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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처럼 찾아온 그녀가 나에게 물었다 - 2
게시물ID : humordata_183031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으컁킁컁
추천 : 10
조회수 : 2379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9/08/31 01:54:31
1편 - http://todayhumor.com/?humordata_1830176



어떻게 일어났는지

어떻게 입고 출근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숙취 때문인걸까?

잠은 충분히 잔것 같은데

넋이 나간채로 자리에 앉아 업무창만 띄워두었고 

그렇게 오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아무런 업무도 못하고 점심시간이 다가왔다

다들 밥을 먹으려 움직이는 기척에 정신이 들었다

고개를 흔들며 정신을 차리는 사이에

모두들 빠져나간 사무실은 조용했다

그리고 대각선에 앉아서 눈만 빼꼼 나온 녀석의 시선이 느껴졌다

무언가 불만이라는듯한 눈빛을 한채 나에게 성큼 성큼 다가왔다


"주임님! 제 카톡 안보고 뭐해요 업무 맡긴거 다했다니까요"

"어? 아아... 뭐야 뭐이리 많이 보냈어 56개?"

"아무리 불러도 답장이 없으니까 그렇죠 시킨거 메일로 보내놨어요"

"어... 응 나중에... 응 나중에 확인할게"

"아우~ 술냄새! 어제 술 마셨죠?"

"어, 많이 나?"

"진동하거든요 어제 혼자 술마셨죠? 근처 포차에서 혼자 울면서 마시는거 봤어요"

"뭔소리야 그게 내가 울었어?"

"혼자 술마신건 맞나보네 울었다는건 거짓말이고 최대리님이 지나가다가 봤대요"

"근데 그걸 니가 어떻게 알어"

"이미 회사에 소문 쫙 퍼졌어요 어제 무슨일 있는지 아는 사람 있냐고들 그러던데"


역시나 느끼는 거지만 사회생활에 진정 사생활은 없는것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그 입방정 가득한 최대리가 나불거렸으니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것이다

"여기요 어제 음료수 뽑아 놓고 안챙겨 간거"

"엉, 고맙다"

"이온음료니까 지금 마셔요"

"오냐"

"술을 얼마나 마셨길래 그래요?"

"몰라"

"어제 씻고 자긴 했어요?"

"몰라"

"아니이 모른다고만 하지 말고!"


나는 대답을 무시한채 캔을 다서 둘러 마셨다

실온에 두었으면 지적지근 했을 터인데

왜인지 시원하다


"그럼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푸붑! 켁켁! 콜록! 콜록!"

"아니 그걸 모니터에 뿜으면 어째요!"

"니가 켁! 이상한... 콜록! 콜록!"

"아니 그럼 여자친구 어쩌고 물어보니까 왜 혼자 말도 없이 나가고 혼자 퇴근해요!"


녀석은 내 모니터를 물티슈로 닦으면서 궁시렁 궁시렁 짜증냈다

뭐가 그리 불만인건지는 모르겠다

다만 너무 열심히 닦느라 모니터가 덜컹 거렸다


"어으... 콜록!... 아 죽겠다... 됐으니까 이건 냅둬 부셔먹지 말고"


난 녀석의 손목을 잡고 물티슈를 뺏었다

얼마 뿜지도 않앗는데 오히려 물티슈 때문에 자리가 더 흥건하다


"그정도로 안부셔지거든요!"

"아니 이 쪼끄만게 자꾸 소릴 질러"

"안 쪼끄매요!"

"뭔소리여 앉으면 파티션때문에 가려서 얼굴도 안보이는게"

"그건 의자가 낮아서 그런거죠!"

"얼씨구, 니껏만 낮냐?"

"손이나 놔요!"

"아....."


본의 아니게 손목을 계속 잡고 있었다

평소 였으면 화를 내거나 나를 때릴법도 한데

이상하게 뿌리치지도 않았다


"미안... 그게... 일부러 그런건 아닌데"

"됐거든요 넋나가서 모니터에 음료수나 뿜는 아저씨가 뭐가 무섭다고"

"혹시나 해서 그런거지 니가 그렇게 느낄수도 있잖아"

"됐고 밥이나 먹어요 해장국 먹죠"

"어 그래"

"그래서 여자친구 만들 생각 없어요?"

"몰라"

"아 왜요~! 어떤 타입이 이상형인데요?"

"아 몰라아아!"

"아 쫌! 아는게 뭐에요!"

"몰라 배고파"

"으으으! 짜증나! 괜히 걱정했어!"


출처 1편 - http://todayhumor.com/?humordata_1830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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