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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리뷰1) 세상을 씹어 먹을 자격
게시물ID : humordata_17772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심한듯쉬크
추천 : 16
조회수 : 2468회
댓글수 : 43개
등록시간 : 2018/10/19 00:14:43
누구의 팬인 적이 없다,
뭐든 심드렁하다가,  호기심을 생기면 관찰하고, 호감을 가지면, 지지할  뿐이다
그러므로, 내 리뷰는 방탄의 팬으로서가 아니라,  
이제 막 호감을 가진 오지랖 리뷰어의 관찰의 기록이다

BTS라는 이름을 풍문으로 내내 듣다가,
이곳 한글학교 시간에 내 아이가 Idol이라는 노래에 맞춰 춤을 배워도 무관심했다.
눈만 뜨면, 쏟아져 나오는 꽃청춘의 기획물 같던, 그 많고 많은 흐름 중에 한 자락이려니 했다.
 
그러다, Fake Love 뮤비를 처음 보고, 
아이돌이라더니, 퍼포먼스가 갱장허네~굉장여~정도의 생각이 들었고.
진화된 아이돌은 현대무용의 삘까지 느껴질 정도로 제대로 된 퍼포먼스를 해낸다 생각했다. 

늘 이리저리 아이 셋을 싣고 다녀야 하는 이곳 생활이라,
운전하면서 늘 틀어 놓은 유튜브 음방이
이 노래 저 노래를 알아서 틀어 대다가, 
어느 순간 방탄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들의 노래 실력이 또, 갱장허네~굉장혀~하게 들렸고, 
몇 번의 그런 식의 만남으로 음과 노래가 익숙해 지자, 
그들 곡의 가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BTS가 왜 요사이 세계를 평정하고 다니는지 알 것 같았다.

방탄
의 노래엔 지난 수년간 세계의 주류 음악에서 찾아보기 힘들던 청년의 문화가 있더라
답답
한 현실과 불안한 진로는 영원한 그들의 테마
좌절과 결핌, 갈망과 상실, 연약하지만 스스로  일어서려는 희망이라는..

청년문화의 키워드라 쓰고 보니, 
그들을 통과하는 어휘들이
그들에게만 한정되지 않고
모든 연령의 삶을 관통하는 언어라는 것을 깨닫는다.
어른이라고 좌절이, 어른이라고 슬픔이, 어른이라고 아픔이..피해 가지 않으니 말이다.

BTS랑 똑같은 타이틀을 붙인 저스틴 비버의 Love yourself를 듣고 놀랐었다
한 번은 올.. 노래가 좋아서
두 번째는 가사에 놀라서..ㅠㅠ
지랑 헤어지고 온갖 클럽을 돌아 댕기며, 비버를 팔고 다니는 전여친아
모두를 사랑하는 우리 엄마도 니를 싫어한단다..라는 고급진(?) 내용에
비버는 그렇다 쳐도, 말리지 않는 음반 기획자는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렇게 곱고 좋은 곡에 저따위로 가사를 붙일 만큼
비버로 대표되는 가수들이 그간  딱 저 레벨의 언어로 대중과 소통해 왔다.
청중을, 자기의 팬층의 수준을 그렇게 보았고, 
수년간 계속되었던, 그런 가사들이 
딱히  내 처지에 해당되는 듯도 하고, 
해당되지 않는듯도 하며, 
해당될 듯한 느낌으로 겉돌고 있을때
BTS의 가사가 스며들 영역 그리고, 그들의 장난 아닌 퍼포먼스가 
치고 들어 갈 공간은 넓어져 가고 있었던 것이다.

열 댓살부터 시작되는 사랑의 염병 (열병아니다)
연애의 싸이클은 그 흥망성쇠의 서사가 인종과 남녀노소를 초월하여 비슷하고,
그 중의 핵심은 기쁨보다는 슬픔, 만남보다는 이별, 
그리고, 헤어지든 말든 피할 수 없는, 관계라는 불지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그런 연애라도 연연해 하고, 
무언가를  갈망하고 목을 매는 이유는 
평범하기 이루 말할 수 없는 우리의 일상에
홀로 있다는 외로움을, 나와 세상에 대한 좌절감을, 이해 받지 못한다는 상실감을
잠시나마 잊게 해 줄 그 마약같은 쥐약성분에 있다.

그래서, BTS의 가사는 마음을 적신다
갑에서 출발하든, 을에서 출발하든, 
나의 종착역은 늘 거지같은 을의 길뿐인데,
이 길이 다들 걷는 길이라, 나도 걷는데..
남들이 다 준비하고 성장하라해서, 노력하긴 하는데..
당신들도 못한 그 성장을 이루어 내는 능력자가 되는 길을 어찌 알랴 ? 하며, 혼자 머리 쥐어 뜯는데..
방탄 제대로 방탄
소년단이  다독다독 위로한다. 

대 놓고 남성적이지도
들이 대며 섹스어필하지도 않는 고 또래 평범한 미소년의 외모로
겪어 본 자만이 알 수 있는 성장통을 담은 내면의 소리가 
세계 그 누구를 타겟으로 하지 않고, 
세계 그 어느 계층을 위해 기획되지 않아도,
언어를 넘고, 문화를 넘어, 그 노래를 아는 모든 세대의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그것이 한국말이든, 영어든, 그 어떤 언어이든
어차피 음악은 순식간 후루룩 지나 간다
한 두번 들을 땐, 제대로 못 알아 듣기는 마찬가지이고.
빙탄은 뛰어난 퍼포먼스로 눈을 사로잡고, 
갈고 닦은 가창력으로 귀를 이끌어
그들이 보낸 메시지를 전달한다


순식간에 어린 십대들의 사랑을 받는 다고
한순간에 사라질  보이밴드라고 쉽게 쉽게 말하기 전에 
그들의 공연을, 그들의 노래를, 그들의 가사를, 살펴보기 바란다.

삶은 어차피 한 실패 뒤에 오는 또 다른 실패
꿈은  삶의 켜켜히 쌓인 실패를 깔고,  
그 위에 기름을 부어 댈  따블 실패테크 제대로인 코스

그럼에도, 끝이 뻔히 보이는 허망한 길을 걸어 본 사람들은 안다.
피와 땀과 눈물이
그냥 피고, 그냥 땀이고, 그냥 눈물이 아니라,
그들이 지나 온 좌절이었고, 슬픔이었고, 노력이었다는 것을..

방탄소년단은 방탄이 될만한 소년단
그들은 좌절을 재산처럼 산더미로 쌓아 놓고,
결핍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아
말 할 수 없는 연약함으로 연대를 불러 일으킨다.

제대로 겪은자, 
방탄의 성찰과 성장엔  연민과 사랑의 뽀뽀를  ..
그런 그들의 목소리를  kill 해 버리지 않고, 
그대로 앨범에 실은 기획사의 용기엔 박수와 돈벼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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