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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자랑글] 조혈모세포 기증완료, 그리고 퇴원(약혐?)
게시물ID : humordata_18459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일단살고보자
추천 : 28
조회수 : 1810회
댓글수 : 46개
등록시간 : 2019/12/28 16: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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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유머글도 아닌데 오유 가입후 처음으로 베오베를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입원 둘째날(26일) 처음 채취한 240미리의 혈액에 조혈모세포가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27일 오전에 다시 같은 양을 추가 채취했습니다. 

어차피 중심정맥관 심어놓았으니 추가 채취가 어려운건 아니고 4시간 누워 있음 되는거라 흔쾌히 했어요. 
오히려 두번 뽑아내고도 세포수가 모자라면 어쩌나 그게 더 걱정되어서 27일 오전에 뽑은거 또 모자라면 오후에라도 또 뽑으면 안되겠냐고 코디네이터님께 여쭤봤으나 법적으로 안된다는 답변...ㅠㅜ 

두번째 채취후에 중심관 뽑아내는데 지혈이 잘 안되어 피가 좀 나긴 했으나 모래주머니 올려두니 멎어서 무사히 퇴원했습니다. 퇴원후에 집에와서도 세포수 분석결과 언제나오나 초조했지요 ㅠㅜ

결과는 다행히! 이틀간 뽑은거 다 합치면 이식가능한 수치라 하시네요^^ 덕분에 어제 저녁은 맘놓고 잤습니다. 

이제 환자분께 잘 생착되고, 이식편대숙주반응 없이 무탈하게 이식 완료되기를 기도하는 것 외에는 제가 할수 있는게 없네요. 이 글 보시는 여러분들께도 부디 기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몇몇 질문주신 분들 계셨는데 저보다도 더 잘 아시는 분께서 직접 답변 달아주셔서 굳이 제 답변은 필요 없을것 같습니다만,

1. 기증자 등록은 주변 헌혈의 집에서 하시는게 제일 빠릅니다. 

2. 등록하면 골수이식 필요 유전자의 절반만 분석하여 리스트에 올리고, 그 절반이라도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나면 연락이 올겁니다. 연락받으시고 승낙하시면 바로 나머지 절반 분석들어가고요(전부 분석하는게 돈이 많이 듭니다), 분석 결과, 100퍼센트 다 일치 안해도 몇가지 중요하지 않은 유전자만 불일치 하는 정도면 이식가능할 수 있습니다. (의사 쌤들이 판단하시겠지요)

3. 일단 기증한다고 하시면 추가로 심전도와 엑스레이 및 혈액 정밀 검사등 들어가고요, 거기서 문제 없고 기증 의사 변함 없으시면 환자분은 자기 골수세포와 암세포 씨를 말려버리는 작업을 들어가고 무균실 생활하시게 됩니다. 이후에 기증 철회하시면 환자분은 100퍼센트 돌아가시게 됩니다. 그러니 혹 철회하실거면 처음부터 안한다고 하셔야해요. 아니면 가족과 회사와 철저하게 쇼부치신후(?)에 결정하셔야 합니다. 

4. 비용은 전부 환자분 측에서 부담하시게 됩니다. 되려 '피 좀 뽑는데 1인실 입원이라는 대접받아도 되는건가'라는 생각도 들 정도인데 감염등 고려하면 1인실 해야할수도 있을것 같아요. 

5. 혹 기증하실 생각 있으신 분들은 팔 운동 열심히 하셔서 팔 혈관 굵고 건강하게 만들어 놓으세요. 아니면 저처럼 중심관 삽입해야하는데 몸에 상처 남는게 싫으신 분들은 팔운동 열심히 하세요. 팔이랑 쇄골 중심관이 일장 일단이 있는데 팔로 하면 흉터는 안남는데 4~5시간동안 계속 잼잼이 하면서 팔을 못쓰고 잠도 못잡니다만 쇄골 중심관은 흉터는 남아도 양손 자유롭고 잠도 잘수 있어 좋은 점도 있습니다. 

6. 구급대원이시거나 의사이시면 일상이겠지만 보통 사람은 평생에 사람 한 명을 살리는 기회가 없는게 보통인데 이 조혈모 세포 기증은 저를 누군가를 위한 의사, 구급대원으로 만들어줍니다. 2만분의 1확률로 연락이 왔을때 물론 환자분도 그러셨겠으나 저 역시 저에게 이런 귀중한 기회가 주어진 것에 대해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7. 댓글 달아주신 분들중 몇분중 저보다 먼저 기증하신 분들도 계셨는데 존경합니다. 그리고 등록해놓으셨으나 연락 못받으신 분들도 존경합니다. 어떻게 하냐고 물어봐주신 분들도 존경합니다. 못하시더라도 제 글에 추천주시고 응원해주셔서 많은 분들이 조혈모세포기증에 대해 알수 있게 해주신분들도 존경합니다. 마음만으로도 큰 응원이 되었습니다. 

8. 마지막으로, 전 아무래도 흉터가 남을것 같은데 오히려 좋습니다. 나중에 제 아들이 커서 같이 목욕하면서 흉터에 대해 물었을때, 어느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한 귀한 훈장이라 이야기해 줄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분들은 흉터가 안남는게 좋겠죠^^)


이제는 제 손을 떠나서 환자분 쪽 병원 의사선생님들과 운명에게 맡길수 밖에 없으나, 부디 환자분 일생에도 가장 큰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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