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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수 없는 똥 사건 하나 (그림 有)
게시물ID : humorbest_9445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똥싸배이
추천 : 184
조회수 : 10742회
댓글수 : 95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09/10 21:56:53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9/10 14:10:44
똥게가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이렇게 똥 얘기를 하고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커뮤니티가 어디에 있겠어요. 

오늘은 썰 하나를 풀어보렵니다. 제 인생에 있어서 똥에 관한 여러 에피소드가 있지만 저는 이 얘기를 최고의 똥 사건이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때는 제가 중학교를 다닐 때 입니다. 그 때 밤에 주로 엄마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하는게 취미였였습니다. 제 통학용 아줌마 자전거에 엄마를 방석을 깔아 뒤에 앉히고 그렇게 강변을 따라 산책을 했었죠. 

그 날은 산책 가기 전에 동네 먹거리 골목의 고깃집에서 고기를 먹었습니다. 돼지 갈비였던 것 같아요. 고기에 냉면에 거기다 아이스크림도 퍼먹을 수 있게 해놔서 아이스크림까지. 
이미 이 행위 자체가 똥 폭발로 이어지는 복선이라는걸 눈치 채실 수가 있죠. 

고깃집을 빠져나와 엄마와 자전거에 올라타서 페달을 힘차게 밟았습니다. 여름 날의 습한 공기를 가르며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어느 정도 밟다가 보니 하늘에서 비가 한방울 뚝뚝 떨어지는 거였습니다. 

엄마는 집으로 얼른 가자고 했고, 저는 방향을 틀어 다시 집으로 향했습니다. 집으로 가기 위해선 아까 고기를 먹었던 그 먹거리 골목을 지나쳐야 했습니다. 집-먹거리 골목-강변 이라고 해야할까요. 

고깃집과 술집 노래방의 형형색색의 네온사인들, 고기가 구워지는 냄새와 사람들의 흥겨운 웃음소리들이 들려왔습니다. 

그 때부터였습니다. 

눈 앞이 흐려지며, 외부의 소리보단 내부의 소리가 더 크게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심장이 가파르게 뛰기 시작했고, 팔은 치느님의 살갗으로 변모하였고, 장은 뒤틀리듯 요동쳤습니다. 

이 우주에 나 홀로 남은 듯한 고립감에 두려움마저 들었습니다. 

그 순간,

무의식의 늪에서 저를 건져올린건 하늘에서 떨어지는 굵은 빗방울이었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먹거리 골목의 한복판이었습니다. 

혼란스러웠습니다. 집까지는 너무 멀었고, 안간힘으로 버티는 괄약근은 한계에 도달한 상태였습니다. 엄마는 고깃집 화장실에 들어가 해결을 보라하였지만 터무니 없는 소리였습니다. 

이미 괄약근은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거기에다 자전거 안장에 똥구녕을 밀착시킴으로서 가까스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자전거에서 일어나는 순간 터져버리는 지뢰를 밟은 거였죠. 

이 모든 상황이 자전거 페달을 밟는 동안 머리속에서 빠르게 돌아갔고 저의 머리는 화장실보다는 바로 바지를 까고 쌀 수 있는 곳으로 가라, 그때 까지는 버텨보겠다라 신호를 줬습니다. 

마침 절박한 눈에 보인 것은 대형 고깃집의 실외 주차장이었습니다. 

ㄷ자의 형태로 생긴 주차장의 구석은 아무도 눈치 못채게 쉽게 일을 처리할 수 있겠다라는 희망을 가지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렇게 주차장에 입성을 하자 마자 심리적인 안정감 때문이었는지 괄약근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자전거에서 튀어 나갔습니다. 그리고 마땅한 자리를 눈으로 훓었는데 제가 쭈구려 앉아 일을 해결하기에 적합한 장소엔 모두 차가 주차해 있었습니다. 주차장 안 쪽은 관리를 아무도 하지 않아 풀이 무성하여 일을 해결하기엔 적합한 장소였습니다.

망연자실한 저는 하늘이 너무나도 무심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 보았습니다. 

하늘도 안타까웠는지 저 대신 눈물을 흘리며 울어주고 있었습니다. 주차장 한 가운데 서 있던 저는 모든 것을 포기해버리자고 마음을 먹고 힘을 풀려고 했습니다. 

그 순간 주차장 바닥에 보이는 것은 끝을 알 수 없는 하수구 구멍이었습니다.
제목 없음.png

주위를 살폈습니다. 사람들이 붐비는 곳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어 사람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저 구멍 안으로 잘 조준하며 밀어 넣는다면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리란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뚝뚝 떨어지는 비가 고맙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앞뒤 가릴 것도 없이 주차장 한 가운데 하수구 구멍 위에 정조준하여 쭈구려 앉아 미련 없이 쏟아 냈습니다. 엄마는 휴지를 구해 오겠다며 사라진지 오래였습니다. 

한 2분 정도가 지났을까요. 뱃속의 진통이 서서히 사그라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곧 엄마가 와서 휴지를 건넸습니다.

엄마에게서 휴지를 건네 받아서 휴지를 밑으로 가져 가는 순간....





























제목 없음 2.png



제 정면에 주차되어 있던 차의 헤드라이트가 켜졌습니다.
그리고 시동이 걸렸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꿈인가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동이 걸렸을 땐 트랜스포머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엄마가 "이기 뭐 시고!!" 하는 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니 그건 현실이었습니다.

차가 P에서 D를 넣고 슬슬 앞으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놀란 나머지 속에 남아있던 똥이 픽픽 나왔습니다. 
다리에 힘이 풀려 차마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차는 핸들을 오른쪽으로 살짝 꺾어 제 옆으로 슬쩍 피하여 지나가..는줄 알았습니다. 차는 그대로 출발하지 앉고 제 옆으로 와 서는 거였습니다. 저는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풀린 눈으로 까맣게 코팅된 차의 창문을 바라보았습니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검은 실루엣이 제 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엄마가 뛰어와서 저를 품 안에 품으시는 겁니다. 저를 차에서 못보게 엄마가 품어서 가리셨습니다. 눈물이 나려는 그 때 엄마가 작은 목소리 하는 소리..





"미친 척해라"




그리고 엄마는 운전석에서 들릴 수 있게 일부러 큰 소리로,

"아이고 우리 아기 똥쌌쪄요? 엄마가 아무데서 똥 싸지 말라했지. 때찌때지한다! 이러면서 어린 애기한테 하듯이 저를 대하시는 겁니다.



본능적으로 제가 지금 해야할 일을 알아차렸습니다.



멀쩡히 있던 팔을 베베 꼬고 고개를 틀어서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쀍ㄴ누에뚜렝뚜레레레렐 ㅜ뻬렉엥ㄹ 케룯ㅎ 렉 렏ㅇㅇ엑"

비가 오는 주차장 한 가운데서 바지를 깐 채 쭈구리고 앉아 엄머와 안은 채로 말입니다.


그러자 그 차는 이제야 알겠다는 듯이 출발을 하였고, 빗물에 저는 눈물을 흘려보냈습니다.











참 잊을 수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다음 번에는 이병 때 똥 싼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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