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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humorbest_9679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몬티번즈
추천 : 117
조회수 : 4331회
댓글수 : 42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10/30 14:40:35
원본글 작성시간 : 2014/10/30 00:57:48




딸에게 미리 쓰는 실연에 대처하는 방식
                                                          -서영아  


아무것도 아니란다 얘야 
그냥 사랑이란다  
사랑은 원래 달고 쓰라리고 
떨리고 화끈거리는 봄밤의 꿈 같은것 
그냥 인정해 버려라. 
그 사랑이 피었다가 지금 지고 있다고 

 
그 사람의 눈빛, 
그 사람의 목소리, 
그 사람의 몸짓  
거기에 걸어 두었던 너의 붉고 상기된 얼굴, 
이제 문득 그 손을 놓아야 할 때 
어찌할 바를 모르겠지 


봄밤의 꽃잎이 흩날리듯 
사랑이 아직도 눈앞에 있는데 
니 마음은 길을 잃겠지

 
그냥 떨어지는 꽃잎을 맞고 서 있거라 
별수 없단다  
소나기처럼 꽃잎이 다 떨어지고 나면  
삼일쯤 밥을 삼킬수도 없겠지 
웃어도 눈물이 베어 나오겠지 


세상의 모든 거리, 
세상의 모든 음식, 
세상의 모든 단어가 
그 사람과 이어지겠지  



하지만 얘야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야 
비로소 풍경이 된단다 
 

그 곳에서 니가 걸어 나올수가 있단다.  
시간의 힘을 빌리고 나면 
사랑한 날의, 이별한 날의 풍경만 떠오르겠지 


사람은 그립지 않고 
그날의 하늘과 그날의 공기, 
그날의 꽃향기만 
니 가슴에 남을거야 

그러니 사랑한 만큼 남김없이 아파해라. 
그게 사랑의 대한 예의란다 
비겁하게 피하지마라 
사랑했음에 변명을 만들지마라. 


그냥 한 시절이 가고, 
너는 또 한시절을 맞을 뿐  
사랑했음에 순수했으니 


 
너는 아름답고 너는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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