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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에 있는건 과연 '나'일까?
게시물ID : humorbest_9949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羽川翼
추천 : 43
조회수 : 3898회
댓글수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4/12/29 14:54:36
원본글 작성시간 : 2014/12/22 02:31:34
외적인 성공을 중요시하는 자기계발서가 쏟아져 나오는 요즘이지만
의외로 그 반대의 목소리, 즉,  '자기만의 어떤 것' 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많더군요
면접에서 중요하다는 그놈의 '개성' 과 다른 고유한 성질을 가진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구요.
 
 
그래서 제가 도전해봤습니다. 나만의 고유한 무언가가 있는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전 실패했습니다.
제 생각을 일일이 나열해가며 분류하고 묶기를 반복하고 각각의 인과를 거슬러 올라가면 궁극적인 무언가에 도달할 줄 알았으나,
제 머릿속은 그냥 태풍과 같더군요.
태풍 안에는 수많은 사물들이 태풍의 힘에 빨려들어가 있지만 오래지 않아 밖으로 튕겨나가고,
그나마 '태풍의 중심' 이라고 불릴만한 곳은 텅 비어 있죠.
 
 
마찬가지로 제가 그동안 제것이라 여겼던 제 이른바 '고유한 성질'들은 태풍속에 잠시동안 머무는 여러 물체들과 같이
외부에서 얼떨결에 들어와서는 제 머릿속에서 부유하다가 오래지않아 사라져버리는 것들이었어요.
 
 
그러다가 조금 더 지나고 나니 제가 완전히 분해되어버릴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화영화에서 보면 만화주인공들이 허공을 걷는데도 아무런 문제없이 잘 걷다가 발밑을 보는 순간 추락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 것처럼
나의 본질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제가 그동안 '나' 라고 알고있던 개념은 모래성이 바다에 휩쓸려가버리는 것처럼
완전히 산산조각날 듯한 공포가 엄습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공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기서 굳이 더 나아갈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뭔가 '알맹이' 는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더 나아가 봤자 길을 잃는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이후로 소소한 후유증이 생겼는데요. 사람을 보면 비빔밥처럼 보인다는 것이죠.
이사람은 가지+콩나물+고추장       저사람은 죽순+고사리+참기름
이런 식으로요. (물론 비유적 표현입니다)  
 
 
 
 
 쓰다보니 뻘글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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