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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 개그 (49) - 산중문답 "상처"에 대하여
게시물ID : humordata_17523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heyman
추천 : 0
조회수 : 559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8/05/18 12:4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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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일일 개그 (49) 산중문답 상처의 정의>
 
E 빗소리 + 스승의 코고는 소리
 
스승 : (코고는 소리) 드르렁! 드르렁!
제자 : (혼잣말로) 오늘도 여전히 수업은 뒷전이고 주무시겠다. (한숨 쉬며) 가만! 가만! 자세히 살펴보니 눈물을 흘리고 계시는데..... 혹시 슬픈 꿈을 꾸시는 거야? 진실을 밝히자는데 되레 폭행을 당하는 힘없는 자의 설움 같은 꿈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다 큰 어른이 사삭스럽게 뭔 짓이야. 안되겠다. 남들이 보기 전에 깨우셔야 겠구먼! 그런데 어떻게 깨우시지. 마음 안상하시게 깨우는 방법이 없을까? 맞아 있어! 영혼의 노래를 부르는 가수 김광석의 일어나를 부르는 거야. 그래 그 가사가 마음의 치유를 바라는 거니까! 그럼 목청을 가다듬고, 원 투 쓰리 포!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 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스승 : (깜짝 놀라 벌떡 일어나며) 제자야! 제자야! 알람 꺼라! 나 일어났다!
제자 : (정중하게) 아네. 자발적인 기상에 감사드리옵니다. 그건 그렇고 주무시면서 눈물을 흘리시던데 무슨 꿈이라도 꾸신 것이옵니까?
스승 : (당황해) 그날이 왔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해년마다 그날이 오면 나도 모르게 눈물을 흘려..... 그래서 이게 나의 생체 시계의 눈물 알람인가 싶어.
제자 : (진지하게) 그날이라 하심은 5.18 광주민주화 운동이 일어난 오늘이요.
스승 : 그래. 고로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외치다 희생되신 민주영령들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명복을 비는 바이다.
제자 : 소인도 이하동문입니다. 머리 척! 바로! 스승님! 이어서 바로 오늘의 궁금증을 여쭤보도록 하겠사옵니다.
스승 : (진지하게) 그래. 오늘은 날이 날이니 만큼 경솔한 질문은 받지 않겠다.
제자 : (진지하게) 알겠사옵니다. 제 궁금증은 다름이 아니오라 광주의 비극이 끝난 지 38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상처가 치유되고 있지 않다는데요. 과연 상처의 정의는 무엇이옵니까?
스승 : 그래. 명예회복은 어느 정도 됐다지만 발포 책임자와 실종자 규명이 되지 않음은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상처란 포옹이라본다. 왜냐하면 가해자는 아직도 늦지 않았으니 그날의 만행을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며 피해자들에게 진정으로 다가서야 하고, 피해자들은 용서와 함께 포옹을 해야 이 아픔이 치유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원흉이 자신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며 자서전 나부랭이를 써 오리발을 내민다는 것은 인간으로서의 도리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오월 달에는 낙지를 먹지 않는다. 왠지 모르게 그 인간이 생각나서 말이야.
제자 : 스승님, 말씀에 전격 동의합니다. 하오면 스승님이 애지중지 하시는 탈모제를 치워버릴까요?
스승 : 인마! 그걸 왜 치워! 그 인간처럼 안 보이게 하기 위해서 바르는 건데! 좌우지간 저 녀석은 넘겨짚는데 뭐가 있다니까? 그렇게 내가 싫으면 당장 하산하라니까!
제자 : (단호하게) 그렇게는 못하옵니다! 입버릇처럼 말씀 드렸듯이 소인의 신념은 절이 보기 싫다고 떠나는 게 아니라 마음에 들 때까지 고치는 겁니다!
스승 : (빈정대며) 그래?, 그럼, 알아서 해라! 내 기필코 네 고집을 꺾고 말테니까! 그럼 난 또 민주영령들의 치유를 빌며 명상하려니까. 알아서 놀아라. 드르렁. 드르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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