안써있었지만 이해를 위해 덧붙였습니다)
 
이걸 보고 작년의 저는 노트를 네권을 샀습니다.
왜냐면 저는 문구에서 행복을 찾는 사람이니까요!
아침, 점심, 저녁, 새벽을 나타내는 노트를 네권을 사서 책을 읽고 그 책의 분위기, 혹은 그 책이 언제 읽으면 좋을지로 나눠서
노트에 적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문학을 읽기가 훨씬 재미있고, 읽고 나서도 남는 생각이 많더라고요.
 
책을 읽을때 술렁술렁 훅훅 읽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한글자 한글자 곱씹고 또 곱씹는 사람이 있죠.
저는 술렁술렁 읽는 쪽이었는데 작은 노트를 만들고 나니 곱씹어 읽는 맛이라는게 있구나~
곱씹어 읽을 책들이 있구나를 느꼈습니다.
 
 
 
이정도입니다...저는 슬플때나 제가 제정신이 아닐때는 책을 읽진 않아서...
그런건 추천을 드리지 못하겠지만.. 정말정말 우울하다하시면 실비아 플라스의 <벨 자>를 읽어보세요.
그리고...
흔히들 말하는 세계문학이라는건 겉보기에는 무지 따분해보이고,
민음사나 펭귄 문학동네 열린책들 전집으로 놓고 보면 정말 보기싫은 책들 같아보여도
그 시대를 뛰어 넘어 수년간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살아남았기 때문에 세계문학이라고 불리는 것들일 거에요.
먼저 내치지 않고, 색안경을 끼지 않고 읽는다면 분명 여타 다른 흥미위주의 유행을 타는 책들보다 느끼시는게 많을 겁니다.
 
저는 존 밀턴의 실낙원을 학창시절에 정말정말 재미없게 읽었는데요,
나중에 읽어야해서가 아니라 그냥 읽고 싶어서 읽으니 다시 읽히더라고요. (그래도 재미있진 않았지만...재미는 없지만 교훈은 있는?)
 
그 수많은 세계문학 책들 중에서 나를 위로해줄 수 있는 책 한권을 찾는 것도 보물찾기 처럼 재미있을 테고요,
언제고 그 책이 다시 읽고 싶어서 책의 품 안으로 들어갔을 때
한결같은 목소리로, 문장으로, 나를 안아주는 걸 느끼실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런걸 잘 몰랐는데, 도서관에서 페렉의 책을 발견하고는 정말 마법 같았어요.
"내가 인생에 대해서 고민을 하고 있는데 <인생 사용법>이라니! 인생을 퍼즐이라니!
그 작가의 다른 책을 다 찾아 읽었는데 어쩜 이리 나와 잘 맞는 작가라니!
언젠가는 불어를 꼭 배우고 말겠다!"
그리고 그 결심은 여전히 진행중입니다. 언젠가는 이루게 되겠죠, 인생은 퍼즐이니까요!
읽으시는 책들 한권 한권이 맞춰져서 퍼즐조각처럼 어떤 그림을, 혹은 어떤 문구를 보여주게 되는 날이 분명 올거라고 믿습니다.
그럼 여태껏 긴글 봐주셔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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