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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정표는 어디를 가리키는가.
게시물ID : humordata_182872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브레멘음악대
추천 : 0
조회수 : 194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9/08/19 09:31:35

포장은 커녕 정비조차 되지 않은 시골길.


군데군데 이름 모를 풀이 자라고 있는- 황갈색의 흙먼지가 휘날리며 보는이의 숨통을 콱 죄어온다.


다가오는 여름의 프리퀄처럼, 내리쬐는 태양빛은 아직 끝나지 않은 계절의 끝자락 답게, 바짝 말라 건조한 바람과 함께 검은 망토를 뒤집어 슨 나그네를 집요하게 괴롭힌다.


"하아... 정말, 이런 곳에 있는겁니까?"


아직 더 걸을 힘은 있지만, 더 걸을 의지가 희박해져가고 있는 나그네의 동행인은, 큰 키와 다부진 체격과과는 다르게 마치 아이처럼 그 뒤를 따르며 줄기차게 투덜대고 있었다.


"그만 돌아갈테냐."


망토 속에서 쇳조각을 긁는 듯한 목소리가 났다.

하지만 그 목소리에는 힘이 있었으며, 희미하지도 않았고, 곧은 의지가 옅보였다.


나그네의 말에 청년은 입술을 꾹 다물고 숨을 삼켰다.

나그네가...

그의 스승이 슬슬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는 것을 읽은 것.


그는 입을 닫은 그대로 고개를 돌려 먼 곳을 내다보았다.


멀리 이정표가 보였다.

분명히 시선 저 끝까지 이 길은 쭉 곧은 길인데, 이정표가 있다니.


이런 이정표는 길 끝에 주요 목적지... 예를 들어 큰 도시나 유명한 관광지가 있을 경우가 아니면 있을 이유가 없었다.


청년은 계속해서 같은 페이스로 걷고 있는 스승을 한번 돌아보았다가, 그 길을 쭉 달려 이정표에 먼저 다다랐다.


그리곤 한쪽 팔을 들어 자신의 뒷통수를 긁적이며 이정표를 이리저리 돌아보았다.

아무 것도 쓰여있지 않은 이정표를.


갈림길도 아니고, 아무 것도 없는 시골길에 이정표가 떡하니 박혀있는 것도 이상한데, 거기에 아무 것도 쓰여있지 않다니.


이건 필시 누군가의 실없는 장난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턱을 쓰다듬던 손을 내렸다.

그리고, 눈앞에 불이 번쩍였다.

뒷통수에서 고통이 느껴진 것은 그 다음이었다.


나그네는 어느새 그의 뒤까지 다가와, 가지고 있던 지팡이로 제자의 뒷통수를 후려갈겨 그 자리에서 비키게 한 것이었다.

지팡이 끝에 동그랗게 박혀있는 푸른 보석이 천천히 점멸하기 시작했다.


"스승님... 그건...?"


맞은 억울함도 잠시, 원래 그러한 색이었다는 듯 빛을 내기 시작한 지팡이로 허공을 휘휘 젓는 스승을 보며 멍청하게 중얼거렸다.


"따라오거라."


스승의 노쇠한 목소리에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리고 스승은,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사라졌다.


말 그대로였다.

앞도, 뒤도, 오른쪽도, 왼쪽도, 위도, 아래도 아닌- 인식할 수 없는 어떤 방향.

청년은 그 광경을 보다 스승을 놓칠까 싶어 얼른 그 옷깃을 잡고 따라나섰다.


그 둘이 사라진 자리엔 여전히, 시골길과 표지판만이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그리고, 아무 것도 쓰여있지 않던 표지판에

아무도 보지 못하던 글자가 쓰여져있는 것이 보였다.


그 표지판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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