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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유 맨날 하는 D군과 노래방 가는 이야기
게시물ID : humordata_184593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Doremi
추천 : 6
조회수 : 181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9/12/28 20:07:54
예전에는 지친 삶의 스트레스를 푸는 수단이 노래방이었다.
평소 노래를 좋아하던 D군 역시 노래방을 매우 사랑하였다.
따라서 그 땐 그렇게 노래방을 갔다가 술집을 가는 소모임이 자주 열리곤 하였다.

만약 술집과 노래방의 순서가 바뀐 게 아니냐고 묻는 하수가 있다면 그에게 묻고 싶다.
어찌 노래방을 흐리멍텅한 정신으로 간단 말인가???

D군과 나 그리고 한 명의 객원 싱어인 P군까지 더하여 세 명은 노래방 길드를 만들어 한 달에 한 번은 꼭 노래방을 가는 멤버였는데...
특이한 점은 셋의 노래 취향이 너무나도 다른 것이었다.

나: 고음불가로 주로 인디 여자 노래를 부름, 좋아하는 가수: 가을방학, 악뮤, 브로콜리너마저, 송하예
D군: 옛날 노래 전문, 좋아하는 노래: 아름다운 구속, 70년대에게 바침, 뭐라뭐라 하는 옛날 노래
P군: 발라드, 그냥 발라드, 엄청 처절한 발라드

이렇게 무지개 칵테일처럼 섞이지 않는 음악 취향의 모임이기에 좋은 점도 많았는데...
뭐가 좋았냐면

1. 노래방 개인주의
다른 사람 노래 부를 때 신경 안 씀.
탬버린도 안 침.
서로 모르는 노래라서...

2. 노래방 무한시간
노래가 모임의 주목적이므로 멀쩡한 정신으로 오래 노래 부를 수 있음.
다른 사람 노래 부를 때 신경도 안 써서 성대가 잘 유지됨.
시간 들어오면 끊길 때까지 계속 부름.

3. 충분한 노래 선택 시간
3명의 연환제이므로 노래를 고를 시간이 보장된다.
암묵적인 룰은 '한 곡 예약하고 노래 부른 다음에 예약한다.'

물론 서로의 취향은 가관이라고 생각하긴 했다.
먼 여자 노래만 부르는지...
먼 옛날 노래만 부르는지...
먼 이별 노래만 부르는지...


이렇듯 우리 모임은 철저한 규칙과 취향으로 구분된 삼두정치 체제였지만
어느 순간 노래방 모임에 상사에게 발각된 이후 내리막길을 걷게 된다.

모임이 뜸해 지고 몇 년이 지나 D군과 단둘이 간 노래방은
예전과는 달리 손님도 뜸하고 한가한 모습이었다.
코인노래방에 이미 밀려서 그런지...

하지만 3월의 마른 모래를 부르며 느끼는 그 감정은 역시 노래방 외에는 재현 못 할 것 같다.
D군... 아름다운 구속은 이제 제발...

https://youtu.be/zG9_L1N_SD8
출처 https://youtu.be/zG9_L1N_SD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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