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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어느 여름날의 추억
게시물ID : humordata_178595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댓글캐리어
추천 : 16
조회수 : 6812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8/12/07 09:16:26


월드컵 축구가 한창이던 어느 여름날, 여친이 부모님께 찜질방에서 잔다고 핑계를 대고 그녀의 아파트 입구에서 숨어 기다리고 있던 나와 함께 나의 자취방으로 갔다. 

그녀의 부모님은 극보수적인 성격인데 여친도 부모님께 순종하는 아이라 딸이 거짓말을 하고 남친 집으로 갈거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셨다.(그 믿음을 종종 써먹었다.정말 죄송합니다..ㅜㅜ)

밤 11시가 넘은 시각의 버스는 한산했고 교외를 벗어나 경기도로 넘어가는 차창 너머 밤풍경은 뭔가 낭만적이고 비밀스런 느낌으로 색다른 느낌이었다.

도착하자마자 뒤돌아서서 영화처럼 그녀를 껴안고 키스세례를 하며 스킨쉽을 퍼부었다. 여친도 기대를 한듯 순순히 나의 손길을 받아들였다. 폭풍같은 시간이 한 차례 지나고..

 그날 밤 새벽엔 한국팀 경기가 있어서 같이 술을 마시며 보기로 했다.
 
여친은 빨간 원피스를 입고 있었는데(붉은 악마컨셉) 은밀한 시간을 보낸 뒤부터 속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그런 상태로 같이 팔짱을 끼고 편의점에 먹을 것을 사러 나갔다.

오로지 원피스만 한 장 입은 채로 편의점에서 물건을 고르는 모습은 오직 나만 아는 비밀스럽고 매우 관능적인 자극이었다.

편의점에서 나와 어두운 골목길을 걸어가던 중 여친이 '이런 새벽에 돌아다녀본 적 없었어..'라며 즐거운 듯이 말했다. 보수적인 집안의 그녀라서 게임하다 새벽에 편의점에 슬리퍼끌고 가는 게 일상인 나와 너무도 다른 세상을 살고 있던 순수한 아이였다.
그런 그녀가 지금은 원피스 한장만 입고 새벽에 밖에서 남자랑 돌아다닌다. 내가 어긋난 길로 인도하는 게 아닌지 진심 걱정되는 마음이 들었다. 

혼자서 생각에 잠겨 있는데 갑자기 여친이 팔짱을 풀며 말했다.

"'오빠 잠깐 여기 서 있어봐"

그녀는 어두운 골목길 가운데 날 남겨두고 혼자 


출처 그런거는 우리에게 있을 수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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