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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맨의 하루#1 충청도 건축주 할아버지
게시물ID : humordata_182741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ahh
추천 : 27
조회수 : 6970회
댓글수 : 10개
등록시간 : 2019/08/08 12:46:08
예산의 거래처에서 전화가 왔다. 칼라강판을 납품했는데 하자가 있다는 것. 해결 안해주면 공사비를 못주겠다며 해당 건축주가 버틴다는 것.
 
거래처 사장님의 간곡한 부탁으로 다음 날 현장으로 바로 달려 가 확인해본 바.
드릴로 칼라강판을 구조물과 고정시키는 과정에서 지꺼기가 나와  철판에 눌러 붙어버린 거. 이게 부식이 되어 녹이 난 것처럼 보였던 것.
목장갑으로 슬슬 문질러보니 뚝뚝 떨어져 나옴. 칼라강판은 깨끗...
 
건축주에게 설명하니 알아 들음, 고개를 몇번이나 끄덕임.
 
"어른신 이제 아시겠지요. 다음에 공사하실 땐 업자보고 드릴로 뚫은 곳 주위에 에어기로 바람 한 방 놔주라 하세요."
 
이러니까 충청도 할배가
 
"그류!"라고 하심.
 
부산 내려오는 길에 거래처 사장님에게 잘 해결되었다며 다음부턴 이런 간단한 일은 알아서 처리하시라 당부함.
 
그로부터 일주일 뒤, 거래처 사장에게서 다시 전화가 옴. 해결은 무슨 개똥이나 되었냐며 여전히 건축주가 공사대금을 안준다고 함.
이해가 안 됨.
 
충청도 건축주 할배에게 전화를 검. 약간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따짐.
 
"아니 할아버지, 그때 제가 다 설명드렸고 할아버지께서도 수긍하셨잖습니까. 근데 지금와서 공사대금 못주겠다하시면 어떡합니까"
 
그러니 이 할아버님 왈
 
"내가 언제 수긍했슈?"
 
"그때 할아버님께서 분명히 '그류'라고 하셨잖습니까."
 
아~ 아직도 선명하게 남은 그 할아버님의 대답...
 
"아니 내가 그류라고 했지 언제 인정한다 그랬슈!!!!!!"
 
"???????????"
 
그때서야 난 비로소 충청도 분들의 문답법을 조금이나마 깨닫게 되었음.
그러니 '그류"라는 충청도 말이 꼭 Yes를 뜻하는 건 아니라는.... 니 말이 맞는 지 한 번 고민해보겠다는 깊은 뜻도 숨겨져 있다는...
그러니 충청도 분들이 '그류'라고 하면 악센트가 어디 있는지 잘 살펴야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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