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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복덩이가 하늘로 떠났습니다.
게시물ID : humorbest_9637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자향
추천 : 73
조회수 : 3833회
댓글수 : 1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10/22 03:49:46
원본글 작성시간 : 2014/10/21 23: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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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 복덩이가 어제 무지개 다리를 건넜습니다.
췌장염, 담낭염, 간염으로 인해 하늘로 갔네요.
고작 6살...

병원에서 혼자 힘들게 가족을 기다렸었나봐요.
가족을 본 뒤 곧 세상을 떴어요. 제가 병원에 도착한 시간이 4시 20분 정도였는데, 4시 33분에...

과거 구토를 하던 경험이 있어, 이번에도 괜찮겠지 생각했었으나...
불과 며칠만에 세상을 떠나버렸네요.
단 하루만 더 일찍 검사하고 단 하루만 일찍 , 더 적극적인 처치에 들어갔더라면 하는 죄책감만이 남아요.
작은 돈을 아끼려다, 수없이 많은 돈을 줘도 얻을 수 없는 소중한 가족을 잃었어요.

외로울새로 밖에 나갔다가 금새 들어와야 하고, 자주 짖어대기에 이웃주변들에게 피해를 주고,
똥오줌을 치워야 하는 번거로움... 그러한 것들은 전혀 생각이 나질 않고,
잘해주지 못한 것들만 떠올라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아요.

사진을 보면서 하염없이 울고 스스로를 원망하고 있다가, 
다시 이성을 찾고 마음을 추스려도
또 슬픔에 휩싸여 눈물이 흐르네요.

남들에게는 그저 세상에 널린 '개' 일 뿐이지만 제게는 더없이 소중한 가족이었다는 걸 너무 늦게 깨달았네요.
행복한 추억이 슬픔이라는 이름의 칼이 되어 돌아오네요.

주인 자격이 없는 주인이었기에 너무나 슬픕니다.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거라곤  명복을 빌어주는 일밖에 없네요...

잠을 자려다 삶이 힘들어 잠이 들지 않을 때면, 녀석에게 다가가선
"넌 좋겠다. 걱정 없어서..." 라고 하면 
한숨을 푹 내쉬곤 한심하게 저를 쳐다보던 녀석이 생각나네요.
녀석도 걱정이 많았을텐데...

아무래도 우울증에 걸린 것 같네요.
너무 힘들어서, 조만간 유기견 센터에 가봐야겠어요.
제가 "아우~" 하는 늑대 소리로 울면 따라울던 그 녀석, 지금 너무나도 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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