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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사관 양성과정의 추억(feat.도망쳐)3.
게시물ID : humordata_17439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작은것의가치
추천 : 20
조회수 : 3055회
댓글수 : 20개
등록시간 : 2018/03/17 01:06:24
양성과정의 꽃이라함은 단연 교관들의 숙달된 얼차려 스킬에 있다. 교육대 전체를 크게 1바퀴뛰는 1분코스는 그중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얼차려였다.

1분코스 솔직히 말해서 혼자뛰면 못들어올 사람은 거의없다고 무방한데 문제는 우리 교육대 동기전원이 비좁은 담길을 통과해야 하는데 있었고 어김없이 병목현상이 생겨서 20~30명은 시간을 초과할 수 밖에 없었고

이 지옥같은 1분코스는 동기전원이 1분내로 들어와야 끝나는 그야말로 우리 교육대의 지형이 만들어낸 살아있는 지옥이었다. 나중에는 우리 어차피 뛰어봤자 안되는데 그냥 체력단련한다 생각하고 다같이 뛰자 했다가 열받은 교관님이 오리걸음으로 20바퀴를 돌렸다.

그리고 최초에 같이 설렁설렁 뛰자고 제안했던 동기는 샤워실에서 벗어놓은 옷을 그 교관이 당직근무서고있던 행정반 앞으로 옮겨준 진정한 동기애 덕에 수건한장만 걸치고 복도를 뛰어다니다 마침 화장실을 가려던 교관에게 걸려 오지게 혼났다.


잘 지내는가 22사단 노크부대 동기여!

어느 부대에서든 공통된 고민이 있다. 도대체 훈련 출발전에 수량이 맞았던 교보재가 왜 훈련만 끝나면 몇개씩 없는지. 그리고배식조를 빼준다고 하여 행정보급관 후보생에 당당히 혼자 손을 들었던 내가 고통받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아니 왜 삼각대를 잃어버리고 엠병. 공포탄 탄피는 미군에 빙의해서 다 버리고 오는지 탄피받이는 왜 본인이 포복하면서 부러트리고 오는지 이해가 되지않았고 몇개월 뒤 간부로 돌아온 자대에서 똑같은 상황에 오는 데쟈뷰에 많이 시달렸었다.


또 하나 교육대가 폭파됐던 일이 있었다. 피엑스가 또 하필 식당 옆인데 6주차쯤 되어서 이제 슬슬 단게 미치게 땡기고 구름과자가 간절하다 못해 담배한대면 목숨과 바꿀 수 있겠다. 라고 선언한 간큰 동기들이 의기투합해버렸다. 


거사는 금요일 저녁식사 후에 치뤄졌다. 배식조로 남아있던 동기들은 식당 앞 뒤 옆문에 드랍십을 막기위한 패트롤 스커지가 되었고 몸이 날랜 녀석들이 카드를 들고 바람같이 피엑스로 돌격했다. 그중엔 나도있었다. 담배가 너무 피고싶었다.


초콜릿.담배를 빠르게 확보하고 퇴각신호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빠져나오던 우리는 마침 피엑스에 들린 옆교육대 교관에게 걸렸고 우리는 그대로 식당에서 조차 가장 먼 교육대까지 응용포복으로 기어가야만 했다.


그리고 당직을 서던 소식을 들은 우리교관님은 자애로운 미소를 띄우시고 30명 남짓한 피엑스 결사대는 물론이고 우리의 승전보를 애태워 기다리던 나머지 동기들까지 완전군장으로 집합시키셨고,


우리는 맨몸으로도 힘든 1분코스를 완전군장을 한채로 1시간넘게 뛰어야만 했다. 그리고 일주일간 완전군장은 교육장으로 이동할때도, 식사를 하기위해 식당으로 이동할때도 심지어 식사를 할때도 우리의 등을 따뜻하게 데워주었고 1주일이 지나고 우리는 부쩍 커버린 승모근과 어색하게 인사를 나눌 수 있었다.


그렇게 비명을 지르는 근육때문에 모두가 죽어가고있을 때. 다음주 교육계획은 육군 3대 유격장 고산 유격장 유격훈련이었고 우리는 생각하는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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