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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방) 지하철 역주변에서 번호 따인 에피소드
게시물ID : humordata_17217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빨간백마(가입:2016-01-25 방문:1505)
추천 : 10
조회수 : 2708회
댓글수 : 51개
등록시간 : 2017/09/18 15: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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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 - 

    "여기 소주 하나 주세요."

    두번 째 병의 시원한 소주가 올려졌다.


    후배 녀석이 물었다. 




    "형은 어떤 여자 좋아해요?"

    "난 가슴은 상관없는데, 다리 예쁜여자가 좋아. "

    상상만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그러는 넌 어떤 여자 좋아하는 데?"

    "저는 한 가지만 따져요. 발목 가는 여자. 꼭 그런 여자랑 결혼할꺼에요."

    "야. 같은 얘기 아니냐?"

    "아뇨 전 좀 달라요. 발목은 가늘고 허벅지는 좀 있는 그런 건강한 다리가 쫗아요."

    "다리가 전체적으로 새다리처럼 가는 것이 아니라 쭉 빠지고 곧은 매끈한 다리를 말하는 거냐?"

    "그렇죠."




    "다르긴 뭐가 달라 임마. 남자는 그런 다리는 다들 좋아해."

    "발목이 가늘고 예쁜 다리를 가지면, 전체적인 몸맵시도 좋고, 칭찬받고 자랐으니 성격도 좋고 얼굴도 이쁘고 ..."

    "야. 듣고 보니까. 이쁘고 성격 좋은데 발목까지 가늘어야 되는 거네."

    "아뇨. 발목만 가늘면 되요. 다른 것은 안따져요."





    "니 말대로라면 비가 온다면 허벅지부터 발목까지 빗물이 쭈욱하고 흐르겠네. 같은 속도로."

    "그죠. 생각만해도 섹시하죠. 하앍! 만약에 본다면 햝아주고 싶을 꺼에요. 흐흐흐"

    "변태색히.  넌 여자 사귀기 쉽지가 안겠는 데."

    그래. 그 때 부터 였다. 







    - 2 -

    그 후배와 술 마신 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좀 되었다. 

    2- 3주 되었나?

    집에 가려는데 갑자기 배경이 어두어 진다. 

    후두둑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내렸다 




    내 손에는 일정하지 않은 크기의 빨간색 물방울 무늬가 새겨진 투명우산을 손에 쥐고 있었다. 

    하지만 하늘을 한번 슥 올려다 보고 펴지는 않았다.

    빗줄기가 짙어지기 시작했다. 뛰지 않았다. 이 정도 비는 상관없다는 듯 근처 건물 입구로 방향을 틀었다.  




    건물입구의 전면 유리문은 열려 있었다. 

    그 문을 스쳐 지나갈 때 왼쪽에서 였다.

    두손으로 하늘을 막으며 그녀가 춤을 추 듯 뛰어 온다.





    (중략 및 한줄 요약)

    그녀의 다리는 예쁘다.






    먼저 지나갈 수 있도록 양보를 해주고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그녀가 너무 멀리 있다.

    과도한 친절은 상대방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고 판단되어 입구안으로 쏙 들어왔다. 

    입구에서 어떤 아저씨가 담배를 피고 있었다. 





    나도 비를 피하려 했지만 담배냄새도 싫고 입구에 세 명이 서 있기에는 뻘쭘 할 것 같아서 

    애초에 화장실을 가려고 들어온 것처럼 그녀를 뒤에 남겨두고 몸을 옮겼다. 





    화장실에 들어와서 보니 머리 속에 넣고 있는데 혼란하다. 

    인간적으로 저렇게 이뻐도 되는거야? 




    '아! 참.  후배가 말했던 예쁜 다리가 저런 다리인가 아닌가. '




    좀 있다가 그녀가 간 다음에 나가야 되겠다. 

    복도를 통해 그녀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그녀가 아저씨에게 묻는 소리다. 

    목소리가 들려오자 마자 다시 몸을 훽 돌려서 입구쪽으로 다시 왔다.  

    뭐든지 도와주고 싶었다. 




    "죄송하지만 여기 주변에 편의점 없나요?"

    "글쎄. 없는데."

    멀리서 보니 아저씨가 꺼진 담배꽁초를 뒤로 치우며 대답했다. 

    꼴에 남자라고 그녀를 훑어본다. 불쾌하다.   





    중간에 바로 끼어들었다. 

    "조금 걸으셔야 되요. 지금은 비가 많이 와서."

    "아. 네."






    그 순간 그녀의 허벅지에 있던 빗방울 하나가 다른 하나와 합쳐져 흐르기 시작했다. 

    허벅지,  종아리 그리고 발목까지 부드럽게 흘러가서 스며들었다. 

    두근거린다. 다리 쪽을 짐짓 못본 채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시무룩해지는 안색에 나도 같이 고개를 약간 숙였다. 












    숙여진 내 시선에는 다른 것이 비집고 들어왔다. 

    빗물이 갈라놓은 그녀의 흰셔츠 사이로 선명한 블랙 브래지어가 비쳐진다. 

    그렇게 찾던 여자가 눈앞에 있다. 




    "편의점에서 우산사시게요?"

    "네. 빨리가야 되서요."




    망설임없이 왼손을 쑥 내밀었다. 

    "이 우산 새 거에요. 이거 쓰세요."

    "네?!"





    "괜찮아요.  이거 가져가세요."

    "아니 이거 주시면 어떻게 가시려고요. 지하철까지 데려다 드리까요?"



    "아뇨. 지하철역이 가까운데요 뭘."

    "연락처 알려주시면 다음에라도..."



    "음. 괜찮아욧."

    대답하고는 입구에서 나왔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되새기며 지하철 출구 쪽으로 천천히 뛰어갔다. 




    '뒤돌아 보지 않는다. 돌아보면 돌이 되는 거야'  








    그리고 일 주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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