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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신 백일장] 달의 화원
게시물ID : humorbest_93085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꼬꾸
추천 : 20
조회수 : 1476회
댓글수 : 1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08/13 17:53:00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8/13 00: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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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이라는것은 다른세상을 바라보는 자그만한 창문입니다.
그리고 책을 통해 우리는 상상으로 여행을 떠나지요.
새로운곳을 떠나는 설레임을 책으로 통해 느껴보시는건 어떤가요?
그러니 책게에 많이 놀러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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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동화이야기. 자기전에 보름달이 환하게 뜨는날밤 꽃잎같이 어여뿐 엄마의 입술에서 사근사근 속삭이듯이 전해져내려오는 이야기. 여자아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그 곳을 가보고 싶어하는 소망을 가져보았을 이야기. 수 많은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는 그 곳에 또 한명의 여자아이가 보름달을 보며 소원을 빌기 시작한다.
 
"부디 오늘 밤 달의 화원에 가게 해주세요."
 
 
새벽쯤에 보름달이 환하게 세상을 비추고, 포근하게 잠을 자고 있던 아이가 환한 달빛에 잠에 깨어 얼굴을 찡그리며 눈을 떴다. 환한 달빛이 잠에서 깨어난 아이를 반겨주자, 아이는 조심스럽게 이부자리에서 나와 고사리 같은 발을 조심스럽게 내딛어 창문쪽으로 토끼처럼 총총거리며 걸어갔다. 달빛이 환하여 구름이 뭉게뭉게 지나가는것을 한 눈에 볼수가 있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아이의 볼을 간지럽히고 부드러운 비단같은 머리결을 헝크리며 지나간다. 어디선가 늑대의 울음소리가 울려퍼지고, 귀뚜라미가 우는 소리도 들려왔다. 서로의 울음소리가 하나의 음악이 된듯 여름 밤에 자그만한 연주회가 울려퍼졌다.
 
아이가 달빛에 취해 멍한 눈빛으로 달을 쳐다보자 어디선가 푸른색을 띈 마치 달과 같은 색을 지닌 나비가 아이에게 다가가 고사리 같은 손 위에 앉아 날개짓을 펄럭거리고 있었다. 아이는 신기한듯 나비를 쳐다보다 잡을려고 하니 나비는 재빨리 날개짓을 하며 저 멀리 어디론가 날라가려고 하자 아이는 나비를 잡기 위해 맨발인체 나비를 뒤 따라갔다.
 
나비를 잡기 위해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입 안에는 단내가 퍼졌지만, 침을 꼴깍 삼키며 손을 쭈욱 뻗어 나비를 잡을려는 찰나에 어디서가 꽃 향기가 아이의 온 몸 구석구석 베이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퍼지는 은은한 향기에 이끌려 아이가 도착한 곳은 달맞이꽃이 활짝 핀 화원이였다. 그 곳에 뜬 달은 아까 본 달과 다르게 훨씬 크고 아름다웠다. 그리고 아이는 이 곳이 어딘지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달님, 달님. 오늘도 제 운명의 짝을 만나게 해주십시오."
 
어머니가 시집가기전 보름달이 뜨는 날에 무릎을 굽히며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렸다고 들었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달의 화원이야기. 달의 화원에 간 사람은 자신의 운명의사랑을 만날수가 있다는 신기한 장소로 여겨지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여자애들은 보름달이 되는 날만 되면 달님께 기도를 드린다고 들었다.
 
"달님, 달님. 제가 부디 달의 화원에 가게 해주세요."
 
 
"어머니, 도대체 달의 화원이라는곳이 어떤 곳이예요?"
 
자기전에 어머니에게 소근소근 거리며 물어보았고, 어머니는 포스스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한 여인이 혼인하기전에 달님께 기도를 드렸단다."
 
 
한 여인은 혼인날짜가 잡히자 혼인하기 하루전 달님께 기도를 드렸다고 한다.
 
"달님, 달님. 얼굴도 모르는 사내와 혼인하기 싫습니다. 부디 지금이라도 달의 화원에 가게 해주세요."
 
여인의 기도가 간절했는지, 달님이 여인이 달의 화원에 갈수 있게 푸른나비를 보내 여인이 화원에 도착할수 있게 인도하였다고 했다. 여인이 달맞이꽃이 활짝 핀 화원에 도착했을땐 이미 낯선 사내가 달을 보며 가만히 서 있더니, 여인이 다가오는걸 알았는지 여인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지었다고 한다.
 
여인은 사내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더니 사내가 여인의 손을 잡더니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여인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을뿐 둘 사이에는 오로지 바람이 지나가는 소리만이 조용히 울려퍼졌다. 여인은 자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사내를 똑바로 쳐다보니 못하고 고개를 푹숙인체 부끄러운 마음에 아무런 말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사내의 거친 손이 여인의 부드러운 볼을 어루만지며 미소를 지으며 나즈막하게 말하였다.
 
"우리가 진정으로 운명이라면, 언젠간 만나겠지."
 
그리고 여인은 그 소리와 함께 눈이 서서히 감겨져 오더니 어느새 아침이되어 따사로운 햇살이 여인을 깨웠다. 여인이 깨어났을땐 이미 혼인하는 날이였고, 여인은 달의 화원에서 만난 그 사내가 아른거려 눈물이 앞을 가렸고, 혼인식에 가기 위해 꽃가마에 올라 도축당하러 가는 가축같은 마음으로 혼인식에 갔다고 했다.
 
여인이 조심스럽게 꽃가마에서 내려오고 거친 사내의 손길이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을때 여인이 조심스럽게 손을 맞잡아 고개를 들어올려 누군가 확인해보니 달의 화원에서 만난 그 사내였다. 그 사내는 여인을 보자 빙긋 웃으며 맑은 웃음소리로 말을 했다.
 
"어서오시오. 부인."
 
 
아이가 달의 화원에서 헤매고 있을때 저 멀리서 누군가가 다가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는 기대되는 마음에 두근거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소리가 나는쪽으로 고개를 돌렸고, 한 남자아이가 아이에게 다가가 달맞이꽃을 꺾어 아무런 말도 없이 내 밀었다. 아이가 조심스럽게 꽃을 받자 꽃잎이 하늘하늘 하늘에서 떨어져나와 두 사람을 축복해주는듯 향긋한 향기를 퍼트렸다. 두 사람은 빙긋 웃으며 서로의 눈을 마주칠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아니, 말을 않해도 모든걸 안다는듯이.
 
 
내 님이여, 어서 오세요.
저는 언제나 이 자리에 서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내 님이여,어서 나에게 오세요.
저는 언제나 당신이 돌아올수 있는 자그만한 집이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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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세월호를 잊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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